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당원과 볼셰비키 당원의 확신이, 운동에 속하지 않거나 심지어 운동에 적대적인 사람들에 대한 범죄 행위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놀라운 점은 그가 괴물 같은 전체주의 운동이 자신의 자식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할 때, 심지어 그 자신이 박해의 희생자가 될 때, 그가 모함을 받거나 유죄를 선고받을 때, 당에서 숙청되어 강제 노동을 하거나 강제 수용소에 보내진다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전체 문명세계가 놀란 것은 그 반대로 그가 만약 운동원으로서의 자신의 지위만 침해되지 않는다면, 기꺼이 자신에 대한 기소를 돕고 자신의 사형선고를 꾸밀 수도 있다는 점이다. 모든 실제 경험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직접적인 사리사욕을 지워버리는 이 확고한 신념을 열렬한 이상주의의 단순한 표현으로 간주하는 것은 순진한 일일 것이다. - 18
나치 돌격대 대장인 룀이 1920년대 후반 다음과 같은 글을 썼을 때 그는 통용되는 견해를 되풀이했을 뿐이다. “우리와 공산주의자들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가진 확신의 진실성과 자신의 운동을 위해 기꺼이 희생할 수 있는 자세를 존경한다. 그리고 이 점이 우리를 그들과 연결시킨다” - 22
-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 2>, 한길사
확고한 신념이나 확신이 있으면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도 있고 고통을 견딜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에 맞서 싸우던 조선인들이 있었고, 독재 정권에 저항하던 한국인들이 있는 거겠지요.
그런데 나치가 유대인들을 죽이면서 그런 신념이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면
소련의 비밀경찰이 사람들을 강제수용소로 끌고 가면서 그런 신념이나 확신을 되뇌었다면.
종교적 믿음이나 신앙이든
정치적 신념이나 확신이든
그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그것이 무엇을 위한 일인지
되묻고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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