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색 글자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
‘페미니즘 운동이 발전하면서 예전에는 모유 수유의 가치를 폄하하던 가부장제적 의료계가 갑자기 단순히 모유 수유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변한 게 아니라 집요하게 모유 수유를 강요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상에는 참 이런 저런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는 실컷 읽고 '돈 아깝다‘ 싶은 책도 있고,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가?’ 싶은 책도 있습니다. 그리고 벨 훅스라
는 사람이 쓴 [행복한 페미니즘]이라는 책은 읽으면서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 자신을 반성하게 하는 물음들도 던져
주었구요. 물론 이 책에 나타나는 몇몇 사례는 미국에서 벌어진 사례이지 싶습니다. 아무튼 벌써 읽으신 분들도 많을 텐데 혹시
모르셨던 분들을 위해 잠깐 저의 독후감 ^.^
자본주의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이라는 것
‘지배가 없는 세상에서 사는 것을 상상해 보라. 여자와 남자가 아주 똑같고 기계적으로 평등한 세상이 아니라, 상호 배려의 비전이 우리의 관계를 틀 지우는 기풍이 되는 세상에서 사는 것을 상상해 보라.’
아침 이른 때나 밤늦은
때에 지하철을 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가 어떻게 성에 따라 나눠지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매표소에
앉아서 표를 팔고 있는 것은 남성 노동자이고, 화장실 청소를 하고 있는 것은 여성 노동자입니다. 그리고 그 여성 노동자들에게
작업을 지시하는 것은 남성들입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단지 회사 사장의 성격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남자는 가정을 책임져야 하니 가능한 정규직이 되어야 하고,
여자들이야 어차피 가정에 보탬이 되려고 부업을 하는 것 아니냐’라는 말에는 남성과 여성을 가르는 논리가 숨어 있기도 하고 여성을
더 착취하기 위한 장치가 숨어 있습니다. 여성의 노동은 생계가 아니라 부업이니깐 임금이나 복지 혜택을 덜 줘도 된다는 것입니다.
부업을 하는 여성이 노조는 무슨 노조냐는 거죠.
아무튼 얘기를 계속 꾸며
보자면, 한 여성 노동자가 지하철에서 그렇게 노동을 하고 집에 가면 가사노동이 기다립니다.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남편은
남편이라고 손발하나 까딱하지 않으려고 하고, 자식들은 저하기 귀찮으니 가사노동을 엄마에게 떠넘깁니다. 그리고 TV에서는 날씬하고
피부 매끈한 여성이 진짜 여성이라고 끊임없이 웅변을 해댑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가사노동을 마치고 나면 잠에 들기 전에 또 하나의 일이 기다립니다. 단 한번도 아내의 느낌에 대해서 묻지 않고 그저 자기만 헐떡대다 사정하고 뒤돌아 누워 자버리면 그만인 남편.
우리 모두에게 좋은 페미니즘
성차별주의 사회에서는 장관이 된 여성이거나 노숙을 하는 여성이거나 모두 여성이기 때문에 겪어야하는 현실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자세히 보면 같은 여성이기는 하지만 서로 다른 일을 겪는 것도 사실입니다.
‘노동 계급과 빈민 여성의 종속을 용납하거나 사실상 공모함으로써 그들은 현존하는 가부장제와 그 공범인 성차별주의와 제휴할 뿐만 아니라 그들 스스로에게 이중적인 삶을 살도록 하고 있다.’
여성운동이 ‘성평등’이라고
말할 때는 전체 여성의 해방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파견직 여성노동자들의 생존권보다는 부와
권력을 쥔 다른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들도 그런 권력을 가지려는 여성들의 요구가 ‘성평등’이라는 말로 표현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페미니즘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그나마 아는 것은 페미니즘이 남성 일반 전체를 적대시하려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페미니즘=반남성주의'가
아니라는 거죠. 페미니즘이 극복하려는 것은 성의 차이를 내세우며 한 인간(집단)이 다른 인간(집단)을 지배하고 착취하려는
사회체제와 인간행동입니다.
그리고 제가 아는 것은
페미니즘이 여성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른 누군가를 억압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 받으려는 남성들이 페미니즘을
통해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깨닫고 스스로를 바꾼다면 이것은 남성들을 위해서도 좋은 것입니다.
혹시나 진실을 알게 되고 그리고 그 진실이 나의 한계를 뚜렷이 드러나게 할까 두려워 머뭇거리기만 하면 나와 세상을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꾼다면 용기를 가지고 다가갑시다.
'
더 가까이 오라. 페미니즘이 당신의 삶과 우리 모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지켜보라. 더 가까이
오라. 와서 페미니즘 운동이 진정으로 어떤 것인지 직접 살펴보라. 더 가까이 오라. 그러면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페미니즘은
우리 모두에게 좋은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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