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 - [대논리학](Ⅲ) 개념론 - 제3편 이념 -2장 인식의 이념
헤겔, [대논리학](개념론), 벽호, 1997
생명은 직접적인 이념이거나 혹은 아직도 그 자체에 있어서 실재화되지 않은 개념으로서의 이념이다. 이러한 이념이 판단을 이룰 때 이것은 곧 인식일반이다. - 331쪽
이러한 판단을 통해서 이념은 모름지기 바로 그 개념 자체가 그의 실재성을 이루는 주관적 개념과 생명의 형태를 띠고 나타나는 객관적 개념이라고 하는 이중성을 지니는 것이 된다. - 332쪽
개념은 추상적인 단순성이 아닌 구체적인 단순성으로서, 결코 자기에 추상적으로 관계하는 피규정적 존재가 아니라 바로 자기자신과 자기의 타자와의 통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념은 결코 이 타자 속으로 이행하여 마치 그 타자 속에서 변화하는 따위의 것은 아닌바, 왜냐하면 바로 이 타자, 즉 피규정적 존재가 개념자체일뿐더러, 또한 개념은 이러한 추이 속에서도 오직 자기자신에게로 되돌아올 뿐이기 때문이다. - 339쪽
생명에 있어서는 이념의 실재성이 다만 개별성에 지나지 않음으로써 보편성이나 유는 아직도 내적인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절대적인 부정적 통일로서의 생명의 진리는 추상적인 개별성과 또 이와 다를 바 없는 직접적인 개별성을 지양하는 데 있으며, 이보다 더 나아가서 동일자로서는 오직 자기동일적이며, 유로서는 오직 자기자신과 동등한 것이 되는데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이념이 다름아닌 정신인 것이다. - 340쪽
이와같이 중첩된 제단계가 바로 정신의 현상학이 대상으로 하는 것이니 - 이것은 자연적 정신의 학(學)과 정신 그 자체에 관한 학의 중간에 위치함으로써 자각적이며 대자적으로 존재하는 정신조차도 모름지기 이것을 자기의 타자에의 관계로서 고찰하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이 타자도 역시 앞에서도 논술되었듯이 즉자적으로 존재하는 객관이면서 또한 이에 못지 않게 부정된, 부정성에서 벗어날 수 없는 객관으로 규정되기에 이르는바 - 따라서 정신의 현상학은 결국 정신을 현상화되는 것으로 간주하는 가운데 어디까지나 이를 바로 그 정신 자체와 반대되는 위치에서 전개되는 것으로 고찰하는 셈이다. - 343쪽
이상과 같은 단계를 고찰하는 작업은 본래적인 의미의 정신론에 속한다고 하겠거니와, 이때 이 정신론은 흔히 경험적 심리학의 대상이 되는 것을 포괄하되, 그러면서도 이것이 정신의 학(學)인 이상은 결코 경험적으로 취급될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학적인 입장에서 다루어져야만 할 것이다. - 그런데 이 단계에 있어서는 아직도 정신이 유형적인 정신일 수밖에 없으니, 왜냐하면 여기서는 그의 규정성으로 주어지는 내용이 다만 직접적으로 소여된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정신의 학은 바로 그 정신으로 하여금 이와 같은 유한적인 그의 규정성으로부터 해방되어 다름아닌 그의 진리에 해당하는 무한의 정신을 파악하기까지의 도정을 서술해야만 하는 것이다. - 343쪽
개념과 실재성과의 통일, 즉 다름아닌 진리 -348쪽
a. 분석적 인식
인식이란 도대체 미지의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으니, 왜냐하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배우고 익힐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인식이 일단 시작된 이상 그것은 언제나 기지(旣知)의 것으로부터 미지의 것을 향해서 갈 수밖에 없다고 얘기해야만 할 것이다. - 351, 352쪽
