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괴로움, 힘겨움, 답답함...
<목로주점>의 제르베즈에게는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았을까요
천날만날 술 먹고 들어와서 아내를 두들겨 패고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는 남편/아빠를 둔 여성과 아이들에게는.
마음대로 이동도 하지 못하고 언제 이스라엘이 폭탄을 날릴지 모르는 곳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이 책은 스트레스에 관한 것입니다.
스트레스가 우리의 신체나 면역계, 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불안이나 우울증을 만드는지
그런 것들과 관련된 신경계나 호르몬의 작용 등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스트레스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고
그것을 통해 우리의 뇌와 신경계, 호르몬이 이렇게 움직이는구나 싶었습니다.
로버트 새폴스키, <스트레스:당신을 병들게 하는 스트레스의 모든 것>, 사이언스북스, 2017
최근 우리를 괴롭히는 질환들에 대한 의학적 인식에는 혁명적인 변화가 있었다. 예를 들면, 신체와 정신의 상호작용에 대한 인식, 감정과 성격이 실제로 신체의 모든 세포의 기능과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우리를 다른 사람에 비해 질병에 취약하게 만드는 스트레스의 역할, 우리 중의 일부가 스트레스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에 관한 것 그리고 질병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질병을 앓고 있는 인간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결정적인 견해가 그러한 것들이다. - 8
성격, 감정, 생각들이 신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반영하고 또 거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감정과 생태가 광대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깨달음에 따른 가장 흥미로운 현상의 하나는 극도의 감정적 불안이 우리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에게 친숙해진 “스트레스가 병을 유발한다”라는 말에서 보듯, 의학의 결정적인 변화는 천천히 손상이 축적되는 여러 질병들이 스트레스 때문에 유발되거나 훨씬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왔다...스트레스 생리학, 즉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들에 신체가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 분야가 생겨났다. - 21
만약 당신이 살기 위해 달리는 얼룩말이거나 먹이를 잡기 위해 달리는 사자라면, 그런 단기적 신체의 위급 상황을 처리하기 위한 당신 신체의 생리적 반응 매커니즘은 훌륭하게 적응되어 있다. 지구에 사는 거의 대부분의 동물들에게, 스트레스는 내가 죽느냐 네가 죽느냐가 걸린 단기적인 위기이다. 우리가 가만히 앉아서 스트레스를 주는 일들에 대해 생각을 하기만 해도 똑같은 생리적 반응이 작동된다. 그러나 이런 일이 만성적으로 일어난다면 이는 재앙이 될 수 있따. 우리가 급격한 신체적 위기 상황에 반응하기 위해 진화된 생리 체계를 너무 자주 작동시켜서라기보다는, 집세나 인간 관계, 승진 등을 걱정하며 몇 달씩 작동시킨 체계 때문에 스트레스 관련 질환이 생긴다는 수많은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 - 25
‘스트레스’란 신체의 항상성을 깨뜨릴 수 있는 외부 세계의 어떤 것을 말하며, ‘스트레스 반응’은 항상성을 재정립하기 위해 신체가 하는 일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 자신과 병에 걸리는 것을 걱정하는 인간의 성향을 고려해 보면, 스트레스라는 개념을 단순히 항상성의 균형을 깨뜨리는 것에서 더욱 확장할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예감’일 수도 있다. 때때로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정도로 현명하며, 단지 예감만으로도 마치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과 같은 강한 스트레스 반응을 작동시킬 수 있다.
...
우리가 아무 이유 없이, 또는 어찌할 수 없이 생리적 혼란에 빠져 스트레스 반응을 작동시킬 때, 우리는 이것을 ‘불안’, ‘신경증’, ‘편집증’, ‘불필요한 적개심’이라고 부른다.
...
이것이 가장 놀라우면서도 보편적인 스트레스 반응의 특징이다. 각종 신체적 재앙은 물론이지만 단지 그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생리적 체계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26~28
이 확장된 구조 속에서는, 스트레스란 신체의 신항상성을 깨뜨리는 모든 것을 일컬으며, 스트레스 반응은 신체가 신항상성을 되찾으려는 시도라고 정의할 수 있다. 즉 특정 호르몬의 분비, 다른 호르몬들의 억제, 신경계 특정 부위의 활성화 등을 말한다. - 32
스트레스 반응의 뚜렷한 특징 중의 하나는 저장 부위로부터 신속하게 에너지를 동원함과 동시에 더 이상 에너지가 저장되지 않도록 억제하는 것이다. 지방 세포, 간, 근육에서 넘쳐 나온 포도당과, 가장 단순한 형태의 단백질 및 지방들은 목숨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근육에 쏟아져 들어간다.
만약 신체가 모든 포도당을 동원하고 있다면 이를 주요 근육에 가능한 한 빨리 전달해야 할 필요도 있다. 즉 산소와 영양분을 더 많이 수송하기 위해 심박수, 혈압, 호흡량이 증가하게 된다. - 33
셸리 테일러...그녀는 투쟁-도피 반응은 남성들이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이며, 여성보다는 남성에 대해 연구하는 과학자들(주로 남성 과학자들)의 오래된 편견으로 인해 필요 이상으로 강조된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테일러는 스트레스 반응의 생리학은 여성에서 매우 다를 수 있으며, 이는 대부분의 종에서 암컷은 전형적으로 수컷보다 덜 공격적이고, 돌보아야 하는 새끼가 있기 때문에 때때로 도피할 수가 없다는 사실이 그 근거라고 설득력 있게 주장하고 있다.
...
여성의 스트레스 반응은 투쟁-도피라기보다는 ‘보살피고 어울리는 것’, 즉 새끼를 돌보고 사회적 협력 관계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것이다...성별에 따라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식이 놀라울 정도로 다른데, 많은 부분이 사회적 협력 성향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이는 테일러의 관점을 지지하고 있다.
...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은 ‘보살핌’과 ‘어울리기’라는 주제에 더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 뇌하수체 호르몬은 다양한 포유류 암컷들이 출산후 새끼를 각인(刻印, 출생 후에 새끼나 어미를 마음속에 깊이 새기는 것-옮긴이)하도록 하고, 젖의 생산을 촉진하며, 모성 행동을 조장한다.
...
