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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쉬르 - [일반언어학강의] 제2부 공시언어학

순돌이 아빠^.^ 2012. 12. 4. 17:41



페르디낭 드 소쉬르, [일반언어학강의], 김현권 옮김, 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일반 공시언어학의 목적은 모든 특정 공시 체계의 근원 원리, 즉 언어 상태 전체의 구성 요인을 구축하는데 있습니다. - 207

실제로 한 언어 상태란 한 시점이 아니라 다소간 긴 시간의 폭으로, 이 기간에 일어난 언어 변화의 총합은 극히 작습니다. - 208

요컨대 언어 상태의 개념은 대략적인 근사치 개념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과학처럼 정태언어학도 자료를 관례대로 단순화하지 않으면, 어떠한 논증도 불가능 합니다. - 209

언어를 구성하는 기호들은 추상물이 아니라 실재적 대상입니다. 그리고 언어학이 연구하는 것은 이 기호들과 이들의 관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들을 언어학의 구체적 본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 210

언어 본체는 오직 기표와 기의의 연합으로만 존재합니다. 그래서 이들 요소 중 어느 한 요소만을 취하면 언어 본체는 사라져 버립니다. - 210

물은 수소와 산소의 결합체이지요. 그래서 따로 분리하면 이 두 요소들 중 어느 요소도 물의 속성을 전혀 지니지 못합니다. - 211

언어 단위는 발화 연쇄에서 그 전후의 요소를 제외한, 어떤 개념의 기표가 되는 음향 단편 - 213

발화를 평행하는 두 연쇄, 즉 개념의 연쇄 (a)와 청각 영상의 연쇄 (b)로 표상하는 것

- 213

강연회에서 Messieurs!하고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하는 것을 들을 때, 매번 이것이 동일한 표현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렇지만 어조 변화와 억양은 연설의 여러 구절에서 이 표현에 아주 현저한 음성차이...를 부여합니다. 더구나 의미적 관점에서도 각 Messieurs! 사이에 절대적 동일성은 없지만, 동일성에 대한 느낌은 여전히 지속됩니다. 이는 마치 한 단어가 동일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지 않고서도 다른 관념을 꽤 잘 표현할 수 있는 것과도 같습니다. - 221

기사(騎士) 말을 예로 들어 봅시다. 이 말은 단독으로 체스 놀이의 요소가 될 수 있는가요? 분명히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체스의 칸과 기타의 놀이 조건을 벗어나서 순수한 질료의 측면에서 기사 말은 체스 놀이꾼에게 아무것도 아니며, 자신의 고유 가치를 지니고서 이와 혼연일체가 되어야만 실재적이고 구체적 요소가 되는 것입니다. - 225

단어의 가치에 대해 말할 때, 일반적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말하게 되는 것은 그것이 관념을 나타내는 속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 232

언어는 체계로서, 언어 체계의 모든 사항은 연대적이고, 한 언어 사항의 가치는 다른 모든 사항이 동시적으로 존재하므로 생겨나는 것

만약 단어가 미리 주어진 개념을 표상해야 한다면, 이 단어는 언어마다 의미상으로 서로 정확히 대응하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프랑스어는 ‘임차하다’와 ‘임대하다’라는 의미로 louer(une maison)를 아무 의미 차이 없이 쓰는데 비해 독일어는 두 언어 사항, 즉 mieten과 vermeiten을 구별해서 사용합니다. 따라서 의미 가치가 정확히 대응하지 않는 것입니다. - 237

미리 주어진 관념이 아니라 체계에서 발생하는 가치를 포착하는 것입니다. 이 가치가 개념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할 때, 이는 개념이 순전히 차별적이라는 것, 즉 그 내용으로 적극적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언어 체계의 다른 사항들과 맺는 관계에 의해 소극적으로 정의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 238, 239

언어 가치의 개념 부분이 오직 언어의 다른 사항과 맺는 관계와 차이로만 구성된다면, 가치의 질료 부분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단어에서 중요한 것은 음성 자체가 아니라, 이 단어를 그 외의 모든 단어들과 구별시키는 음성 차이입니다. 왜냐하면 의미 작용을 가진 것은 바로 이 차이이기 때문입니다. - 240