연산이란 특수적인 관계가 부여된 어떤 다루기 힘든 소재에 의해서 제한되는 일이라곤 없으며 오히려 그것은 외면적이며 주관적인 조작일뿐이니, 소재는 이때 그 자체내에 정립되는 그와같은 조작의 제규정을 다만 무관심적인 입장에서 받아들일 뿐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과제 속에서 제기된 조건들, 예컨대 5+7과 또한 12와 같이 해답을 통해서 얻어진 결과와의 사이에서 나타나는 구별이란 다만 과제 속에서 이미 제시됐던 그대로 이제 결과 속에서도 또한 그것이 일정한 양식으로 실제적으로 결합되거나 분리된다는 데 있을 뿐이다. - 358쪽
b. 종합적 인식
분석적 인식으로부터 종합적 인식으로서의 일반적 이행은 직접성의 형식에서 매개로, 그리고 추상적인 동일성에서 구별로 향하는 필연적 이행의 성격을 지닌다. - 361쪽
분석적 인식이란 다만 존재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반해서 종합적 인식은 존재하는 것을 개념적으로 파악하려는 것이어서, 다시 말하면 이것은 규정의 다양성을 그 통일성에 맞추어서 파악하려는 것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이것은 그 속에서 상이한 것 그 자체가 서로 관계되어진 추론의 두 번째 전제로서 결국 이러한 그의 목표는 필연성 일반이라고도 하겠다. - 이렇듯 서로 결합돼 있는 상이한 것들은 한편으로는 상관관계 속에 놓여 있거니와, 이러한 상태에서 그 상이한 것들은 서로가 관계되어 있기도 하며 또한 이에 못지 않게 서로가 무관한 입장에 있는 자립적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와 또 다른 면에서 그렇듯 상이한 것들은 개념 속에 결합되어 있으니, 이 개념이야말로 그들은 단순하면서도 규정적인 통일을 이루는 것이다. 이제 종합적 인식이 이렇듯 추상적 동일성으로부터 상관관계로, 혹은 존재로부터 반성으로 이행하는 한 이 종합적 인식은 결코 개념이 그의 대상 속에서 인식하는 바와 같은 그러한 개념의 절대적 반성은 아닌 것이다. - 361, 362쪽
이제 정의는 이와같은 방식으로 대상을 그의 개념으로 압축, 환원시킴으로써 대상이 실존을 위해서 필요로 하는 갖가지 외면성을 제거해 준다. 결국 정의는 개념이 첫째로 이념으로, 그리고 둘째로는 외면적인 실존으로 발길을 내디디게 되는 그의 실재화, 실현의 과정 속에서 바로 그 개념에게 덧붙여지는 것, 부가되는 것들을 제거해 나가는 것이 된다. - 364쪽
여기서 대상 그 자체는 제3자, 즉 유와 특수화가 그 속에서 일체화되어 있는 개별이며, 더 나아가서 대상은 개념이 아직도 자기규정적이 아닌 점에서 여전히 개념의 밖에 정립돼 있다고 해야만 할 직접적인 것일 뿐이다. - 364쪽
그 많은 특성 중의 어떤 것이 유로서 대상에 속하는가, 또 어떤 특성이 종으로서 대상에 속하는가 하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이러한 특성들 중의 어느 것이 본질적인 것인가를 결정해야만 한다. 특히 이 마지막 경우와 관련시켜서 보면 갖가지 특성마다가 서로 어떤 연관성을 가지며 또 어느 한 가지가 정립되면 동시에 또 다른 쪽의 어떤 것도 정립된다고 봐야만 할 것인지 아닌지를 인식하는 일이 중요하게 대두된다. - 367쪽
총체성의 단순한 성격을 파악해야만 하는 것...어떤 사상규정이나 혹은 직접적인 특성을 하나하나마다가 대상의 단순하고도 규정적인 본질을 구성한다는 데 대한 확인은 오직 구체적인 제특성으로부터 그와같은 규정을 연역해 냄으로써만 가능하거니와, 다시 여기에는 그 직접적인 특성들을 사상으로 전변시키며 또 이들 제특성의 구체적인 요소를 단순한 것으로 환원시키는 분석이 필요해진다. 결국 이러한 분석은 앞에서 고찰됐던 경우보다 더 고차적인 것일 수밖에 없으니, 왜냐하면 지금의 이 분석은 추상적 작용을 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편 속에서 구체적인 존재가 지니는 규정적인 성질을 유지하며 또 이를 통일 시킬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이것은 단순한 사상규정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 367쪽