여성이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 옥시토신이 분이된다는 사실은, 스트레스가 단순히 사바나를 가로질러 미친 듯이 달리도록 준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사회성에 더욱 이끌리도록 만들기도 한다는 생각을 지지하고 있다. - 63
수컷 원숭이들로 어떤 사회 집단을 만들면, 원숭이들은 며칠에서 몇 개월에 걸쳐 서열상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알게 된다. 일단 안정적인 지배 서열이 확립되면, 누구나 가장 원치않는 위치는 바닥일 것이다. 그 위치는 가장 많은 신체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뿐 아니라...정신적 스트레스도 가장 많이 받게 된다...이 동물들에서는 자주 동맥 경화성 침착물이 생기고, 동맥들이 막히게 된다. 동맥 경화증이 스트레스 반응에 의해 과도하게 활성화된 교감 신경계 땜누에 일어난다는 증거가 있으므로...
....
카플란은 다른 집단의 원숭이들도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모든 원숭이들을 매달 새로운 집단에 넣어 지배 체계를 끊임없이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면, 원숭이들은 항상 긴장 상태에 빠져 다른 원숭이와의 관계에서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확실히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환경에서 스트레스와 관련된 행동이나 호르몬 지표를 가장 많이 나타내는 것은, 보통 가장 호전적이면서 끝없이 바뀌는 서열에서 최고의 위치를 불안정하게 유지하는 원숭이들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동맥 경화증이 많이 생긴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 78
어린 시절이란 무엇인가? 세상의 속성에 대한 평가를 결정하는 시기이다. 예를 들면, 물체를 놓으면 위로 올라가지 않고 아래로 떨어진다는 사실이나 물체가 무엇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기이다. 또는 관념적으로 “엄마가 잠깐 없어지더라도 다시 돌아온다. 왜냐하면 엄마는 항상 돌아오니까”라고 생각하는 시기이다.
때때로 이 평가는 우리가 세계를 보는 관점을 영원히 결정한다...예를 들어 어렸을 때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남은 일생 동안 우울증에 걸릴 위험도가 증가한다. 이는 미처 성숙하지 않은 어린 시절에 인생의 속성에 관한 깊은 정서적 교훈, 즉 세상에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무서운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배운 결과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태아 때로부터 시작하는 성장기에 우리의 신체 역시 세상의 속성에 관해 학습하고, 평생 외부 세계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결정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리고 성장 과정에 특정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 몇 가지 ‘결정’들이 평생 동안 일부 질병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기근이 들었을 때에 임신한 여성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임신 후반부에 태아는 외부에 얼마나 풍부한 음식이 있는지를 ‘학습’한다고 밝혀져 있다. 따라서 기근은 태아에게 “이런, 밖에는 먹을 것이 별로 없군. 아무리 소량이라도 악착같이 저장해 놓아야겠군”이라는 교훈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이렇게 태아 때에 대상의 일부가 영원히 변해 버리는 것을 대사의 ‘각인’ 또는 ‘편성’이라고 한다. 그 후 이 태아는 영원히, 소비하는 음식을 저장하고 식사에 들어 있는 귀중한 염분을 남김없이 흡수하는 데 능숙해지는 ‘절약성’ 대사 경향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일생을 통해, 심지어 노년에 이르기까지, 나머지 모든 조건이 같다고 하더라도 이 개체에서는 고혈압, 비만,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 그리고 심장 혈관계 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
태아의 영양 상태와 그 후 평생에 걸친 대사 및 심혈관 질환과의 관계는 영국 사우댐턴 병원의 역학자 데이비드 바커가 처음으로 보고했다. 이는 현재 ‘성인 질병의 태아기 기원설’로 알려져 있으며,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 146
지난 10여 년간의 수많은 문헌들이, 임신 중의 쥐에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가하면, 그 새끼들이 일생 동안에 걸친 생리학적 변화를 초래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쉽게 태아의 순환계로 통과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어머니로부터의 스트레스 신호를 탐지할 수 있다.
...
그 결과는? 스트레스가 많은 세상에 대비를 하게 된다. 즉 다량의 당질 코르티코이드를 분비하는 경향으로 변하는 것이다.
...
임신 중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어미 쥐의 새끼들은 커서 불안해진다.
..
태아기에 스트레스를 받은 쥐들은 커서 밝은 빛을 받으면 몸이 굳어지고, 새로운 주변 조건을 학습하는 일에 어려움을 보이며, 미친 듯이 배변을 한다.
...
불안은 뇌의 편도라는 부위를 중심으로 일어나며, 태아기에 겪은 스트레스가 일생 동안 불안해지도록 하는 특성을 편도에 각인시키는 것이다. 편도가 더 많은 당질 코르티코이드 수용체를 가지게 되어, 즉 당질 코르티코이드에 대한 감수성이 더 증가하여, 불안을 매개하는 신경 전달 물질이 많아지고, 불안을 감소시키는 뇌의 화학 물질에 대한 수용체가 감소한다. - 149~152
태아기에 스트레스를 받은 설치류는 자라서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핵심 부분에서 신경 세포끼리의 연결이 적어지고 늙어서 기억 장애가 심해진다. 사람 이외의 영장류에서도 신경 세포가 적게 형성되고 기억의 문제가 발견된다. - 152
우선 새끼 쥐가 가장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사건은 무엇일까? 바로 어미 쥐로부터의 격리이다.
...
모성 결핍은 태아기 스트레스와 비슷한 결과, 즉 스트레스를 받을 동안의 당질 코르티코이드 수준의 증가와 스트레스 종료 시의 회복 장애를 초래한다.
...
어미 쥐가 무관심하다면 어떻게 될까? 맥길 대학교의 마이클 미니는 관심이 많은 어미와 무관심한 어미를 가진 쥐들의 장기 경과를 살펴보았다. 무엇으로 관심을 측정하는가? 돌보는 것과 핥아 주는 것이다. 어미가 거의 핥아 주거나 돌보아 주지 않는 새끼들은 모성 결핍인 새끼들과 마찬가지로 당질 코르티코이드 수준이 높은 쥐로 자란다.
...
몇 가지 연구는 어릴 때 부모를 사별하면 생애를 통해 우울증에 걸릴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것것을 보여 주고 있다.
...
어렸을 때 스트레스를 받았던 동물에서는 대장이 스트레스에 대해 반응할 때 비정상적일 정도로 수축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비슷한 동물실험도 있다.
