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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빈센트 반 고흐 편지 선집>을 읽고

순돌이 아빠^.^ 2017. 12. 22. 18:46

책을 덮으며

마음이 참 복잡합니다


안타까운 것도 같고

고마운 것도 같고

위로하고도 싶고

위로를 받는 것도 같고

어쩜 그랬을까 싶고...



그의 그림이 너무 좋아 박수를 치고도 싶고

그의 삶과 그림이 닮았다 싶을 땐 마음이 미어지기도 하고




빈센트 반 고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빈센트 반 고흐 편지 선집>, 아트북스, 2016

 

 

그래, 밀레의 [만종], 바로 그거야정말 뛰어나지. 그건 한 편의 시야

...

아름다운 것에 가능한 한 많이 감탄하렴.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에 충분히 감탄하지 못하고 있어 55

 

산책을 자주 하고 자연을 사랑하도록 하렴. 그것이 예술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참된 길이란다. 화가는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자연을 보는 방법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 56

 

우리들이 함께 보낸 시간은 적어도 우리 두 사람이 아직 산 자의 대지에서 있음을 확인시켜주었지. 너와 재회하여 함께 산보했을 때 지금보다 더욱더 강한 감정을 맛보았단다. 즉 삶은 좋은 것,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귀중한 무엇이라고 느끼고, 오랜만에 즐거운 기분에 휩싸였단다. 왜냐하면 요즘 내게 인생이란 점점 더 보잘것없고 삶 자체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며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야.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며 호의로 맺어질 때,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자각하고, 또 자신이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소모적인 존재가 아니라 무언가 도움이 되는 인간이라고 느끼게 되지. 사람은 서로 필요할 뿐 아니라 여행의 동반자가 되어 살아가기 때문이야.

 

독방생활을 선고받아, 걷거나 일하는 것을 금지당한 죄수는 그 기간이 너무 길면 반드시, 아주 긴 기아생활을 견디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통받게 될 거야. 내게도 다른 사람처럼 우정이나 애정 그리고 친밀한 교제가 필요해. 나도 소화전이나 가로등 기둥처럼 돌이나 쇠로 만들어져 있지 않기에, 그러한 관계가 없다면 현명하고 인격을 갖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공허한 기분을 느끼고, 무언가 결여되어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단다.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네가 찾아와주어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알리고 싶어서야. - 102

 

많은 사람들은 더 좋아지는 변화에 대한 믿음이 어리석고 미신적이라고 여길지 모르지...겨울이 지독하게 추우면 여름이 오든 말든 상관하고 싶지 않아지잖아. 겨울이 지독하게 추우면 여름이 오든 말든 상관하고 싶지 않아지잖아. 즉 악이 선을 압도하는 거야. 그러나 우리가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냉혹한 날씨는 결국 끝나게 되어 있고, 화창한 아침이 찾아오고 바람이 바뀌면서 눈이 녹게 되지. - 106

 

그래, 좋든 싫든 아침부터 저녁까지 규칙적으로 소묘를 해야 해. 나는 누군가 나에 대해 다시 , 저건 옛날 그림이잖아라고 말하는 상황이 싫어 234

 

 

사물의 핵심에 도달하려면 오랫동안 열심히 일해야 해. 나의 목표를 달성한다 해도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는 없겠지만, 내 눈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 거니까.

 

<슬픔>이 그 작은 시작이야...거기에는 적어도 내 가슴에서 바로 튀어나온 무언가가 들어 있어.

 

인물화나 풍경화에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감상적이거나 우울한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고뇌야. 요컨대 사람들이 내 그림에 대해, 화가가 깊이 날카롭게 느끼고 있다고 말할 정도의 경지에 이르고 싶어. - 234

 

다른 것은 점차 내 관심 영역에서 벗어났고, 그러면 그럴수록 회화적인 것에 더 빨리 눈을 뜨게 돼. 예술은 끈질긴 작업, 다른 모든 것을 무시한 작업, 그리고 끝없는 관찰을 요구하는. 끈질기다라는 말은 무엇보다 쉼 없는 노동을 뜻하지만, 동시에 이런 사람이나 저런 사람의 말에 휩쓸려 자신의 견해를 포기하지 않는 것을 의미해. - 236

 

중요한 것은 행동이지 추상적인 사고가 아니라는 점이야. 나는 원칙이란 행동으로 나타나야만 인정될 수 있고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깊이 생각하고 양심적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은 이유는, 그것이 인간의 힘을 집중시키고, 다양한 행동을 하나로 결합시키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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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원칙만 나열하면서 어떤 수고도 하지 않고 심지어 그 원칙조차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보다는 네가 말한 사람들이 더 훌륭해. 원칙만 나열하는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원칙으로부터도 얻을 게 전혀 없지만, 네가 말한 사람들은 만약 그들이 마음을 다잡고 사려 깊게 산다면, 위대한 일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야. 위대한 일은 단순한 충동에 의해 우연히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연속되는 작은 일들이 연결되어 이루어지니까. - 266

 

