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고위 관료가 그 지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상급자를 제거한 숙청 덕분이며, 삶의 모든 경로마다 승진은 이런 방식으로 앞당겨진다. - 208
경찰의 희생자가 반대파 혐의를 받는 사람이었던 때는 단지 권력 투쟁이 아직 진행중이던 초기단계에서뿐이었다. 비밀경찰은 객관적인 적을 박해하면서 전체주의의 경력을 시작한다. 이 객관적인 적은 유대인이거나 폴란드인일 수도 있꼬 (나치의 경우에서처럼) 또는 이른바 ‘반혁명가들’-”소련에서는 (고발된 사람)의 행동에 대한 어떤 의문이 생기기도 전에…이미 그 죄과가 확실하게 입증되어 있었는데”-일 수도 있었다. - 210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 2>, 한길사
제일 첫 시작은 우연일 수도 있고 그저 지시를 따른 것일 수도 있지요
그런데 누군가를 숙청하거나 제거하거나 박해하고 나니
나에게 지위도 생기고 명예도 생기고 돈도 생긴다고 하지요
그러면 그때부터는 지위와 명예와 돈을 위해서라도
누군가를 숙청하거나 제거하거나 박해하려 하겠지요
처음에는 적이고 반역자고 빨갱이라서 염탐하고 밀고하고 고발했다면
이제는 나의 이익을 위해 적과 반역자와 빨갱이를 찾아다니는 겁니다
히틀러에게는 유대인의 세계 지배 음모라는 필요했습니다.
스탈린에게는 제국주의의 음모가 필요하고
김정은에게는 반공화국 책동이 필요한 겁니다.
그런 것들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런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선전하고
대중들을 믿게 만들면 되는 겁니다.
그들은 적과 반역자, 범죄자들과 싸우는 것을 내세우며 자신의 권력을 강화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과 반역자, 범죄자들 없는 세상이 그들에겐 가장 큰 두려움이고 위협입니다.
적과 반역자, 범죄자들이 없는 세상이 온다면 자신들의 존재 가치도 없어지니까요
만약 교통 사고가 없다면 자동차 보험도 필요 없어지겠지요
교통 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에 자동차 보험이 필요한 것일테구요.
민중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하거나 문화적 발전, 영유아나 노인 돌봄을 잘해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워왔던 것이 아니잖아요.
색출하고 잡아내고 감옥에 가두고 죽이면서 자신의 위치를 높여왔던 겁니다.
그런 이들에게 범죄자가 없는 세상은 자신의 존재 가치도 없는 세상이 됩니다.
그러니 혹시 만약에라도 범죄자가 없는 세상이 온다면
이제는 어떻게든 범죄자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세상에는 여전히 범죄자들이 넘쳐난다고 떠들고
자신만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마냥 믿게 만들어야 하는 거지요.
북한이나 이란 같은 곳에서 간첩이나 반체제 활동을 혐의로 공개 처형을 하는 일이 있습니다.
정말 그 사람이 간첩이거나 반체제 활동을 했을까요?
아니면 사회적 분위기를 쇄신하고 인민들에게 메시지를 주기 위해 벌이는 정치적 사건일까요
다른 사람에게 연기를 퍼뜨리지만 않는다면
담배는 자기 건강만 해치면 됩니다.
그런데 권력에 중독된 사람들은
반드시 누군가를 제거하거나 박해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폐해가 큰 거지요.
범죄자는 당연히 검찰을 두려워하겠지요
그런데 이 말을 보니 북한의 조선노동당 간부 같은 느낌입니다.
당을 두려워할 사람 배신자뿐
자신들은 오직 선善이기에 자신들을 두려워하는 자들은
오직 악惡이라는 거겠지요.
니가 양심에 걸릴 게 없다면 두려워 할 필요도 없다는 식입니다.
신과 같은 심판자의 위치에 올라 있는 자들입니다.
절대적인 권력자들이나 쓸 법한 말투이구요.
김여정은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고 하지만, 김정은+김여정, 윤석열과 한동훈이 만나면 서로 반갑게 자신들의 그간 경험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들이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숙청하고 제거해 왔는지, 그들이 권력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끊임없이 적을 만들어내고 처벌해 왔는지에 대해.
왜 소련 사람들이 NKVD나 KGB 같은 조직을 두려워 했겠습니까
그들이 제국주의자이거나 미국의 스파이여서요?
아닙니다.
별다른 나쁜 짓을 하지 않았음에도
누구나 반역자가 되고 범죄자가 되고, 수용소에 갇히거나 숙청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 검찰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그 많은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여서가 아니라
검사들의 출세와 권력욕 때문에
누구든 범죄자가 되고 희생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잘못을 저지르건 아니건 일단 검사들한테 엮이면
저지르지도 않은 일 때문에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걸 직감적으로 아는 거지요.
일제 시대 때 조선인들이 일본 경찰이나 헌병을 두려워 했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조선인들이 죄가 많아서 그들을 두려워 했겠습니까.
공자 <논어>의 견리사의見利思義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익을 보면 의를 생각한다는 뜻이지요
저들은 반대로 견의사리見義思利할 자들입니다. 의를 눈앞에 보면서도 제 이익만 생각할 자들입니다.
양심과 도덕성의 상실
출세욕과 권력욕의 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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