...
학대를 받은 아이들 역시 이와 비슷하게, 당질 코르티코이드 수준이 높고, 가장 진화된 뇌 부위인 전두엽의 크기와 활성이 저하되어 있었다. - 155
스트레스가 성장을 억제하는 과정...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식사량이 충분하고, 눈에 띄는 질병도 없으며, 영양분을 가로채는 장내 기생충도 없다. 아무도 기질적인 원인을 알 수가 없다. 그런데도 키가 크지 않는다. 이런 증례의 여자 아이는 무엇인가 정서적 무관심이나 정신적 학대와 같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후군을 스트레스성 왜소 발육증, 또는 심리 사회성 또는 심인성 왜소 발육증이라고 부른다.
...
이 증후군은 극히 드물다. 계부에게 끊임없이 고통을 당하고 심리적으로 위협을 받는 아이들에게서나 나타난다. 경찰이나 사회 복지사가 문을 부수고 들어갈 때까지, 몇 개월씩 벽장 속에 갇혀서, 문 밑의 틈으로 넣어 주는 접시로 식사를 하던 아이들 말이다.
...
그리고 대개는, 그 교과서에 나란히 실린 다음 사진을 보고 놀라게 된다. 환경이 달라지고 몇 년이 지난 후의 같은 아이의 사진(또는 어떤 소아 내분비 학자의 표현에 따르면 ‘부모 절제’ 수술을 시행한 후의 사진)이 실려 있다. 멍은 사라지고, 아마도 의식적으로 짓고 있는 미소에, 훌쩍 키가 자라 있다. 장골의 끝이 닫혀 성장이 멈추는 사춘기 후기가 되기 전까지 스트레스가 해소되기만 하면 어느 정도 ‘따라잡기’ 성장이 이루어질 잠재력이 있다(그렇지만 작은 키와 인격 및 지성 발달의 지연은 대개 어른이 될 때까지 지속된다).
...
적절한 성장과 발달은 단지 적당한 칼로리를 섭취하거나 따뜻하게 해 주는 것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
스트레스성 왜소 발육증은 순환계 속의 성장 호르몬의 수준이 극히 낮다는 특징을 보인다.
...
성장의 근본적 양상에 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사랑하는 사람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가를 기준으로 소년의 장골에 얼마나 많은 칼슘이 쌓일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우리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 온몸에 분포하는 개개의 세포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이 아동들의 경우에 성장 호르몬이 감소한 이유는 무엇일까? 성장 호르몬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데 뇌하수체는 뇌의 시상 하부의 조절을 받는다. 시상 하부는 성장 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하는 호르몬과 억제하는 호르몬을 분비함으로써 조절한다. 스트레스성 왜소 발육증은 이 억제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된 결과인 것처럼 보인다.
...
합성 성장 호르몬을 주사하더라도 성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일부 스트레스성 왜소 발육증 아동들은 높은 당질 코르티코이드 수준을 보여주는데, 이 호르몬은 성장 호르몬의 분비를 감소시킬 뿐 아니라 성장 호르몬에 대한 신체의 반응을 무디게 만든다.
스트레스성 왜소 발육증 아동들은 소화 기능에 문제가 있는데, 그럴 경우 장에서의 영양분 섭취에 지장이 있다. - 157-164
정상적으로 성장을 자극하는 것은 어미의 냄새일까? 어미의 젖에 들어 있는 무엇일까? 어미가 없으면 추워서 그런 것일까? 어미가 자장가일까? 연구자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즉 어미의 소리를 들려주거나 어미의 냄새를 펌프로 우리 속에 흘려 보내 주거나, 어미와 똑같이 생긴 대용물을 보여 주면서 모든 가능성들을 확인했다.
결국 부족한 요소는 ‘신체 접촉’, 그것도 능동적인 신체 접촉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새끼 쥐를 어미와 격리하면 성장 호르몬 수준이 급격히 감소한다. 새끼와 어미를 접촉시키더라도 어미가 마취된 상태라면 성장 호르몬은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 그러나 어미처럼 새끼를 만져 주거나 적절히 돌보면 새끼의 성장은 정상화된다. 이와 비슷한 설정의 다른 연구에서도 낳은 지 얼마 안 된 쥐를 만져 주면 성장이 빨라지고 체격도 커지는 것이 관찰되었다.
...
연구자들이 신생아 병동의 미숙아들을 조사한 결과, 미숙아들은 거의 무균상태에서 실컷 먹으며 보호받고 있지만 신체 접촉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필드와 동료들은 신생아실에 들어가 아기들을 만져 주기로 했다. 하루 세 번, 15분씩 아기들의 몸을 문지르고 사지를 움직여 주었다.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아기들의 성장 속도가 50퍼센트나 증가했고, 더 활동적이고 또렷해졌으며, 더 빨리 자랐고, 만져 주지 않았던 미숙아들보다 1주일이나 앞서 퇴원했던 것이다. 만져 준 아기들은 몇 달 후에도 만져 주지 않았던 아기들에 비해 상태가 좋았다.
...
신체적 접촉은 영아의 가장 중요한 경험 중의 하나이다. 스트레스라고 하면 어떤 개체에 주어지는 여러 가지 불쾌한 사상들이 머리에 떠오르기 쉽다. 그러나 때로는 어떤 필수적인 것을 주지 않는 것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신체 접촉의 결핍은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스트레스의 하나인 것 같다. - 166
스트레스성 왜소 발육증은 환경이 달라지면 회복될 수 있다. - 173
적절한 생물학적 발달을 위해서는 뭔가 사랑과 비슷한 어떤 것이 필요하며, 이것의 결핍은 우리가 겪는 건 중에서 가장 아프고 고통스러운 스트레스이다. 과학자, 의사 및 기타 관찰자들은 때때로 개체 또는 조직이 성장, 발달하는 일상의 생물학적 과정에서의 사랑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다.
...
모든 전문가들은 애정이 발육에 필요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이들을 올바르고 독립적인 시민으로 키우는 데 방해가 되는 나약하고 잘못된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
행동주의 학파는 동물이나 사람의 행동이 매우 단순한 규칙에 따른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개체가 어떤 행동을 빈번하게 하는 것은 과거에 그에 따른 보상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생체가 어떤 행동을 별로 하지 않는 것은 보상을 받지 못했거나 그 행동으로 인해 오히려 벌을 받았기 때문이다.