블루멘바하에 따르면 귀젓은 인간 이외의 다른 어떤 동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어서, 만약 이것을 공통적이면서도 또 구별작용을 하는 징표라고 하는 통속적인 말투에 따라서 본다면 당연히 이것이 생리적인 인간을 정의하는 데 있어서 하나의 두드러진 특성으로 취급될 수 있겠다. 그러나 실로 이와같이 한낱 피상적인 규정이란 것은 그 얼마나 생리적 인간의 전체적인 습성이라고 하는 관념과는 어울릴 수 없는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개념규정이란 도대체가 어떤 본질적인 것이어야만 한다는 요구와도 일치하지 않는가 하는 사실이 분명히 입증된 것은 아니겠는지! - 369쪽
보편은 자기를 특수화시키게 마련인바, 이런 한에 있어서 분류가 행해져야만 할 필연성은 보편 속에 깃들여 있는 셈이다. - 372쪽
보편으로부터 특수를 향한 개념에 속하는 진행상태야말로 종합적인 학(學), 다시 말하면 하나의 체계와 체계적인 인식의 기초이며 가능성이 되는 것이다. - 372쪽
보편적인 것이야말로 즉자대자적으로 단초적인 개념의 계기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한 것이기 때문이며, 다시 특수적인 것이 종속적인 것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 매개된 것이기 때문이다. - 373쪽
바로 이 추상적인 것 속에서, 그리고 또 이 추상적인 것을 바탕으로 해서만 갖가지 특수성과 그리고 구체적인 존재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형태들이 확산, 전개돼 나갈수도 있다는 것이다. - 375쪽
이러한 단초적이며 직접적인 대상으로부터 진전된 결과가 우선 분류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와같은 진전을 위해서는 오직 하나의 내재적인 원리, 즉 보편을 바탕으로 한 개념으로부터의 단초가 요구될 뿐 - 376쪽
다만 경험적이며 그 자체에 있어서 몰규정적인 각이한 종의 다양성이 문제가 될 경우에는 결코 그 발견된 종의 수가 많거나 혹은 적다는 것이 개념의 뜻을 속속들이 알아내는 데 있어서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앵무새가 67종이 있다는 경우에 다시 여기에 12종이 더 가산(加算)된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결국 유(類)를 속속들이 알아낸다는 점에서는 별 의미가 없는 것이다. - 377쪽
경험적인 종에 주어질 수 있는 일반적 규정성이란 결코 이들이 서로 대립하는 경우라곤 없이 전반적인 의미에서 서로가 다만 상이할 뿐이라는 것이다...특수성이 개념의 부정적 통일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한낱 직접적이며 소여된 특수성으로 받아들여질 뿐이라면 구별은 다만 앞에서 고찰된 바와 같은 상이성 일반으로서의 반성형식에 머물러 버리는 것이 되고 말 것이다. - 379쪽
이제 개념의 세 규정에 따라서 진전돼 가는 종합적 인식의 제3의 단계는 특수성으로부터 개별성으로의 추이이거니와, 바로 이 개별성이 정리(定理)의 내용을 이룬다. 결국 여기서 고찰해야만 하는 것은 오직 자기관계적인 규정성이며 대상의 자기 자체내에서의 구별인가 하면, 또한 구별된 규정성 상호간의 관계이다. - 380쪽
정의는 단지 하나의 규정성을 지닐 뿐...분류는 다른 규정성에 대한 규정성을 지니거니와 하여간에 이와같이 개별화된 상태에서는 대상이 자기자체에 있어서 서로 분리된다...정리의 경우에는 대상이 그의 실재하는 모습대로, 즉 그의 실재적인 현존재가 지니는 제조건이나 형식을 통해서 인식된다. 그리하여 정리는 이제 정의와 함께 함으로써 개념과 실재성의 통일에 의한 이념을 표현한다. - 380, 381쪽
정리야말로 대상에 관해서 얘기될 수 있는, 대상이 간직하는 참으로 종합적인 것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정리가 지니는 각 규정성간의 관계는 필연적이어서, 다시 말하면 그러한 관계는 개념의 내적 동일성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와 분류에서 볼 수 있었던 종합적인 것은 다만 외면적으로 짜여진 결합, 연결일 뿐이어서 그 경우에는 목전(目前)에 현존하는 것이 개념의 형식을 갖추게 되면서도 어디까지나 그 전체 내용은 단지 지적(指摘)되는 것으로 그칠 뿐이다. 그러나 또한 정리란 논증돼야만 하는 것이다. - 381쪽
