1. “빈곤 포르노” 뭐가 문제란 말인가…우려할 것은 당신들의 반지성 / 나임윤경
한국보다 가난한 나라이기에 가능했던 비공식 “봉사활동”, 백인들의 인종주의를 한껏 흉내 내며 동남아 아동을 품에 안은 ‘하얀’ 피부의 대통령 배우자, 품 안의 아동이 아니라 자신에게 심취한 시선을 포함한 그 한컷의 사진 모두는 “빈곤 포르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2. ‘김건희 액세서리’ 된 캄보디아 아이 / 박노자
어려운 삶을 사는 그 먼 나라의 아이를, 일개 정치적 ‘쇼’의 도구로 만드는 것이 과연 납세자의 돈으로 외교 현장으로 간 선출직 공무원의 배우자가 해야 할 일인가? ...한 인간을 정치적으로 도구화했다는 혐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
‘명예 백인’ 노릇이나 즐겨보려는 한국 지배층의 욕망을 그대로 보여준다.
3.
앞 글에서 박노자의 순행에 관한 이야기는 좋았습니다.
한국 정치에는 ‘민생투어’나 ‘봉사쇼’ 같은 독특한 관습(?)이 있다. 대통령 부부나 장관, 국회의원 같은 높으신 분들이 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몇마디 나누거나 재해 복구 현장에서 삽을 잡고 노동하는 포즈를 취한다. 기자들은 이를 사진으로 포착해 ‘민생을 챙겨주는’ 통치자들의 보기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아마도 이런 관습의 뿌리를 추적하면 전통 왕조시대 군주의 ‘순행’(巡幸) 같은 의식 행위로 거슬러 올라갈지 모른다. 유교의 민본 이데올로기에서는군주와 고관들이 ‘어린 백성’을 어루만지며 그 고락을 직접 볼 도덕적 의무가 있었다. 북한 지도자들의 ‘현지지도’도 따지고 보면 일종의 근대화된 ‘순행’에 가까울 것이다.
수많은 부르주아 지배자들이 자신들의 소박한, 친근한, 서민적인 모습을 연출합니다.
연출(?)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이 평소에는 그렇게 하는 것을 본 적도 없을 뿐더러, 더구나 이후의 말과 행동도 연출한 이미지와는 완전 딴판이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에도 하루종일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시장 통로에 있는 어묵 가게에서 먼지가 수북히 쌓였을 국물을 떠먹고, 호떡과 깻잎을 사다먹은 저로서는 참 웃겨 보입니다. 그런 연출이 효과를 보인다는 것도 좀 거시기 하구요 ^^
중요한 것은 그들이 지배자의 위치에 있으면서 아래 것들에게도 관심이 있고, 너희들과 가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는 관심도 없고 가까이 있지도 않으면서 말입니다.
그들의 행동 자체가 이미 이 사회가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나뉘어 있고, 그들은 지배자의 위치에 있다는 것을 말하는 거겠지요.
박노자가 노르웨이의 사례를 들었듯이, 모두가 평등한 사회라면 저런 연출을 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을 거구요.
4.
앞의 두 글에서 보듯 오드리 헵번의 활동에 대한 평가는 약간 다를 수 있습니다.
두 글의 닮은 점은 김건희의 행동을 크게 욕하고 있다는 겁니다. 박노자는 '뻔뻔스러움'이라는 말까지 사용했지요.
https://www.khan.co.kr/politics/defense-diplomacy/article/202104192013001
박노자는 개발원조에 관한 이야기까지 꺼냈는데...제 생각에는 김건희가 그런 복잡한(?) 것까지 알지도 못하고 떠올리지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앞의 두 글에서 공통점으로 나온 단어, 곧 '백인' 흉내를 낸 것뿐 아닐까요. 제 얼굴을 밝히려고 조명까지 이용해가면서 말입니다.
4.
제가 예전부터 싫어했던 것이 가난하다고 사람을 아래로 보고 업신여기는 인간들입니다. 그리고 남의 가난이나 고통에는 관심도 없고 공감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자기 선전에 이용만 하는 인간들도 딱 싫어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무슨 기막힌 인연(?)인지 지금 대통령과 그의 아내가 제가 딱 싫어하는 인간 유형입니다. 대통령은 가난한 이들을 업신여기고, 그의 아내는 남의 가난과 고통을 자기 선전에 이용하기 좋아하는 인간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그들이 저 자리에서 물러났으면 좋겠습니다.
이유요?
그냥 저 인간들이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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