...
아이들은 왜 어머니를 따르는 걸까? 어머니가 먹을 것을 주기 때문이다. 행동주의자들에게는 이것이 분명한 해답이었다. 그들은 어머니에 대한 애착이 오로지 음식에 의한 긍정적 강화 메커니즘을 통해서만 일어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새끼 원숭이들은 달랐다. 그들은 타월 천으로 만든 어미를 택했던 것이다. 이 결과는 영양 섭취의 균형을 잡아 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그들은 어머니가 그들을 사랑해 주기 때문에, 또는 최소한 그들이 달라붙을 수 있는 부드러운 존재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 할로는 “사람은 우유만으로는 살 수 없다. 사랑이란 꼭 젖병이나 숟가락일 필요가 없는 감정인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 178
어떤 종의 수컷들은 집단의 새끼들을 조직적으로 살해하여(이것은 ‘경쟁적 영야 살해’라고 부르는 현상인데, 원숭이 종의 대부분과 사자에서 관찰할 수 있다) 전 우두머리의 자손을 감소시키려 든다. 새끼들이 죽고 나면, 수유를 중단한 암컷들이 곧 배란을 하게 되고 교미가 가능하게 되므로 새로운 수컷에게는 더욱 편리한 상황이 된다.
...
전형적으로는 자신과 자신에 가까운 친척의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서 행동한다. 야생마나 개코원숭이 같은 동물의 경우에는 수컷이 임신한 암컷을 조직적으로 괴롭혀서 유산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같은 이치이다. - 209
이제 신경계와 면역계가 분리되어 있다는 고정관념은 사라졌다. 자율 신곙계는 궁극적으로는 순환계로 들어가게 되는 면역계 세포들이 저장되어 있는 조직 속으로 신경을 보낸다. 나아가 면역계의 조직은 뇌의 조절을 받는 송과체에서 분비되는 모든 흥미로운 호르몬들에 감수성을 가진다(즉 그에 대한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 그 결과로 뇌는 면역계의 여러 가지 일에 간섭할 수 있는 커다란 잠재 능력을 가지는 것이다.
뇌가 면역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장미꽃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 앞에서 가짜 장미를 흔들어 대면 이 장미가 가짜라는 것을 모르는 상황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했던 한 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전문적인 배우들을 모아서 하루는 우울한 장면을 종일 연기하도록 하고, 다른 하루는 즐겁고 신나는 장면을 종일 연기하도록 시켰다. 그러자 전자에서는 먼역 반응이 저하되었고 후자에서는 증가했다.
...
만약 가짜 장미를 보거나 인종적으로 향을 낸 음료가 면역 기능을 변화시킨다면 스트레스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도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 215
스트레스를 받고 난 후 몇 분, 즉 약 30분 동안은 우리의 면역이 획일적으로 억제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면에서 항진된다는 것이 판명되었다...앞으로 몇 주일에 걸쳐 항체를 증가시킬 일부 면역계를 활성화하는 것보다 당장 도움이 되는 면역계의 부분을 시급히 활성화하는 것이 더 이치에 맞는 것이다.
,,,
그리고 이제 우리는 양날을 가진 칼의 다른 한쪽, 즉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될 때에 대비해야 한다. 한 시간 정도를 경계로, 그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당질 코르티코이드와 교감 신경의 활성은 면역을 억제하는 반대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한다...오래 지속되는 심한 스트레스나 정말로 많은 당질 코르티코이드에 노출되었을 때에만 면역계가 기준선으로 돌아가는 데 그치지 않고, 면역 억제라고 부를 만한 범위로 떨어지는 것이다. - 228
사회적 관계가 부족한 사람일수록 평균 기대 수명은 짧아지고 각종 감염성 질환이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의학적으로 유익한 관계는 결혼, 친구와 친척, 교회 동료들과의 사귐, 또는 다른 그룹 활동에의 참가 등의 형태를 띠고 있다.
...
이 관계는 무엇을 설명해 주는 것일까?..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은 욕구 불만을 표출하거나 사회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것은 스트레스 반앙의 만성적 활성화를 초래한다. 면역 억제를 초래한다. 더 많은 감염성 질환에 걸린다.
...
한 연구에 따르면 외로울수록, 사회에서 더 소외된 개인일수록 백신에 의한 항체 형성 반응이 저하되어 있다. - 243
‘잠복’이란 일단 우리 몸의 일부 세포를 뚫고 들어온 바이러스가 우리 세포의 DNA 옆에 숨어서, 스스로를 복제하여 증식하지 않고 한동안 동면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의 견해로는 무언가가 동면 중인 바이러스가 잠복에서 깨도록 촉발하면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된다고 한다.
...
숙주의 면역계가 느슨해질 때를 기다렸다가 재빨리 또다시 복제를 감행한다. 그렇다면 면역계가 언제 가장 느슨해지는가? 그렇다. 모든 종에서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 헤르페스 같은 잠복 바이러스가 재발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보고 되고 있다. - 250
...
결국은 교육도 못 받은, 신경 세포 속에 뭉쳐 있는 DNS 몇 줄에 불과한 잠복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어떻게 우리가 면역이 억제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느나?
...
헤르페스가 우리 면역계의 기능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다. 헤르페스는 이 목적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주는 다른 어떤 것, 당질 코르티코이드 수준을 측정하는 것이다. 헤르페스의 DNA는 상승된 당질 코르티코이드 신호에 민감한 부분을 포함하고 있어서, 그 수준이 올라가면 DNA에 있는 센서가 잠복에서 빠져나오도록 하는 데 관련된 유전자를 활성화한다. - 250
사람의 경우에 대부분의 암은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라 유전적 요소에서, 또는 주위의 발암 물질에 노출됨으로써 생긴다.
....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과거력이 후일 암이 발병할 위험도와 상관이 있는가?
...
대장암에 대한 앞서의 두 보고 외에는, 스트레스가 암의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견해를 지지하는 이론이 없다(그리고 이 결론은, 사람에서 가장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되어 왔던 수많은 유방암에 관한 연구들을 포함한 것이라는 것을 꼭 밝혀 두고 싶다)
...
