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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 Arnove - IRAQ : THE LOGIC OF WITHDRAWAL

순돌이 아빠^.^ 2009. 12. 5. 20:43


ANTHONY ARNOVE IRAQ : THE LOGIC OF WITHDRAWAL
 
‘이라크 : 철수의 논리’쯤 될까요? Anthony Arnove라는 사람이 쓴 책입니다. 이 책의 장점은 미국이 어떻게 노략질을 하고 있고, 왜 이라크에서 떠나야 하는지를 쉽게 그리고 조목조목 잘 설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가장 큰 단점(?)은 영어로 쓰여 있다는 거...
 
이라크에서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것이야 우리 모두 동의하는 것이고. 그런데 중간에 이런 생각도 있었지요. ‘철수를 해야 하기는 하는 건데 만약 미군이 철수하면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에 내전이 더 커지는 거 아냐?’ 같은 거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상황 이해를 잘 못해서 나온 겁니다. 예를 들어 지금 이라크 정치에 관한 얘기를 보면 쿠르드 아니면 아랍, 시아 아니면 수니라는 말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라크 사회는 원래 그랬던 것일까요? 물론 그렇지 않죠.
 
오히려 미국이 이라크를 지배하기 위해 일부러 자꾸 쿠르드와 아랍, 시아와 수니로 나누면서 싸우도록 부추기고 있죠. 그래서 어처구니없게도 이라크를 민족과 종파에 따라 북부, 중부, 남부 지역으로 나누었구요. 그들의 말대로 하자면 중부는 수니지역인데 그러면 바그다드에 있는 쿠르드인들이나 시아는 어떻게 하라구요? 1991년 이라크 남부에서 싸담 후세인을 향해 봉기를 일으킨 것은 ‘이라크인’이 일으킨 것일까요, ‘시아’가 일으킨 것일까요?
 
제국주의 지배가 늘 그렇듯이 한 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전쟁을 벌이는 것보다는 분할해서 지배하는 것이 훨씬 쉽죠. 이라크 사회 내부의 힘이 이리저리 나뉘어 있으면 필요에 따라 이 놈을 밀었다가 또 상황 바뀌면 저 놈을 밀었다가 하면 되니깐요.
 
그리고 언론들은 종파에 관계없이 ‘이라크인’으로써 점령에 저항하는 것은 애써 외면하고 종파간, 조직간 투쟁만을 열심히 비추면 되구요.
 
이라크인들의 투쟁이 쉬운 것만은 아닙니다. 세계 최대의 군사 강국과 싸우는 것이 당연히 어렵겠지요. 그렇다고 쉽게 멈추지도 않을 겁니다. 미국도 아프가니스탄에서 그렇듯이 쉽게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있는 거구요. 미국이 백년 전쟁을 생각한다면 우리도 백년짜리 이라크 운동을 준비해야겠지요. 그리고 그 준비 중에 하나는 지금의 일이 어떻게 일어나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