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사회는 중앙집권적 지배체제와 지방분권적 자치질서가 상호공존하는 이중적인 지배구조를 지니게 되었다. 중세사회 전 과정을 거쳐 국가는 통치력을 최말단 행정단위까지 침투시키려는 기도를 지속적으로 하였으나 이에 맞서는 재지세력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았다. 한국 중세사회는 지방 통치의 관치官治와 자치自治가 상호 유착과 길항 관계를 맺으면서 양자의 역학관계에 따라 지배방식이 변모해 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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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지방지배 형태는 국가가 주도하고 수령이 대행하는 <관치행정官治行政>과, 사족 도는 시기에 따라 이와는 성격이 약간 다른 집단세력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지방의 <자치自治(자율自律)구조>가 있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자치는 관치의 한 방법으로 동원된 것이었을 뿐, 본질적으로 국가가 자치를 통치의 기본방법으로 활용한 것은 아니었다. 자치란 결국 국가의 절대우위 아래에서 용인․포용․동원되었던 것이며, 엄밀한 의미에서의 자치란 불가능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 한국역사연구회, <조선은 지방을 어떻게 지배했는가> 가운데
지배계급 내 세력간 힘의 크기와 투쟁에 따라 지배 방식 변함. 국가를 장악한 세력이 최말단 행정단위까지 지배하려고 했으나 다른 세력과의 힘 대결 때문에 마음대로 안 됨. 앞 글에서 관치라는 것은 국가를 장악한 세력의 지배, 그리고 자치라는 것은 국가를 장악하지 못한 지배계급 내 다른 세력의 지배를 말하는 것은 아닌지.
양반지주계급이 조선 사회를 지배한다는 것은 같은 데, 어느 정치세력이 국가를 장악하고 농민을 지배하느냐의 차이. 부르주아계급이 한국 사회를 지배한다는 것은 같은 데, 새누리당이 집권하느냐 민주당이 집권하느냐의 차이와 비슷.
자치라고 해서 농민이나 노동자가 사회를 운영한다는 것은 아님. 관치냐 자치냐는 지배 세력의 차이일 뿐 계급지배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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