스트레스는 우리가 암에 걸리는 것과 무관하다고 치자. 그렇지만 알단 암이 되고 나면, 스트레스가 암의 성장을 가속시켜서 이 병으로 사망할 확률을 높이지는 않을까? 또 스트레스를 줄여 주면 암의 성장이 느려져서 생존 기간을 연장할 수 있지 않을까?
...
과잉의 스트레스 반응을 가진다는 것으로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짧아지는 것을 예견할 수 있는가? 아니다. 스피겔의 전이성 유방암 환자 집단을 추적한 이에 관한 가장 정밀한 후속 연구에 따르면, 진단 당시의 높은 당질 코르티코이드 수준과 환자의 생존 기간 사이에는 관련이 없었다.
따라서 정신 사회학적 중재가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수준을 저하시키지만, 당질 코르티코이드 수준이 높은 환자가 생존 기간이 짧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는 증거는 거의 없다. 그렇지만 정신 사회학적 지원을 많이 받는 환자가 면역 기능이 좋은 것은 사실일까? 그럴 것 같다. 사회적 지원을 많이 받거나 어떤 종류의 집단 요법을 받는다고 응답한 환자들에서 자연 살해 세포의 활성이 높았던 것에 비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응답한 유방암 환자들에서는 자연 살해 세포의 활성이 낮았다. 이러한 면역학적 변화가 생존 기간의 변화와 상관이 있는 것인가? 아마도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이런 종류의 연구들에서 어떤 사람의 자연 살해 세포의 활성으로 생존 기간을 예측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
우리가 가진 것은 엄청나게 재미는 있지만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와 같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과거력과 암의 발생 또는 암의 재발 사이에는 실제로 아무 연관이 없는 것 같다.
...
정신 사회학적 중재가 어디에 유효할 것인가 하는 점을 고려할 때, 정신 신경 면역 경로로 그 효과를 설명하기는 어렵고, 그와는 다른 생활 양식, 또는 치료에 대한 협력과 같은 대체 경로가 중요하다고 믿을 만한 그럴듯한 이유들이 있다.
...
만약 긍정적인 사고로 암을 예방하거나 치유하는 능력이 생겼다고 잘못 믿고 있었다면 암으로 죽어갈 때가 되어서야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고 한탄하게 될지도 모른다.
...
시겔의 대표작인 <사랑, 의학, 그리고 기적>의 전제는 면역계를 자극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사랑이며, 기적적인 치료는 사랑을 할 수 있는 요기를 가진 환자에게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
이 책이 전제하고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암은 사람의 정신 사회학적 요인들에 의해 생긴다. 둘째, 암(내가 보기에는 어떤 병이라도 관계가 없다)은 환자가 충분한 용기, 사랑, 정신력을 갖추고 있으면 나을 수 있따. 셋째, 환자가 낫지 않는 것은 이런 훌륭한 성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
중세 이후 질병이 자연에 있어서의 배덕자背德者라는 철학적 사고가 있었으므로, 병은 신이 벌을 내린 것이라고 여겨졌다. 이런 생각에 집착한 사람들은 세균, 감염, 신체의 역할 등에 관해 전혀 몰랐던 것이 분명하다.
...
어느 연구에서 유방암 환자들에게 무엇 때문에 암에 걸렸다고 생각하느냐고 설문 조사를 했따. 수백 명의 응답자들이 유전, 환경, 호르몬, 식사 그리고 외상 등을 꼽았다. 그런데, 단연 크게 차이가 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스트레스였다.
...
단지 손을 마주 잡고 노래를 부른다고 모든 전쟁을 없앨 수는 없다. 또 배고픔은 단지 기아가 없는 세상을 보여 줌으로써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현대인의 건강에 나쁜 것 모두가 스트레스 때문인 것은 아니다. 또 스트레스를 줄이고 용기와 사랑과 정신력이 충만한 건강한 생각을 한다고 해서, 최악의 의학적 악몽들을 모두 고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 255
우리 인간들도 욕구 불만의 배출구가 있으면 스트레스에 잘 대처할 수 있다. 주먹으로 벽을 치거나 달리기를 한다거나, 취미에서 위로를 얻는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이런 배출구를 상상하는 것만으로 어느 정도 위안을 얻는다.
...
효과적인 배출구의 요점은 그것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주의를 돌리게 만들 수 있느냐에 있다. 그러나 분명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긍정적인 것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옛날에 우리를 화나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주었던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인생에 도움이 되었다고 기억된 것이라야 한다.
...
스트레스 반응은 신체가 ‘바로 지금’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연소시키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정신적 스트레스 역시 아무런 신체적 원인이 없는데도 신체에게 거의 같은 일을 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운동은 결국 신체가 이미 준비했던 배출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 379
스트레스로 인한 ‘치환 공격’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치환 공격은 영장류의 전매 특허이기도 하다. 싸움에서 진 수컷 개코원숭이가 욕구 불만에 차서 주위를 서성거리다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자기보다 낮은 서열의 수컷을 공격한다.
...
이 수법에는 사람도 꽤 능숙하다. 우리가 스트레스에 관련된 질병이 문제가 될 때, 이런 현상을 기술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 있다. “그는 궤양이 생기지 않는 종류의 인간이야. 대신 남의 궤양을 만들어 주지” - 381
다른 개체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스트레스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우리 지구의 장래를 위해서도 치환 공격보다는 더 나을 것 같은 또 다른 방법이 있다....영장류를 불쾌한 상황에 놓아두면 스트레스 반응을 나타낸다. 이 개체를 다른 영장류가 가득 방에 집어넣고 같은 스트레스를 가하면, 이 개체는 남에게 의존한다. 만약 이 개체가 다른 영장류들을 전혀 모른다면 스트레스 반응은 악화된다. 그러나 그들이 친구들이라면 스트레스 반응이 감소한다. 사회적 지원망, 즉 어깨에 기대어 울 수 있게 해 준다거나, 손을 잡아 준다거나, 내 말을 귀기울여 들어 준다거나, 나를 돌보아 준다거나, 괜찮을 거라고 위로해 주는 그런 관계가 도움이 된다.
...
