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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스트로스 : [야생의 사고] 3~6장

순돌이 아빠^.^ 2012. 4. 11. 17:35


레비-스트로스. 한길사, 1996년


제3장

경험적 측면뿐만 아니라 이론적 측면에서도 차이를 구별짓는 특징이 무엇이냐보다는 그 특징이 있느냐 없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 구별짓는 특징이 있다는 것은, 즉 텍스트를 해독하는 하나의 틀로 사용될 수 있는 체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서 볼 때 처음에는 무엇인지 불분명하던 것을 알아볼 수 있게 된다. - 141쪽

변별적 특성. 노예제 사회와 자본주의 사회가 다르다고 할 때 노예제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와 다른, 자본주의 사회가 노예제 사회가 다른 특성.

경험의 총체를 먼저 정리, 축소해서 서로 개별적인 것으로 간주한 다음에 여러 요소로 대립시킬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논리의 원칙이다. - 142쪽

A라는 사람의 기분에 따른 행동 변화에 대해 연구한다고 할 때, A가 보이는 행동을 일단은 쭈욱 자료화한 뒤 이것을 기분을 좋을 때 보이는 행동과 기분 나쁠 때 보이는 행동을 구분. 여러 가지 행동, 즉 행동1, 행동2, 행동3... 등으로 흩어져 있던 것들이 체계를 가지고 정리됨

토테미즘은(혹시 토테미즘이라고 불리는 것은) 그 내재적인 성격에서만 정의될 수 있는 자율적 관습이 아니라, 사회적 현실의 여러 수준 사이에서 이념들을 변환시킬 수 있는 기능을 가진 하나의 형식체계의 임의로 분리된 소수의 양식 - 142

카라체리족에서는 남성이 앞으로 태어날 아이의 토템귀속에 관한 태몽을 꾼다. 이것은 여성이 그 꿈을 꾸는 아란다족과는 반대의 경우를 제시한다. - 155

태몽도 사회 관계 속에서 파악해야 할 것

인간은 그 대상을 결코 수동적으로 파악하지 않으며 그것을 개념화한 후 다시 골고루 혼합하여 하나의 체계를 만들어낸다. - 163

교사, 학생, 수업 등을 엮어서 학교라는 체계를 만듦

만하르트와 자연주의 학파의 잘못은 신화가 해명하고자 하는 대상이 바로 자연현상이라고 믿었던 데에 있다. 오히려 자연현상이란 신호가 설명하고자 하는 사실-자연적 사실이 아닌 하나의 논리체계-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 163, 164

아무리 같은 카드가 쥐어졌다 하더라도 누구나 똑같은 식의 게임을 하지 않는다. 물론 게임의 규칙이 그 한계를 정하고 있기는 하다. - 164

자연적 상황을 토템적 항으로 부호화 - 164, 165

천둥이 치는 것을 두고 하늘이 분노했다고 하는 거

토템적 표현은 결국 어떤 체계에서 다른 체계로 이행할 수 있는 부호...행위양식을 금지하고 명령하는 하나의 윤리적 기초 - 166

하늘이 노해서 비를 내리지 않으니 나쁜 짓 하지 마라!

은뎀부족의 주술사는 주로 점치는 일을 하는데 두족류(頭足類)의 살을 먹어서는 안 되게 되어 있다. 그 동물의 표피에는 불규칙한 무늬가 있기 때문이다. 만일 그것을 먹게 되면 그의 점술 능력은 흐려져서 지중할 수 없게 된다. - 166, 167

부정 탄다 부정 타! 연상과 상상과 금기

금기는 대상인 동식물의 내재성에서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혹은 그 이상의 체계 속에서 점유하고 있는 위치 때문에 일어난다는 것 - 168

금기는 의무로 바뀌며 그 의무는 자기가 아닌 타인에게 부과된다. - 170

먹어도 되는 동식물과 금지된 동식물의 구분은 금지된 동식물을 해로운 것으로 간주하는 생물학적 특성이나 신비성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동식물을 ‘강조된 종’과 ‘비강조된 종’으로 구분하는 배려에서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종류의 동식물을 금지한다는 것은 그것들을 유의미한 것으로 추려내는 수단 중의 하나인 것이다. 그리고 이때에 실행되는 규칙은 논리에 의한 조작매체라고 볼 수 있다. - 172

금기는 가장 유효한 변별 방법 - 173

토테미즘은 자연종의 사회와 사회집단의 세계와의 사이에 논리적 대응관계를 세운다. 부시먼도 이와 같은 형식의 대응관계를 세우지만 그것은 한 생체조직의 구성 부분과 사회(하나의 생체로 보여지는 사회)를 이루는 기능적 등급(class) 사이에 세우는 것이다. 자연적 구분과 사회적 구분은 한 쪽 질서에서 어떤 구분을 선택하면, 다른 쪽 질서에서도 그에 대응하는 구분이 채택된다. - 174

