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이라는 존재

‘백정’은 양인으로서 국가에 대하여 해당한 병역을 부담하지도 않은 즉 군정軍丁으로나, 그의 봉족奉足 또는 보인(保人)으로도 되어 있지 않는 장정(壯丁)이라는 뜻을 표현한 말로 해석된다. 백정은 병역을 지우려 해도 정처가 없이 유랑하기 때문에, 즉 토지에 결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지울 수도 없었던 것이다. 이를 단취(團聚)시킨다 함은 [경국대전] <서序>에서 명백히 한 바와 같이 호적과 형벌로써 토지에 결박시킨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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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조 말엽에 이르러서는 ‘재인’ ‘백정’뿐만 아니라 농민들이 도망하는 것을 일일이 ‘단취’하기도 곤란한 형편
백정은 그 무엇으로 생계를 유지하였던가?...그들은 유랑민으로서 전렵畋獵과 유기(柳器)제작으로 살아갔다고 한다...후세의 도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백정이라 하는 것도 이 유랑민들이 소위 도살판매가 금법(禁法)으로 되어 있을 때에도 이런 형벌을 무릅쓰고 많이 맡아 하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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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봉건시대를 통하여 볼 때에는 ‘백정’이라는 저러한 ‘특종부락’이었던 것이 아니라 가장 천시받던 신분의 하나[양인신분의 세분화된 것의 하나]였던 것이다....농민들의 토지에의 결박이 그 원칙으로 되어 있는 봉건사회에서 유랑민이 생겨나는 것은 결국 농민‘분화’의 결과이며, 그들이 귀족에게 투탁하지 아니하고 ‘유량’하는 것은 지배자를 반대하는 투쟁의 초보적인 형태이기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봉건통치배들과 봉건도덕은 그렇게도 그들을 증오하였던 것

- 김석형, <조선봉건시대 농민의 계급구성> 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