넓은 지역 사회 차원의 지원도 존재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소수 인종에 속한다면, 인근 주민들 중에 같은 인종이 적을수록 정신병의 발명, 정신병으로 인한 입원. 자살의 위험도가 증가한다. - 381
예측 가능성은 스트레스를 완화시킨다. 경고음을 드는 쥐는 두 가지 정보를 얻게 된다. 언제 무서운 일이 일어나는지를 학습한다. 나머지 시간에는 무서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므로 긴장을 풀 수 있다. 그러나 경고음이 들리지 않는 쥐는 항상 언제 다음 충격이 닥칠지 모르는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
예측 가능성이 도움을 주는 또 다른 일례로는, 생체가 예측 가능한 스트레스를 반복해서 겪게 되면 결국은 거기에 익숙해진다는 것이다. 생리학적 신항상성을 무너뜨리는 스트레스라고 하더라도, 수십번 반복되면 익숙해져서, 예측이 가능한 스트레스가 되고, 결국은 스트레스 반응응이 작아지게 되는 것이다.
...
나치가 영국에 전격적인 폭격을 감행했을 때 런던은 매일 밤 어김없이 두들겨 맞았다.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한편, 교외에서는 폭격이 뜸해서 1주일에 한 번 정도였다. 스트레스는 적고, 예측 가능성은 떨어졌다. 이 시기에 궤양 환자가 늘어났다. 어디서 많이 생겼을까? 교외의 인구 집단이었다.
...
의사의 “두 번만 더 하면 끝나요”라는 말은 두 번째 드릴이 멈추는 순간 우리의 긴장을 풀어 준다....우리에게 적절한 정보가 주어진다면 통증이 오는 동안의 스트레스 반응도 감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384
통제를 ‘행사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
“나는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 나에게 많은 것을 기대한다. 그런데 그 과정을 거의 통제할 수 없다”
..
직업적인 통제의 상실...과정에 대한 통제의 상실이 스트레스가 된다. 일하는 속도는 얼마여야 하며, 그 속에는 얼마나 융통성이 주어지는가, 어떤 설비가 있으며 그것을 얼마나 마음대로 쓸 수 있는가, 그 당국자는 얼마나 권위주의적인가?
...
통제라는 변수는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얻을 수 있는 보상을 자신이 통제하는 것이 그것을 공짜로 얻는 것보다 바람직하게 느낀다는 연구도 있다. 극단적인 예를 하나 들자면, 비둘기도 쥐도, 주는 먹이를 그냥 먹는 것보다 자기가 레버를 눌러 먹이를 얻는 것을 좋아한다. - 389
조앤 실크는 영장류에서 우두머리가 지배를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공격 성향을 무작위적이고 잔인한 방법으로 구성원들에게 할당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것이야말로 공포 정치의 요체이다.
...
변화가 몹시 예측이 불가능하다면, 비록 그것이 좋은 방향의 변화라고 하더라도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심리 치료에서는 때때로 사람들이 왜 행복한 변화를 원하지 않고 현재의 알려진 고통 속에 안주하려고 하는지를 열심히 조사해야 할 경우가 있다) - 394
주요 우울증의 결정적인 특징은 즐거움을 잃는다는 것이다. 주요 우울증을 내 나름대로 정의 하자면 ‘유전적 또는 신경 화학적 장애의 하나로, 어떤 환경에 기인하는 강한 자극이 원인 되어 발생하며, 특징적 증상은 석양 노을조차 즐길 줄 모르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따.
...
우리의 일상은 실망이나 실패, 짝사랑 같은 것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들을 극복해 나가면서 때로는 커다란 기쁨을 맛보기도 한다.
...
우정, 성취, 섹스, 음식, 유머, 그 어떤 것도 아무런 즐거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다.
...
주요 우울증이 되면 깊은 슬픔과 큰 죄의식이 동반된다. 일상의 슬픔 중에 우리도 그런 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있고, 이를 우울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말하는 심한 우울증인 주요 우울증이 되면 절망에 빠져서 아무 일도 못하게 된다. 여기에는 예를 들면, 우울증의 원인이 된 어떤 강박적인 죄의식뿐만 아니라 우울증 자체에 대한-그로 인한 가족들의 고통, 우울증을 극복하지 못하는 것, 한번뿐인 인생을 이 따위 병으로 낭비한다는 것에 대한-강박적 죄의식처럼 복잡한 감정의 층들이 존재할 수 있다. 놀랍게도 전 세계에서 우울증로 자살하는 사람의 수는 매년 8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런 부류의 환자들에게는 슬픔과 죄의식이 망상이 되어 나타난다...우울증 환자가 품는 망상은, 사실이 왜곡되어 과대 또는 과소하게 해석되기 때문에, 사태를 심각하게 여기고 더욱 악화될 것으로 생각해 희망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그런 종류의 것이다.
...
망상적인 사고란 이런 것을 말한다. 분석과 평가의 배후에 있는 감정적 에너지가 비뚤어져서, 일상의 세계에 대해 두렵다, 점점 악화되고 있다, 나는 이래서 마땅하다고 해석하는 우울증적인 결론으로 이끌리게 된다.
...
환자들은 세계를 왜곡되고 부정적으로 보게 된다는 것...그들은 무엇인가에 낙담해 있을 뿐 아니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왜곡하여 보기 위해 더욱 그런 감정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술잔은 항상 반이나 비어 있는 것이다. - 405
그들에게 우울은 자신의 의지로는 도저히 빠져나갈 수가 없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향해 별것도 아닌 인생의 고민조차 처리하지 못하고 자기 자신에만 빠져 있다고 몰래 흉을 보는 사람도 있다(“왜 자기 자신도 주체하지 못하는 거야?”). 그러나 주요 우울증은 당뇨병과 같은 진짜 질병이다. - 410
만약 우울증 유전자(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반드시 우울증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분명 그렇지는 않다.
...
사람에게, 그것도 뇌나 행동에 관해 유전자가 필수적인 경우는 드물다. 유전자들은 취약성, 성향, 추세 등을 나타낸다. 이 경우에는 오직 어떤 특정한 환경, 즉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에서만 유전자들이 우울중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
유전자가 원인인 것이 아니라 유전자가 특정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다. - 436
학습성무원감學習性無援感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동물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다양한 사물에 대처하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무원감은 일상생활에도 미친다. 예를 들면 음식물을 얻기 위해 다른 동물들과 경쟁한다든가 사회적 공격을 회피해야 할 상황에서도 포기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 무원감이 충격을 받는다는 신체적 스트레스에서 오는 것인지, 아니면 충격을 조정할 수 없고 이를 예측할 수도 없는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오는 것인지 궁금할 것이다. 정답은 후자이다.