천사를 그린다니! , 누가 도대체 천사를 보았지?”라는 쿠르베의 말에 남들은 비웃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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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무어인 소재의 그림과 에스파냐 소재의 그림, 추기경들의 초상화, 나아가 그 모든 역사화들이 보지도 못한 것을 계속 높이거나 넓혀온 것이 아닌가! 도대체 그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리고 그들은 모두 무엇을 위해 글너 그림을 그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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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모든 이국적인 그림이 아틀리에서 그려졌다는 사실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어. 밖으로 나가 현장에서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모든 일이 거기에서 일어나고 있어. 네가 받게 될 4점의 캔버스도, 먼지와 모래 따위는 말할 것도 없고, 족히 100마리나 될 파리 떼를 쫓으면서 그려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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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떨지 모르지만 나는 농민의 생활 속에서 작업하면 작업할수록 거기에 깊이 빠져들게 돼 345

 

농민생활을 그린 그림의 기교나...도시 노동자의 마음을 그린 그림의 기교는, 자크나 벵자맹 콩스탕의 작업처럼 매끄러운 유화와 초상화와는 너무나 다른 문제를 제기해. 즉 하루가 시작되고 끝날 때까지 농가에 살면서 농민처럼 들판에 나가야 한다는 거야. 여름에는 태양의 열기 속에서, 겨울에는 눈과 서리를 참아가며, 실내가 아닌 툭 트인 야외로 나가, 잠시 산보하는 게 아니라 하루 진종일 농민처럼 살아야 한다는 거야. - 348

 

내가 아는 한, 땅을 파거나 씨앗을 뿌리는 사람, 화덕에 냄비를 올려놓는 여자, 바느질을 하는 여자를 소묘하고 유화로 그리는 방법을 가르치는 미술학교는 하나도 없어. 그러나 이름도 알려져 있지 않은 어떤 도시에도 역사화에 나오는 아라비아 풍의, 또는 루이 15세 모델이 있는 미술학교가 있어. 요컨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여러 종류의 인물이지. - 349

 

내 생각으로는, 밀레와 레르미트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무미건조하게 분석하면서 그리지 않고 직접 느끼는 대로 그리기 때문에 위대하다고 말해다오. - 352

 

특히 네가 글을 쓰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놀랐어. 아니야, 사랑하는 어린 누이야, 차라리 춤을 배우고, 공무원이든 장교든 간에 누구가와 사랑에 빠지렴. 네덜란드에서 공부하기보다는 차라리 더 많은 바보짓을 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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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말도 안 되는, 정말 온당하지 못한 연애사건을 여전히 일으키고 있어. 대부분 상처를 입고 수치심을 안은 채 끝나지만 말이야. 그러나 나로서는 그렇게 한 걸 절대적으로 옳았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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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정의, 예술이란 게 왜 신성하다는 거지? 사랑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이, 필경 자신의 사랑이나 마음을어떤 관념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들보다 더 진지하고 신성할지 몰라.

 

 

 

여하튼, 책을 쓰고 싶다면 스스로 생생한 인간이어야 해...너 자신의 건강과 활력과 생기를 증진시키도록 하는 게 최고의 공부야. - 413

 

나는 미래를 암흑이라고는 보지 않지만 너무나 어렵다는 생각도 들어. 가끔은 나로서는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는 생각도 들고. 특히 몸이 약할 때 그런 느낌이 들더구나. 지난주에는 격렬한 치통으로 고통스러웠고 어쩔 수 없이 아무것도 못하고 시간을 보내야 했어. - 450

 

이 빌어먹을 건강 문제만 없다면 두려울 게 하나도 없지. - 451

 

나는 마침내 지중해 연안의 생트마리에서 이 편지를 쓰고 있어. 지중해의 색은 빛나는 고등어 같아. 너무나 변하기 쉽기 때문이야. 초록이라고도 할 수 없고 보라라고도 할 수 없어. 청색이라고도 할 수 없어. 왜냐하면 빛의 변화로 금방 분홍색으로, 또는 회색으로 물들어버리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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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밤, 인적 없는 해안을 따라 걸었어. 즐겁지도 않았지만 슬프지도 않았어. 그저 아름다웠어. 짙은 푸른 하늘 여기저기에는 짙은 코발트 원색의 푸른색보다도 더 푸른 구름과, 더 밝은 은하의 창백함을 닮은 푸른 구름이 떠 있었어. 그 창공 깊숙이 별이 여기저기서 빛나더구나. 녹색, 노란색, 흰색, 분홍색, 우리의 고향이나 파리에서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보석처럼 휘황찬란하게 빛났어. 바로 젖빛 유리 같았고, 에머랄드, 청금석, 루비, 사파이어 같았어.

 

바다는 실로 깊은 군청색이었어. 해변은 그야말로 보라색, 엷은 적갈색이고, 50미터 높이의 모래언덕 위의 수풀더미는 감청색이었어. - 487

 

내 작업에 꾸준히 정진할 때야말로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는 유일한 시간이지. - 524

 

나의 그림으로, 나는 음악처럼 사람을 위로해주는 무엇을 말하고 싶어. - 592

 

! 사랑하는 벗, 그림에서 성취한다는 것은...슬픔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는 예술을 만드는 것이네! - 652

 

그래 여기 돌아와서 다시 일을 시작했어. 그러나 붓이 손에서 떨어져 내릴 것 같더구나. 그래도 자신이 바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다시 3점의 큰 캔버스를 그렸어. 불안한 하늘 아래 펼쳐진 거대한 밀밭이야. 나는 명료한 정신으로 극도로의 슬픔과 고독을 표현하고자 노력했어. - 7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