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느끼며 알고 있는 것과, 우리가 아주 어린 시절부터 마음으로 받아들인 도덕적인 규범에 따르기 위해 느끼고 싶어하는 것 사이에는 갈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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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감정은 억지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감춰져 있기 때문에 우리가 그 존재를 모르고 지낼 때가 아주 많긴 하지만 진실한 감정은 제자리에 있고, 또 늘 어떤 이유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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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자기가 잘 알고 있는 이유를 앞세워 거절하는데도 내가 억지로 부모를 사랑하거나 존경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굳이 ‘네 번째 계명’을 따르려고 하면 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내게는 역부족인 일을 요구받을 때마다 늘 스트레스를 받듯이 말이다. 거의 일생 동안 나는 이 스트레스로 고통을 겪었다.
- 앨리스 밀러, <폭력의 기억 -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들> 가운데
부모가 나를 괴롭힐 때 속으로는 정말 욕이 나오고 열 받아 미치겠는데
막상 부모한테 화를 내지 못하고 그냥 묵묵히 고개만 떨구는 때가 있지요
나는 한 인간으로 정말 화가 나는데
부모에게 화를 내는 건 패륜아들이나 하는 일 같아서 그러지도 못하고
무조건 참기만 하자니 미칠 것 같아서 택한 대안이
'아 그래, 모두 나를 위해서 그러는 걸 거야...그렇게 생각하자...'
부모도 교사도 국가도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지배 대상이 특정한 감정이나 정서 상태를 갖도로 만듭니다.
도덕이니 윤리니 하는 것들이지요
주로 이런 것들은 의문을 갖지 못하게 저항하지 못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면서 고분고분 순종적인 인간이 되도록 하지요
그 인간의 속마음이 썩어 문드러지든지 말든지 말입니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 높임말을 써야 하는 게 당연한 것이고 무슨 인륜의 근본인 것처럼 여기지만
이 지구에서 나이 많은 사람에게 높임말을 쓰는 사람이 과연 몇 %나 될까요?
친구나 동료들끼리 있을 때는 교사고 사장이고 온갖 욕을 하다가도
막상 교사나 사장이 앞에 나타나면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움츠리며 '네 네'하기 쉽지요
교사와 사장이 부당한 짓을 해서 화난 마음을 수다로 풀고 있었는데
교사와 사장 앞에서는 왠지 자신이 무슨 해서는 안 될 소리를 한 것처럼 움츠러듭니다
길들여져 있고 무의식화 되어 있는 게 아닐까요
지배자들이 원하는 대로 느끼도 행동하도록
속에서는 열이 올라 터질 것 같은데
아닌 척 괜찮은 척 하느라 꾹꾹 눌러 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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