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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와 마음의 변형

순돌이 아빠^.^ 2014. 6. 27. 11:54

성인기에 반복적인 외상을 경험하게 되면 이미 형성된 성격 구조가 파괴된다. 그러나 아동기에 반복적인 외상을 경험하게 되면 성격이 단지 파괴되는 것만이 아니다. 이것은 성격을 만들어낸다.


학대적인 환경 속에 갇힌 아이는 끔찍한 적응 과제들에 직면하게 된다. 아이는 믿을 수 없는 사람들 속에서 신뢰감을, 안전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안전함을, 끔찍하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통제감을, 그리고 무기력한 상황 속에서 힘을 지키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아이는 어른이 제공하지 못한 보살핌과 보호를 자신의 힘으로 보상해야 한다. 그러나 아이는 스스로를 보살피거나 보호하지 못한다. 아이가 가진 유일한 대처 방편은 심리적 방어라는 미성숙한 체계뿐이다.





매일같이 적의, 무기력, 무관심의 단서를 마주하면서, 학대받은 아이는 부모와의 초기 애착을 지킨다는 근본적인 목적 앞에 모든 심리적 적응 능력을 바친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아이는 다양한 심리적 방어에 의존한다. 이러한 방어의 덕으로, 학대는 실제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의식적 자각과 기억에서 단절되거나, 어떤 일이 일어났던지 간에 그것이 실은 학대가 아니었다고 축소되고, 합리화되고, 면죄 된다. 있는 그대로의 견딜 수 없는 현실에서 탈출할 수도, 현실을 변형시킬 수도 없는 까닭에, 아이는 정신을 변형시킨다.
...
아이가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솔직한 부정, 자의적인 사고의 억제, 그리고 무수한 해리 반응이다.


...


학대자를 진정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아동 피해자는 뛰어난 성취자가 되기도 한다. 아이는 자신에게 요구된 어떤 것이든 하려고 한다. 아이는 부모를 공감적으로 보살피기도 하고, 훌륭한 살림꾼, 학업 성취자, 혹은 사회적 관습의 전형이 될 수도 있다. 절박하게 부모의 환심을 얻기 위해 노력하면서 아이는 이 모든 과제에 완벽주의적으로 열중한다.


- 글 출처 : 주디스 허먼, <트라우마-가정 폭력에서 정치적 테러까지>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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