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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티 프리단, <여성성의 신화>를 읽고

순돌이 아빠^.^ 2020. 9. 3. 11:20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 좋은 책입니다.

제가 경험해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경험할 일이 없는 것들이구요.

왜냐하면 제가 남자니까요.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굳이 돈 들이고 시간 들여서 책을 읽을 필요는 없겠지요.

내가 잘 모르는 거고 내가 경험해 보기 어려운 거니까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도 한 줄 한 줄 줄을 그어가면 책을 읽는 거구요.

 

어쩌면 태어나면서부터 많은 것들이 정해져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지 생물학적이고 성적인 차이에 의해서 말이에요.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시집이나 가라'라는 말을 하는 걸 본 적은 있어도 저보고 누가 '장가나 가라'라는 말을 한 적은 없어요.

저보고 가족들 밥과 옷과 이부자리를 잘 챙기는 것이 삶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을 하는 걸 들어본 적도 없고 그런 느낌을 받은 적도 없어요.

 

결혼이든 가족이든 그것이 누군가를 위축되게 하고 쪼그라들게 하고 꿈을 포기하게 하고 마음을 한없이 답답하게 하는 것이라면...

결혼이든 가족이든 만족감이나 평온함도 없이 의무감이나 두려움 때문에 억지로 버티는 것이라면...

 

여자로 태어났으니 여자답게 여성스럽게 살라고 하지도 말고 굳이 그렇게 살려고 하지도 말고

돌멩이가 아니라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가슴 설레는 일을 찾아 노력하고 도전하고 이룩하며 살면 좋지 않을까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천으로 온몸을 가리고 다니는 여성들을 본 적이 있어요

10대 중반이 넘으면 벌써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낳고 또 낳는 여성들을 본 적이 있어요

 

그런 것들은 과연 여성의 타고난 운명일까요

어떻게 사는 것이 서로가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길일까요

 

 

베티 프리단, <여성성의 신화>, 갈라파고스, 2018

우리가 아무리 주니어나 재니, 에밀리의 엄마로서, 아니면 B.J.의 부인으로서의 삶을 향유하더라도, 여전히 스스로 각자 고유한 권리를 지닌 사람이고자 하는 욕망이나 사상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별종이나 신경증 환자 정도로 취급받았다. 
...
아이들에게 땅콩버터 샌드위치를 만들어주는 것 이상으로 가치 있는 일이 인생에 있다고 여기거나...양말과 셔츠를 뽀얗게 빠는 게 최상의 경험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감추려 해도 드러나는 마음에 죄의식을 느끼면서도 말이다. 
...
감히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느라 아이들을 소홀히 한다면 죄책감을 느꼈다. 아무리 돈을 벌어야만 했더라도 말이다. - 16, 17

나는 우리가 우리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게 막는 것, 남편들의 아내나 아이들의 어머니가 아니라 사람 그 자체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갖게 만드는 이것에 대해 무엇이든 적당한 이름을 붙여야 했다. - 19

<여성성의 신화>를 쓰던 시절에 나는 성 평등을 향해 나아간 여성의 진보를 10년마다 역사적으로 조명한 자료를 본 적이 있는데, 이 자료에서는 여성과 남성이 평등할수록 성관계를 할 때 만족도도 증가한다는 통계를 보여주었다. 물론 평등 사이에는 더 많은 논점들이 존재하지만, 성 평등성이 행복하고 오래 지속되는 결혼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는 많다. - 36

여성들은 시인이나 물리학자, 사장이 되려는 여성들은 신경질적이고 여성스럽지 못하며 불행한 여성이니 가엾게 여기라고 배웠다. 진정으로 여성스러운 여자는 구식 페미니스트들이 쟁취하려고 싸운 직업이나 고등교육, 정치적 권리, 자주성, 독립의 기회 따위는 원하지 않아야 한다고 배웠다.
...
전문가 수천 명의 목소리는 여성다움과 순응, 그리고 새로운 성숙함에 갈채를 보냈다. 여성들이 할 일이라곤 아주 어린 나이에 남편을 만나 아이를 낳는 일에 자신들의 삶을 바치는 것이었다. - 62