자신의 기의와 기표를 제각각 지닌 두 기호는 다른(différent) 것이 아니라 오직 변별적(distinct)입니다. - 247

이처럼 언어 상태에서는 모든 것이 관계에 근거합니다. - 250

통합 관계는 현존하는 것 내에 있습니다...이와 반대로 연합 관계는 잠재적인 기억의 계열에 있는 부재하는 언어 사항들을 결합시킵니다.
이와 같은 이중적 관점에서, 언어 단위는 건물의 특정 부분, 예컨대 기둥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기둥은 그것이 받치는 추녀와 맺는 관계가 있습니다. 같은 공간 속에 똑같이 현존하는 이 두 단위의 배열은 통합 관계를 생각나게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이 기둥이 도리아식이라면, 이것은 같은 공간에 현존하지는 않는 요소인 다른 양식(이오니아식, 코린드식 등)과 심리적으로 비교하도록 환기합니다. 그리하여 이 관계는 연합적입니다. - 252, 252

심리적 연합에 의해 형성된 단어군은 공통점을 지닌 언어 사항들을 결부시키는 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마음은 또한 각 단어군마다 이 사항들을 연결 짓는 관계의 성질을 파악하고, 다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이와 동일한 수의 연합 계열을 만들어 냅니다. - 255

- 257

접미사는 고립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언어 내에서 접미사에 그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chaleur-eux, chanc-eux와 같은 일상적인 사항들의 계열입니다. 어간도 어간 나름대로 자율적인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접미사와의 결합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roul-is에서 요소 roul-은 뒤따르는 접미사가 없다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전체는 부분에 의해 의미 가치를 가지며, 부분 역시 이 전체 내에서 갖는 위치 덕택에 가지를 갖습니다. - 260

원칙적으로 사람들은 고립 기호를 이용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기호들, 즉 자체가 바로 기호인 조직된 기호 집합체를 이용해서 말하는 것입니다. 언어에서는 모든 것이 차이로 귀결되지만, 모든 것이 또한 요소군으로 귀착됩니다. 이 매커니즘은 계기적 사항들의 작용인 까닭에, 기계의 부품이 단일 차원에 배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호 작용하는 기계의 작동 기능과 유사합니다. - 260, 261

예컨대 합성어 dé-fairerk 있다고 합시다. 이것을 예컨대 발화 연쇄에 해당하는 수평의 띠에 나타낼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이와 동시에 다른 축에서도 이를 나타낼 수가 있는데, 이 통합체와 공통된 요소를 지니는 단위를 포함하는 하나 또는 다수의 연합 계열이 잠재의식 내에 존재합니다. 예컨대,


인간의 기억에는 종류와 크기가 어떠하든지 다소 복잡한 모든 유형의 통합체가 저장되어 있으며, 이들을 사용하는 순간 연합군을 개입시켜 이들을 선택, 결정하게 됩니다. 누가 marchons!이라고 말할 때는, 그는 무의식적으로 여러 연합군을 생각하게 되고, 이 연합군의 교차점에는 통합체 marchons!이 있습니다. 이 통합체는 한편으로는 marche! marchez! 계열에서 출현하며, 그래서 이 선택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이 형태와 marchons!의 대립입니다. - 263

marchons!과 대립해서 존재하는 marche!나 marchez!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면, 대립은 없어질 것이고, marchons!의 가치는 필연적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 264

marchons!과 대립해서 존재하는 marche!나 marchez!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면, 대립은 없어질 것이고, marchons!의 가치는 필연적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 264

허구의 음성군 anma에서 음성 m은 이를 둘러싸는 주위 음성과 통합적 대립을 하며, 또한 마음이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모든 음성과도 연합적 대립을 이룹니다. 즉,


- 265

전체의 가치는 결코 그 부분들의 가치의 합과 같지 않습니다. 즉 poir×ier는 poir+ier와 같지 않습니다. - 268

dix-neuf는 dix-huit, soixante-dix 등과는 연합적으로, 그 요소 dix, neuf와는 통합적으로 연대를 맺고 있습니다. 이 이중의 관계로 dix-neuf가 그 가치의 일부를 부여 받는 것입니다. - 268

이 모든 사상은 단지 추상적 본체로만 언어에 존재합니다...본질적인 점은, 추상적 본체는 궁극적으로 구체적 본체에 항상 기초해 있다는 것입니다. 어떠한 문법적 추상도 토대 역할을 하는 질료 요소의 계열이 없다면 불가능하며, 따라서 결국 항상 되돌아가야 하는 것은 이 질료 요소입니다. - 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