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벽에 붙어 있던 글>
1.
충북 제천에 있는 꽃피는 학교(중등과정 http://www.peaceflower.org/ )에 강연을 갔었습니다.
6~9학년까지 50여명의 학생들과 ‘가슴 뛰는 삶을 살자’라는 주제로 꿈에 대해 두 어 시간 함께 하고 왔습니다.
이래저래 남 앞에서 말을 할 기회가 있는데 주제는 주로 팔레스타인이나 중동 지역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두 어 주 전에 꽃피는 학교 선생님들 연수에서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묻다‘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게 되었고,
그게 인연이 되어 선생님들이 학생들한테도 얘기를 좀 해 주면 좋겠다고 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버스터미널까지 한 시간쯤 가서, 버스터미널에서 제천까지 두 시간, 제천 터미널에서 학교까지 또 30분.
시골의 한 폐교를 임대해서 쓰고 있었는데 학교와 주변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밥도 맛있었고, 음악 시간에 베토벤 교향곡 연주 영상을 보는 모습도 좋았고
학생들이 미술 시간에 초상화를 그린 것을 보고 ‘우와~’ 놀라기도 했습니다.
제일 마음에 많이 남는 것은 학생들과 선생님들입니다.
특히 학생들이 참 맑은 영혼을 갖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묵자의 말처럼 사람이란 게 물드는 존재라서 살아 가면서 어떤 물이 드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겠지요.
강연 시간에 함께 하신 분들의 꿈을 물어 본 적이 있는데 한 학생이 ‘세상을 바꾸는 교사’라고 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면 좋겠다네요.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서로가 서로의 가슴에 밝은 영혼의 빛으로 물들고
서로가 서로의 영혼에 행복한 꿈을 안겨 주고
서로가 서로의 꿈을 보며 마음 따뜻해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2.
강연을 마치고 밥을 먹는데 ‘재벌’이 꿈인 한 학생이 자신은 너무 그동안 '현실적‘인 생각만 하고 살았다고 합니다.
‘현실적’이라는 것...
그것이 살면서 꼭 필요한 것을 말한다면 우리 삶에서 꼭 필요한,
정말 ‘현실적’인 것은 어떤 것일까요?
물론 돈도 필요하겠지요.
그리고 꿈도 필요하겠지요.
문제는 어느 것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전가 두 바퀴로 가듯이 서로 조화로워야겠지요.
그런데 우리 사는 세상은 돈이라는 바퀴는 아주 크게 만들고,
꿈이라는 바퀴는 아주 작거나 아예 없어도 된다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본주의의 특징이 꿈을 팔아 돈을 사라고 하는 것이듯 말입니다.
맛있는 것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이 있지요.
사랑도 해 본 사람이 그 마음의 깊이를 알겠지요.
꿈도 꿔 본 사람이 꿈이란 것이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벅차게 하는지 알겠지요.
컴퓨터와 인간의 차이는
컴퓨터가 인간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는 있지만
컴퓨터에게는 꿈이 없다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삶의 가장 큰 두려움은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오는 것이겠지요.
삶의 가장 큰 용기가 내가 가야할 길이 뚜렷할 때 오듯이 말입니다.
3.
날은 추운데 창밖의 햇살은 환합니다.
밝은 햇살이 차가운 사람의 땅을 비추듯
따뜻한 꿈이 우리 삶을 깊이 비추는 날들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