동네 어른은 머리나 간을 먹고, 애들은 꼬리나 뒷다리를 먹고

요루바어에서 ‘먹는다’와 ‘결혼한다’는 ‘나의 것으로 삼다. 얻는다’의 넓은 의미를 나타내는 하나의 동사로 나타난다. 프랑스어에서도 이와 비슷한 용법이 있는데 ‘consommer'라는 동사는 결혼과 식사 두 경우에 함께 적용된다. 케이프요크 반도의 코코 야오족에서 ‘쿠타 쿠타’라는 단어는 근친상간과 식인의 뜻을 갖고 있다...성교와 식생활 사이의 등가치성이 간접적으로 인정된다. - 175

사랑, 성 행위, 음식 먹기 등의 공통점은 나를 향해 대상을 가져 오는 것

음식물 금기를 통해...여러 동물을 구별하는(인간에게 차이점을 부여하는 자연적 모델을 제공한다) 상징적 특성을 취하여 인간 사이에 차등을 두는 데 쓰고자 함이다. - 178

제4장

여성의 교환과 음식물의 교환은 사회집단의 상호결합을 견고하게 하거나 과시하는 하나의 수단이다. - 179

집단의 영속은 여성에 의해 이루어지며 혼인 교환만이 항상 실질적 내용을 갖는 유일한 교환이기 때문이다. - 180

여성은 종족 재생산 수단이며, 음식물은 개체 유지의 수단. 이 둘 없이는 어떤 집단도 스스로를 유지할 수 없음. 여성이 교환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남성 지배의 사회라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닌지. 왜냐하면 동물의 종족 재생산을 위해 여성이 다른 집단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남성이 다른 집단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음.

사회집단과 자연종과의 상동성이 아니라 한 쪽은 사회집단의 수준에 나타나는 차이와 다른 쪽은 자연종의 수준에 나타나는 차이와의 상동성...이런 경우 구조의 잠재적 내용은 씨족1과 씨족2의 차이가, 예를 들어 곰과 독수리와의 차이와도 같다는 것이 아니라, 씨족1은 곰과 같고 씨족2는 독수리와 같다는 것 - 186

내가 기본이념과 상부구조에 일종의 우위를 부여한 것처럼 보인다면 그것은 물론 설명의 편의를 위해서이며 도 이 책이 기본이념과 상부구조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념적인 변혁이 사회변혁을 만들어낸다고 말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 순서는 사실 거꾸로일 것이다. 자연과 문화의 관계를 인간이 어떻게 파악하느냐는 인간 자신의 사회적 관계를 변형시키는 방법에 달려 있다. - 188

자연적으로는 동질인 여성이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연적으로는 이질인 자연종이 문화적으로는 동질화된다. - 199

인간은 여성을 문화적으로 교환하고 여성은 같은 인간을 자연적으로 영속시킨다. - 199

나는 마르크스가 거의 손대지 아니한 이 상부구조의 이론을 세우는 데 힘쓰고 싶다. - 206

상부구조의 변증법은 언어의 변증법과 같아서 먼저 ‘구성단위’를 세워야 한다(그 단위는 명료하게, 즉 둘씩 대비시켜 규정되어야 한다). 다음은 이와 같은 구성단위를 사용하여 하나의 ‘체계’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체계는 관념과 사실 사이의 종합적 조작매체로서의 역할을 하며 사실을 ‘기호’로 변환시킨다. 정신은 이처럼 경험적 다양성에서 개념적 단일성으로 나아가고 또 개념적 단일성에서 유의미한 종합으로 나아간다. - 206

제5장 범주, 원소, 종, 수

내가 먼저 밝혔듯이 토테미즘이라는 이름하에 임으로 모아놓은 가지가지의 신앙이나 관습은 하나 또는 소수의 사회집단과 하나 도는 소수의 자연영역 사이에 실재적 관계가 있어 그것에 기초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자연계나 사회를 하나의 조직된 전체로서 파악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분류도식에 직접 혹은 간접으로 관련된 다른 신앙이나 관습에 결부된다. - 211

목초지 면적이 아무리 충분히 넓어도 동물은 그 장소를 기지처럼 사용하고 동물 보호구역에서 훨씬 먼 곳까지 나가버리고 만다. 충분한 넓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람이 그들에게 정해준 목초지의 풀보다는 더 단백질이 많은 풀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것으로 알 수 있듯이 초식동물의 관심은 풀이 아니라 여러 가지 종류의 풀 사이의 차이인 것이다. - 214

