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따뜻하게 지낸 것도 아니고
그저 너무 추워서 병이 나진 말자 싶게 조금씩 틀고
내복은 기본이고 집에서도 두꺼운 옷까지 껴입고 그렇게 살았는데...
순돌이 씻길 때만 너무 추우면 안 되니까 따뜻한 물을 쓰고
내가 씻을 때는 찬물로 씻으며 살았는데...
낮인지 밤인지 어두워도
바깥 창에는 뽁뽁이를 붙이고
안쪽 창에는 커텐을 치며 살았는데...
우편함에 관리비 고지서가 꽂혀 있어서 꺼내 들어보고는 깜짝!
혹시 우리집 고지서가 아니라 다른 집 것이 잘못 전달된 건 아닌가 해서
다시 주소를 확인해봐도 우리집 고지서가 맞네.
아...
저 새끼들은 전용기 타고 놀러나 댕기고
세금 거둬서 술이나 처먹고
나랏돈으로 피부미용에 성형까지 즐기는데
우리는 보일러를 틀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어찌하면 추위나 겨우 피할지
이리도 고민하고 저리도 궁리하네
백성의 살림살이를 챙기기는커녕
고된 노동으로 번 것을
세금이랍시고 빼앗아
지 놈들 희희낙락하고
지 년들 호의호식하는데 흥청망청 하고 있네
백성들 살림살이 돌볼 생각이 없으면
처음부터 세금이라도 걷지 말고
우리들 먹고 노는 거는
우리 돈으로 쓰는 것마냥
니들 먹고 노는 것도
니들 돈으로 쓸 일이네
탐관오리 [貪官汚吏]
재물을 탐하고 행실이 깨끗하지 못한 관리
관직은 탐하며
부정하고 부패하니
탐관오리가 이들이네
춘향이를 괴롭히던 변학도가 벗을 삼자하고
동학농민 원수 삼던 조병갑이가 엄지를 치켜 세우며
참으로 대단하시다 머리라도 숙이겠네
홍길동과 동지들이 나타나
육모방망이라도 휘둘러
백성의 고혈로 차린 잔치상을 뒤엎고
탐관오리들은 감옥에 집어넣고
나라의 곳간을 열어
춥고 배고픈 이들을 위하는 일에 써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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