...
셀리그먼은 학습성 무원감에 빠진 동물은 우울증 상태에 있는 인간과 정신 면에서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
어떤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거기에 대처하기 위한 반응을 전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그렇게만 한다면 자신의 생활이 개선될 텐데, 그 간단한 일조차 하려고 하지 않는 우울증 여성 환자와 상당히 비슷하다. “나는 이제 너무 지쳤어. 그런 일은 내게 너무 무리야. 그리고 그렇게 해 봐야 어차피 나아지지 않을 거야...”
한편, 학습성 무원감에 빠진 동물은 인식에도 문제가 있다. 세상에 대한 지각 방식이나 사고 방식이 왜곡되는 것이다. 대처 반응을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것이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모르게 되는 것은 동물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절대로”라고 학습했다는 것이다. 만약 다시 통제 능력과 지배력을 획득할 수 있는 상태에 놓이더라도 이 쥐는 그 점을 인식하지 못한다. 이것은 언제나 잔이 반이나 비어 있다고만 생각하는 우울증 환자와 매우 비슷하다. 벡과 다른 인지 치료사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우울증의 많은 부분들은 어떤 무서운 일에 대한 반응과 그것의 과도한 일반화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상이 비뚤어져 보이는 것이다.
..
사람을 포기시켜 일반적인 무원감 상태에 빠지게 하는 데는 그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불쾌감을 약간만 가하면 된다.
...
엄청난 개인차....‘내재화된 통제점’, 즉 스스록 운명의 주인이라고 믿고 인생의 많은 부분을 스스로 통제하는 경향을 가지고 실험에 임했는지, 또 이와는 대조적으로, 누가 결과를 우연이나 행운으로 돌리려는 경향이 많은, 심하게 ‘외재화된 통제점’을 가진 학생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실험의 결과, 스스로 통제가 불가능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외재화된 학생이 훨씬 더 학습성 무원감에 취약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를 현실 세계로 옮겨 보면, 내재화된 통제점을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똑같은 정도의 외적 스트레스를 받아도 우울증에 덜 걸린다는 것이다. - 447~450
만약 배워야 할 결정적인 시기에 선생님이, 또는 감정이 발달하는 결정적인 시기에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들만의 특수하고 통제가 불가능한 스트레스에 우리를 노출시킨다면, 우리는 ‘나는 학습이 불가능하다거나, 나는 사랑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비뚤어진 믿음을 가지고 자라날 수 있다. 이를 보여주는 좋은 예로, 심각한 읽기 능력 문제를 가지고 있는 빈민가의 아이들에 관한 심리학적 연구가 있다. 그 아이들은 정말로 지능적인 문제가 있어서 읽지 못하는 것일까? 전혀 아니었다. 심리학자들은 아이들의 읽기 공부에 대한 저항을 한자를 가르침으로써 우회적으로 해결했다. 몇 시간 이내에 그들은 영어로 되어 있다면 읽을 수 없었을 더 복잡하고 상징적인 문장, 즉 한문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이 그동안 “너희들은 영어를 읽을 능력이 없다”라는 선입관에 사로잡힌 교육을 너무나도 잘 받아 온 것이 분명했다.
이러한 결과들은 사전에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스스로 통제가 불가능한 심한 시련이 닥칠 때에 주요 우울증이 촉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것으로 부모가 사망했거나, 이혼했거나, 부모에게 학대를 당하는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가 장차 우울증이 될 윟머이 높다는 일련의 현상을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 자신의 세계관을 형성하기 시작했을 때에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무서운 일을 체험하는 것만큼 무서운 교훈이 어디 있겠는가?
셀리그먼은 “우리의 모델에 따르면, 우울증은 일반화된 비관주의가 아니라, 자신의 기능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 나타나는 효과에 대한 특수한 비관주의”라고 쓰고 있다. 통제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우리는 무원감을 느끼게 된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기 때문에 삶의 의욕을 잃고, 사태가 호전되고 있는데도 그것을 확실하게 인식하지 못하며, 매사에 기쁨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 451
스트레스, 특히 통제가 불가능하고 욕구 불만을 해소할 방도도 없는 심한 형태의 스트레스는 사람에게서 일련의 해로운 변화를 초래한다. 인식적으로, 이것은 그 사람을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통제가 불가능하고 불만을 해소할 방도도 없을 것이라는 왜곡된 믿음, 즉 학습성 무원감에 빠뜨린다. 정서적으로는 쾌감 결여가, 행동은 정신 운동 지체가 된다. 신경 화학적으로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그리고 도파민 신호의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생리학적으로는, 다른 많은 변화 중에서도 특히 식욕, 수면 양상, 당질 코르티코이드 체계의 되먹이기 조절에 대한 감수성 등이 변화한다. 종합적으로 이런 일련의 변화를 주요 우울증이라고 부른다. - 453
불안이란 무엇인가? 지속적인 경계만이 효과적으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는 느낌, 걱정스럽고 병에 걸린 듯하며, 발 밑의 모래땅이 꾸준히 위협적으로 변화하는 듯한 느낌을 말한다.
...
일반적인 불안 장애는 말 그대로 일반화된, 즉 특정 사물에 초점이 맞춰진 공포증이다. 공황 발작의 증상은 감각 마비와 과호흡을 동반하는 불안이 폭발하여 교감 신경계가 극심하게 활성화되는 것이다. 강박 장애 증상은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산만한 행동을 끊임 없이 반복하며 그 분주함 속에 불안 자체를 묻어 버리려고 하는 것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서는 특정 외상이 불안의 원인이 된다.
...
