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광주의와 과대망상증에 걸려서 쓸데없는 것에 미친 광인들이 선택한 것은 외교라든가 전략이라든가 하는 종류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정신병리학의 문제로 보는 쪽이 더 설명하기 쉬울 것이다.
아메리카의 국제정치학의 제1인자로 알려져 있는 슈만 교수는 최근의 저서에서 진주만 공격 전후의 국제정세를 분석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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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쿄오 재판에서 상세하게 밝혀진 태평양전쟁 발발에 이르는 정치적 동향은, 개전의 결단이 얼마나 합리적인 이해를 넘어서 있는 상황 하에서 내려져는가 하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미국에 대한 선전포고는 세계정세와 생산력 기타 국내적 조건의 치밀한 분석과 고려에서 나온 결론이 아니라 오히려 거꾸로 뮌헨협정에 관한 것도 강제수용소에 문제도 모르고 있었다는 놀랄 만한 정도로 국제지식이 결여된 권력자들에 의해서 “인간은 때때로 맑은 물이 솟아나는 무대로부터 눈을 감고 뛰어내리는 일도 필요하다”는 토오죠오의 말에 단적으로 나타나 있는 절망적인 심경 하에서 결행된 것이었다. - 131
프로이트 학파를 기다릴 것까지도 없이 파시즘은 어디서나 이상 정신상황과 결부되어 있으며, 많건 적건 간에 히스테리적 증상을 수반하는 것이다 - 137
정상적인 사회의식으로부터 배척당하기는커녕 그들의 대부분은 젊었을 때부터 장래에 대신, 대장을 약속받거나 혹은 어려서부터 화려한 선조의 후광을 입어 주위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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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그야말로 팽배해 있던 나치즘에 감염되었다. 그렇지만 그들에게서 본래적인 것은 나치즘 그 자체가 아니라, 오히려 감염되기 쉬운 소지인 것이다. -138
그러므로 같은 히스테릭한 증상을 드러내고, 절망적인 행동으로 나갈 경우에도 일본의 경우에는 이른바 신경쇠약에 시달리는 것 같아서 열등감이 언제나 그 기조를 이루고 있다. “현저한 열등감에서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저한 우월감의 옷을 걸치는 일본인의 초민감성은, 허장성세와 맹목적 애국심과 외국인 혐오증과 조직된 국가적 선선을 수반하며, 어떤 분쟁을 처리하는 수단과 방법을 분쟁 그 자체와 비교해보면 그것은 마치 균형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터무니없이 의미깊고 중대한 것으로 여긴다”는 것은 역시 그루의 관찰이다.
그리하여 명확한 목적의식에 의해 수단을 통제할 수 없게 되며, 수단으로서의 무력행사가 무심결에 확대되어 자기목적화해간 데에 앞에서 말한 그런 무계획성과 지도력의 결여가 현저하게 드러난 까닭이 있다. - 143
일본에서는 지도적인 정치세력 자체가 표면의 위용 이면에서 과민하고 섬약한 신경을 끊임없이 곤두세우고 있었던 것 - 144
- 마루야마 마사오, <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 한길사, 2007
전쟁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을 죽이는 놈들도
연쇄살인으로 다수의 여성들을 죽이는 놈들도
국적이나 종교, 피부나 직업은 달라도
그들의 정신 상태에는 공통점이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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