개념은 이제 개별성 속에서, 개별성을 통하여 외타적 존재로, 즉 실재성으로 이행하거니와 결국 이를 통하여 개념은 이념으로 화(化)하는 것이다. - 381쪽
정리의 내용면과 관련해서도 다음과 같은 구별이 행해져야만 하겠으니, 즉 이 내용이란 개념의 실재성의 제규정성, 개념이 지니는 실재성에 관한 제규정성 사이의 관계 - 384쪽
완벽하게 드러내어진 내용의 규정성의 통일이나 규정성이 통일을 이룩한 상태는 모름지기 개념과 동등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하여 결국 이와같이 완벽한 정도로 내용의 제규정성 사이의 통일을 내포하는 명제는 그 자체가 다시금 정의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여기서 차이가 있다면 지금의 이 정의는 단지 직접적으로 수용된 개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규정적이며 실재적인 구별을 마련하는 쪽으로 전개된 개념, 혹은 또다시 말하면 이 개념의 완전한 현존재, 이 개념을 완벽하게 드러내 주는 현존재를 나타낼 뿐이다. 그리하여 이제는 바로 이 양자, 즉 정의와 그의 현존재성이 다함께 이념을 나타내게 된다. - 384쪽
참으로 종합적인 진전(進展)은 보편에서 개별성으로, 다시 말하면 즉자대자적으로 규정된 것으로의 이행이거나 혹은 대상이 그의 본질적인 실재적 규정성으로 분화되고 또 구별되는 한에 있어서 바로 이 대상이 자기자체내에서 통일을 이룬 것으로서의 개별성을 향한 이행인 것이다. - 387쪽
필연성의 국면은 존재와 반성이 다다른 최정점인 까닭에 결국 이 필연성의 국면은 즉자대자적으로 개념의 자유로 이행하는가 하면, 이러한 의미에서의 내적 동일성은 곧 개념으로서의 개념이라고 할 바로 그 내적 동일성의 현현(顯現)의 단계로 이행한다...여기서 모름지기 필연성은 개념의 실재성이며 또는 대상으로서의 위치를 점할 뿐 아니라 또한 이 필연성이 이행하게 되는 결과로서의 개념도 마침내 이 개념자신의 대상이 되기에 이른다. - 398쪽
개념이 대자적인 위치에 들어섬으로써 즉자대자적으로 규정된 규정이 되는 가운데 이념은 모름지기 실천적 이념, 즉 행동을 뜻하는 것이 된다. - 398쪽
B. 선(善)의 이념
이론적 이념에 있어서는 주관적 개념이 보편으로서, 또는 즉자대자적으로 몰규정적인 것으로서 객관적 세계에 대립하는 가운데 바로 이 객관의 세계로부터 특정한, 규정적 내용과 충만한 것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실천적 이념에 있어서의 주관적 개념은 그 스스로가 현실적인 것으로서 역시 현실적인 것으로서의 객관세계와는 대립된다. - 399쪽
이 객관적 세계는 단지 직접적으로 규정된 것이기도 하므로 오직 이것은 그 자체내에 개념의 통일이 결핍돼 있는, 말하자면 그 자체로서 공허한 것일 뿐이다. - 400쪽
개념 속에 내포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이 개념에 동등한 규정성인가 하면 더 나아가서는 개별적이며 외면적인 현실성의 요구를 자체내에 포용하는 규정성이 다름아닌 선(善)이다. 그런데 선은 절대적인 것으로서의 위엄(威嚴)을 지니고 나타나는바, 왜냐하면 선은 개념의 그 자체내에서의 총체성일뿐더러 동시에 자유로운 통일성과 주관성의 형식 속에 있는 형식을 지닌 객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 400쪽
이미 언급된 바 있는 실천적 이념에서의 내용의 유한성이란 다만 그러한 이념이 일단은 아직도 실현되지 않은 이념이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 401쪽
한낱 개념의 주관성이 결여된 객관적 세계로서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내적인 근거와 현실적인 존립이 다함께 개념이 되어 있는 그와같은 객관적 세계로서 존재할 뿐인 것이다. 이렇게 해서 도달된 것이 곧 절대적 이념이다. - 4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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