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창밖을 보며 다비드 오이스트라흐가 연주하는 바흐의 바이올린 곡들을 듣습니다. 이 음반을 좋아해서 길을 걷거나 운동을 하거나 할 때 틀어 놓을 때가 많습니다.
책을 읽을 때는 잘 틀지 않습니다. 마음과 귀가 음악으로 너무 쏠려서 책을 읽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
새벽은 어둡습니다. 어둠은 머물러 있고 죽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이스트라흐의 바이올린 연주가 어둠에 숨을 불어 넣습니다.
어둠이 꿈틀대고, 어둠이 일렁입니다.
아직 걷지 못하는 아이가 두터운 이불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손발을 꿈틀대는 것도 같고
가을 호수위로 바람이 불어 물에 떠놀던 나뭇잎들이 일렁이는 것도 같습니다.
빛만이 살아 있고 햇살만이 생명이지 않습니다.
어둠이 살아있고
어둠이 살아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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