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를 보며 1. 벌써 여러 달 전의 일입니다. 집안에 저 말고 뭐 살아 있는 놈을 키워보자 싶어 양파 4개를 각기 작은 통에 물을 담아 담갔습니다. 그리 담가 놓으면 뿌리가 나고 줄기가 오른다더라구요. 하지만 일찍 두 놈이 먼저 저 세상으로 가시고, 최근에 또 한 놈이 꼴까닥 하시더니 결국 한 놈만 남았습니다. .. 이런 저런 것들/스치는생각 2010.10.06
남이섬에서 평화를 생각 합니다 몇 년 만에 남이섬으로 바람 쐬러 갔습니다. 슬프다는 말보다는 서럽다는 말이, 보고 싶다는 말보다는 애틋하다는 말이 더 깊게 느껴지듯 놀러 갔다는 말보다는 바람 쐬러 갔다는 말이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네요. [겨울 연가] 촬영지로도 유명한 남이섬 앞에는 관광버스가 줄지어 있고, 남이.. 이런 저런 것들/스치는생각 2010.10.05
가을, 소중한 것들 1. 추석이라고 오랜만에 부산에 갔다가 친구 한 놈을 만났습니다. 어릴 적 한 동네 살며 야구 한다고 유리창 깰 때부터 알고 지내던 놈이니 서로의 이름을 부른지도 꽤 세월이 지났습니다. 그 놈은 5살 먹은 아이를 데리고 왔고, 저는 이번에 나온 책을 들고 갔습니다. 찻집에 앉아 얘기를 하는데 아이가.. 이런 저런 것들/스치는생각 2010.09.30
그리움에 대하여 아침에 일어나 책을 읽다 문득 팔레스타인에 있는 위즈단과 슈룩 생각이 나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전화를 건 것과 안 건 것의 중간쯤이라고 할까요? 국제전화를 걸면 돈이 많이 나오니깐 신호를 한 번만 울리고 마는 부재중 통화를 걸어서 ‘내 니 보고 싶다’라는 마음을 표.. 이런 저런 것들/스치는생각 2010.09.02
큰 바람 부는 날 이름 높다는 사람도 가진 것 많다는 사람도 큰 바람 앞에서는 제 몸 하나 가누기 쉽지 않으니 내가 남 위에 서자고 하면 그 차이 큰 것 같아도 큰 바람 앞에 서면 인간이란 또 얼마나 작은지 여린 것들 사는 길이야 서로가 서로를 일으킬 뿐 큰 바람 지난 길에 쓰러진 나락 있거든 한데 묶어 세워 보자 이런 저런 것들/스치는생각 2010.09.02
바람과 불륜에 대하여 제가 사는 동네에 배드민턴 동호회가 있는데, 자주 거기서 동네 사람들과 운동을 합니다. 운동 짬짬이 수다도 떨고 끝나고 같이 밥을 먹기도 하지요.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가는데 간간히 듣게 되는 게 ‘바람’에 관한 것입니다. 강요배, [입추] 누구누구가 바람이 나서 어찌 되었느니, 누구누구는 바람.. 이런 저런 것들/스치는생각 2010.09.01
삶에 대한 물음들 1. 며칠 전 집 앞에서 밤길을 걷는데 누군가 ‘어, 영민씨’합니다. 가로등 빛에 기대어 보니 함께 배드민턴 치러 다니시는 분입니다. 길가 의자에 앉아 두런두런 얘기를 했습니다. “영민씨는 친구들 사는 게 부럽지는 않아요?”“아뇨. 부럽지는 않아요. ^^” 이 때 친구들이 사는 모습이란 직장 생활.. 이런 저런 것들/스치는생각 2010.08.30
슬픔에 대하여 1. 울적한 맘이 사흘 째 가시질 않습니다. 가을 오는 길목에서 가벼이 새 바람을 맞아도 좋으련만...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Michel Warschawski라는 이스라엘 사람이 쓴 On the Border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사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에 관한 책이었습니다. 책.. 이런 저런 것들/스치는생각 2010.08.25
진심에 대하여 땅 밑 저 아래 깊은 곳에서 맑고 시원한 물이 솟아나듯 여름 볕에 허리 굽혀 피를 뽑아야 가을 바람에 나락을 거둘 수 있듯 내 하는 일이 오직 진심이어야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겠지요 이런 저런 것들/스치는생각 2010.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