공포는 경계하는 것이며, 어떤 현실적인 것으로부터의 도피를 필요로 한다. 불안은 걱정하고 예감하는 것으로, 상상을 통해 극대화된다. 우울증과 유사하게, 불안은 인식의 왜곡에 뿌리를 두고 있다. 불안해지기 쉬운 사람들은 위험을 과대 평가하고 나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
이들의 삶은 다른 사람들은 존재한다고 생각조차 하지 않는 문제들을 풀기 위한 구체적인 긴장으로 채워져 있다. - 474
포유동물에게는 선천적으로 불안을 느끼는 대상이 존재한다. 쥐에게는 밝은 빛이 그렇다. 육지의 동물이라면 공중에 매달려 있는 것이 불안하다. 거의 대부분의 동물들은 숨히 막히면 불안하다. 하지만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학습된 것이다. 아마 이들은 어떤 외상과 연관이 있거나, 우리가 이들을 어떤 외상과 연관된 사물과의 유사성에 근거하여 일반화하기 때문일 것이다.
...
이는 내재적 학습으로, 몸 속에서 특정한 자율 신경 반응이 조건화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습격을 받아 외상을 입은 한 여성을 생각해 보자. 그녀의 뇌는 습격한 남자와 비슷하게 생긴 남자를 볼 때마다 심장을 빨리 뛰게 만들도록 조건화되어 있다.
...
특정 유형의 얼굴을 보면, 그녀의 뇌는 교감 신경계를 활성화하도록 학습된 것이다. 조건 반사적 기억은 자신이 이를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이끌려 나온다. 그 여성은 혼잡한 파티에 참석해 좋은 시간을 보내던 중에, 갑자기 불안을 느껴 숨이 가빠지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데, 그녀는 전혀 영문을 모른다. 몇 초 후, 그녀는 바로 뒤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남자의 말투가 ‘그 남자’와 똑같다는 것을 깨닫는다. 몸은 그 유사성을 인식하기도 전에 반응하는 것이다. - 476
만약 만성 스트레스의 예를 보고 싶다면 빈곤을 공부하라. 가난하다는 것은 많은 신체적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근육 노동을 하고, 일과 관련된 사고의 위험성이 크다. 아마 두세 가지 피곤한 직업을 동시에 감당하기 위해 만성 수면 부족에 시달릴 것이다.
...
아픈 허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새 매트리스를 사거나, 관절이 아프지만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기에는 돈이 부족하고, 물론 굶주림 속에 빠져 있을 수도 있다....이런 목록에는 끝이 없다.
...
연구에 따르면, 실업이 건강에 해로운 효과를 보이기 시작하는 것은 해고를 당했을 때가 아니라, 해고의 위협이 처음 발생했을 때 나타난다.
...
가난한 일꾼들을 조사한 한 연구에 따르면, 그들은 항고혈압 약제인 이뇨제(이뇨를 통해 혈압을 낮추는 약)를 복용하라는 의사의 지시를 따르는 경우가 적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약을 복용할 때 원하는 만큼 자주 화장실에 갈 시간을 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예측 가능성의 결여에 대해 말하자면, 가난하다는 것은 스트레스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비축해 둔 자원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미래를 계획하기는커녕, 당장 일어나고 있는 일에 반응하는 데 급급하다.
...
빈곤은 현저한 탈출구의 결여까지 초래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생활에 조금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에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휴가를 고려한다거나, 운동용 자전거를 사거나, 클래식 기타 수업을 들을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통계적으로, 가난한 사람은 범죄가 많은 동네에 살 확률이 높으며, 그런 동네에서의 조깅은 머리카락을 곤두서게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야기할 것이다.
...
이는 SES/건강 경사가 실제로는 가난에 바탕을 둔 분배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이 분야의 결정적인 관점을 제기한다. 그것은 가난하다는 것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말하자면 가난하다고 느끼는, 즉 주위의 다른 사람들보다 더 가난한다고 느끼는 것에 관한 것이다.
...
일단 적당한 주거와 음식을 얻기 위해 걱정을 해야 하는 범주를 벗어나면, 가난한 것 자체보다는 가난하다고 느끼는 것이 더 나쁘다는 것이다. - 540~555
빈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의 열악한 건강에는 단지 돈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보다 훨씬 큰 다른 의미가 들어 있다. 이는 그렇게 많은 사회 구성원들을 아주 뒤에 남겨 놓는 것을 묵이하는 사회가 초래하는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
농경은 여분의 자원을 저장할 수 있게 만들었고, 이는 피할 수 없는 불공평한 축적을 초래하여, 사회의 층을 형성하고 계급을 만들어 냈다. 즉, 농경은 빈곤을 발명했던 것이다. 영장류와 인간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간이 빈곤을 발명했을 때, 그전까지는 영장류들의 세계에서 볼 수 없었던, 사회의 서열이 낮은 자를 복종시키는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567
환자들에게 진통제를 주고 언제 복용할지도 직접 결정하게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
암 환자와 수술 후 환자들은 대상으로 시험을 해 보았더니, 환자들이 자가 치료를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실제로, 진통제의 총 섭취량을 줄어들었다.
왜 사용량이 줄었을까? 고통 속에 침대에 누워, 시간도 확실치 않고, 자신이 부르는 소리를 간호사가 들었는지 아니면 호출에 대답할 시간이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이렇게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면, 환자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그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통제를 찾게 되는 것이다. 통제 능력과 예측 가능성을 재정립하고, 환자들에게 약물은 통증이 너무 심각해지는 경우에만 사용하는 것이라는 지식을 주면, 때때로 통증은 훨씬 더 관리하기 쉬워진다.
...
요양원이라는 환경은 이런 회피적이고 수동적인 경향을 악화시킨다.
...
한 연구에서는, 요양원 거주자들에게 일상적인 의사 결정과정에서 더 많은 책임을 부여했다...사람들은 더 활동적이 되었고, 더 많은 사회적 상호 작용을 벌이며, 설문에서 자신들이 더 행복해졌다고 답했다.
...
통제 능력과 예측 가능성은 도저히 손을 쓸 수 없을 것 같이 생각되는 불행한 상황에서도 도움이 된다. - 588~591
'사랑.평화.함께 살기 > 삶.사랑.평화-책과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셸리 테일러, <보살핌> / Shelley Taylor, <the Tending Instinct>을 읽고 (0) | 2018.11.11 |
---|---|
40년 친구에게 마지막 인사하는 침팬지 - 감감 (0) | 2018.11.03 |
극단 <진선미>, 셰익스피어, <바보 리어>를 보고 (0) | 2018.10.06 |
셰익스피어, <리어왕>을 읽고 (0) | 2018.10.06 |
애드리언 브로디 - <디태치먼트>를 보고 (0) | 2018.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