종국에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진 독립적인 주체로서의 여성 주인공 자체가 사라져버린다. 여정의 끝에 있는 것은 공존이다. 이제 여성에게는 죄책감을 느끼며 숨겨야 할 독립적인 자아가 존재하지 않는다. 여성은 남편과 아이들을 통해서만, 또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서만 존재할 수 있다. - 114

우리 세대의 많은 여성들은 어머니를 사랑하면서도 어머니처럼 되고자 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들의 좌절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
이상스럽게도 딸은 사랑하는 여러 어머니들은, 내 어머니도 그런 분이었지만, 딸들이 자기처럼 자라기를 원하지 않았다. 딸들은 무언가 다른 것을 필요로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어머니들이 우리를 격려하고 고무할 때나 당시에는 여성들에게 열려있지 않던 직업에 대한 동경을 털어놓을 때조차, 어머니들은 우리가 어떤 인간이 될 수 있는지 가르쳐줄 수 있는 여성상을 제시하지 못했다. 기껏해야 자신들의 생활이 너무 공허하고 가정에 얽매여 있으며, 아이들과 요리하고 옷 만들고 카드놀이를 하고, 가끔 고아원을 방문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해줄 뿐이었다. - 135

스미스대학 동기들 중에서 40퍼센트가 일생을 걸고 하려는 자기 직업에 관련된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무서운 공허감의 위협에 시달리던 일부 졸업생들이 결혼을 통해 그런 공포를 면할 수 있게 되자, 그 동기들이 이들을 얼마나 부러워했는지도 기억이 생생하다. - 162

또 여섯 아이를 둔 어느 동창은 이렇게 말했다. "인생을 더 깊이 있고 창조적으로 발전시켜야 했어요. 19세에 약혼했는데, 지금은 그때 결혼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해요. 남편에게 온전히 헌신하는 것을 포함해 더할 나위 없이 완전한 인생을 기대한 나로서는 결혼이 결코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 대 커다란 충격을 받았죠."

일찍 결혼한 젊은 세대의 가정주부들 다수는 성장에 대한 외로운 공포를 결코 겪지 않았다. 자신들이 무엇을 선택하거나 일생 동안 하고 싶은 일을 계획하거나 미래에 대한 꿈을 가져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단지 남편과 아이들과 새로운 집이 남은 인생을 결정해줄 때까지, 수동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느끼면서 선택될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미처 알아보기도 전에 여성이라는 배역에 쉽게 빠져들고 만 것이다. - 163

나는 오늘날 여성 문제의 핵심이 성적인 것이 아니라 정체성에 대한 것, 즉 여성의 성장이 여성성의 신화 때문에 영속적으로 방해받고 기피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빅토리아 시대의 문화가 당시 여성들로 하여금 기본적인 성적 욕구를 인정하거나 충족시키지 못하게 했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의 문화 구조가 여성으로 하여금 인간으로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해 발전시키려는 기본적인 욕구, 즉 성 역할 따위로 제한될 수 없는 욕구를 인정하거나 충족시키지 몫하게 막고 있다.  - 163

미국에서는 처음부터 남자란 미래를 향해 자신을 던져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해왔으며...남성들이 이런 성장의 고통을 겪으면서 정체성을 찾아다니고, 또 결국에는 찾아내고야 마는 것이 미국에서는 늘 훌륭하고 옳은 일로 여겨졌다. 시골에서 자란 사내아이가 도시로 나가고, 양복장이의 아들이 의사가 되고, 에이브러햄 링컨이 독할을 했다는 이야기는 단지 가난뱅이가 부자가 된 이야기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 166

여성은 변함없어야 한다. 여성은 어린애 같아야 한다. 여성이 있어야 할 곳은 가정이라는 소리를 여성들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하지만 남성들은 변화하고 있었다. 남성은 세계 속에 존재했으며 남성의 세계는 더 넓어졌다. 그러나 여성들은 뒤에 남겨졌다. 해부학적 구조는 여성의 운명이었다. 여성은 아이를 낳다가 죽을 수도 있고, 아이를 12명이나 낳는 동안 서른다섯이 될 수도 있다. 반면 남성은 다른 어떤 동물도 가지고 있지 않은 그의 신체의 한 부분, 즉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갔다. - 172