자연과학은 오랫동안 동물계, 식물계, 광물계라고 하는 ‘분야’를 문제시해왔다. 이와 같은 분야는 상호 독립적이며 자율적이고 저마다 몇 개의 고유 성질에 의해 규정되며, 또한 서로 특별한 관계를 가진 존재 또는 물체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은 사고 방법은 오늘에 와서는 이미 낡아빠진 사고이나 아직 ‘상식의 세계’에서는 그대로 통용된다. 이와 같은 생각은 종의 개념이 갖는 논리적 능력과 역동성을 말살할 뿐이다. 왜냐하면 이 견해에 의하면 종은 제각금의 ‘영역’의 한계 내에 머물러 활력 없고 따로따로 분리된 강(綱, classe)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이른바 미개사회에서는 분류의 여러 수준 사이에 정확한 구분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각 수준을 연속적 이행의 한 단계 또한 한 시기로 보는 것이다. - 215





제1장과 제2장에 모아놓은 자료들은 모두 다 이런 예와 함께 동물학적․식물학적 분류가 동물과 식물을 서로 다른 분야로 파악하지 않고 그것들을 총괄적이고 역동적인 하나의 분류법의 총체적 일부로 파악함을 보여준다. - 217

델라웨어 도식으로 가면 매우 단순해져서 그 논리가 눈에 보이는데, 여기서는 늑대, 거북, 칠면조의 세 집단밖에 없으며 그것들을 명백하게 땅, 바다, 공중에 대응하고 있다...구체적 분류매체는 관념을 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논리상의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 또는 어떤 모순이 극복되었다는 것을 감각적인 모양으로 증명할 수도 있다. - 220, 221

체계는 관성에 머무르지 않으며 여러 단계에서 새로운 분해와 재구성을 거듭하며 진보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 225

사회는 고정된 채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움직이는 것. 인식은 사회의 특정 시점이나 공간을 대상으로 할 수 밖에 없음. 현실의 존재는 계속 운동 중

제6장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체계의 이항대립을 기초로 하여 그 양극에 새로운 항목이 추가되면서 이 구조체는 형성된다. 추가되는 항목은 각각 대립관계이거나 상관관계 혹은 상사(相似)관계를 가진 것이 선택된다. - 244

내가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변별적 특성에 따라 분류하는 것.

황산동을 구성하는 어떤 요소도 그것에만 배타적으로 속해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산동이 하나의 화학물질인 것은 일군의 서로 다른 특성․형태․색․맛 그리고 물질이나 생체에 끼치는 작용 등이 모두 모여서 황산동 고유의 특성을 이루기 때문인데 이 모든 특성들은 다른 어떤 것에서도 한꺼번에 발견되지 않는 것이다. - 256

a, b, c의 물질 모여서 황산동이 되었다면 a는 황산동만이 아니라 다른 것 속에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a가 b, c와 결합했기 때문에 황산동이 되었겠지요. 그리고 앞의 이 모든 특성들이 다른 것에서 발견된다면 그것이 바로 황산동입니다.

유기체적 사회관의 문제이다. 사회 ‘성원’ 자신들끼리뿐 아니라 자연종의 여러 속성, 즉 몸의 부분이라든가 세부특징, 존재나 행위양식과의 사이에도 꽤 보편적인 대응관계가 있다는 것을 전제하지 않으면 앞서의 방정식은 생각할 수가 없다...목이라든가 과의 차이를 넘어서, 때로는 계의 차이(동물과 식물과의 차이)를 무시하고 몸의 부분 사이의 등가관계가 아주 많은 언어에 나타나며 또 이 등가관계의 체계는 대단히 넓은 범위에 이른다. 종분류기구 외에 이와 병행하여 형태분류기구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기 이론은 또한 이제부터 세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서 이미 우리들이 보아온 것처럼 이 기구는 해부학적 해체와 유기적 재통합이라는 양면에 작용한다. - 254

몇 개의 개체가 하나의 강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각 개체가 그 강 속에서 다른 개체와 구별되는 위치를 차지하는 것, 그리고 강 내에서의 개체들의 체계와 한단계 높은 범주 내에서의 강들의 체계가 상동인 것을 배제하지 않으며 그와 같은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 256

이처럼 고유명사라는 것은 다차원적 체계 속에서 제 위치를 지정해주는 수단이라고 정의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현대 서구사회의 예에서도 명백하다. 사회집단 전체를 놓고 볼 경우 장 뒤퐁, 장 뒤랑이라는 이름은 그 제2항에 의해서 클래스를, 제1항에 의해서 개인을 표시한다. 장 뒤퐁은 먼저 뒤퐁이라는 클래스에 속하며 그 클래스 가운데에 장이라는 이름으로 애매함이 없는 자기만의 위치를 점하게 된다. - 275

한국식으로 전태일이라고 하면 전은 이 사람이 속해 있는 집단을, 태일은 그 집단 속에 있는 누구인가를 가리키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