남성을 미워하고 증오하고 섹스에 굶주린 노처녀들에 의해, 단지 자신에게 여성으로서 사랑받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이유 때문에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고, 남근에 대한 질투 때문에 모든 남성에게서 그것을 없애려 하거나 그것을 파괴하기를 바라며 자신의 성을 불살라버린, 거세되고 비여성적인 존재들에 의해 페미니즘 운동의 불꽃이 타올랐다는 이야기 - 174

여성으로 하여금 자기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남성에 대해 희미한 경멸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점잖은 예의로 그것을 가리며 무력하게 굴종하는 여성의 치욕스러운 현실 - 183

남편들과 아버지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싫어하거나, 비록 노골적으로 욕하지는 않더라도 '여성답지 않은' 행동에 적의를 품고 있었다. - 189

노예해방을 위해 모임을 조직하고 청원하고 연설하면서 미국 여성들이 스스로를 자유롭게 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 190

원시 마을에서든 현대의 교외에서든, 여성스럽고 수동적이며 단순하고 의존적인 여성이 실제로 대학이나 가정 밖에서 자신의 진정한 흥미를 느끼는 여성보다 더 큰 행복과 성적 만족을 즐길 것인가를 묻는 사람은 없다. - 329

완전한 정체성을 향한 고통스런 성장은 환상을 통해서가 아니라 진실을 직면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자아의 핵심에 이르지 못하며, 소녀들은 아노미, 정체성의 상실이라고 불리는 목적 상실, 비존재, 배제라는 고통스럽고 혼란한 감정, 혹은 그냥 이름 붙일 수 없는 문제라는 느낌을 겪게 될 것이다. - 333

여자들이 능력이 있어서 더 나은 일을 할 수 있고 남자들을 앞지르려고 하면, 여성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한정된 분야에서 가혹한 취급을 받는다. 직장에서 남자들은 명예를 얻지만, 여성들은 일하는 것 자체에만 만족해야 할 때도 있다. 더 좋은 직장을 얻는다고 해도 남자들이 보내는 적대감 섞인 빈정거림에 대항해야 한다. - 342

최근에 스탠포드대학의 심리학자인 로이스 미크 스톨즈 박사는 여러 조사에서 나타난 증거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어느 사람이나 직장에 다니는 여성의 아이들에 관해 한마디쯤은 했고, 좋은 말이든 아쁜 말이든 얼마 안 되는 조사 결과로 뒷받침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어머니가 직장에 나간다고 해서 자녀들이 덜 행복하다든가, 아니면 건강하고 적응을 더 잘 한다는 명백한 근거는 아직 없다. - 354

최근 어머니 2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드러난 중요한 한 가지 차이점은 일하는 어머니들보다 주부인 어머니들이 '아이들이 나의 신경을 건드린다'고 말하는 사례가 더 많다는 점이다.
...
그리고 가정주부나 직장 일을 좋아하지 않는 엄마들보다 직업에 만족하는 엄마들이 아이들과도 친밀하고 적극적인 것 같다. - 357

내가 인터뷰한 고소득 주택단지에는 28명의 주부들이 살고 있었다....남편들은 상당히 전문적이고 도전적인 일에 몰두한 사람들이었다. 부인들 중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은 한 명뿐이었고, 대부분은 사회 활동에 참가하면서 어머니라는 역할을 직업으로 삼고 있었다.
...
그러나 엄마처럼 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28명 중 정신분석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16명이나 되었다. 8명은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있었고 그중에는 자살을 기도했던 사람도 몇 명 있었다. 우울증이나 불확실한 정신병 증상 때문에 여러 번 입원을 한 사람도 있었다.("행복한 부인들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어느 날 밤 갑자기 광폭해져서 발가벗고 소리치며 온 거리를 뛰어다니는지 당신이 아신다면 놀라실 겁니다"라고 글너 다급한 상황에 불려온 의사가 말했다.)...12명이 사실상 다른 남성과 관계를 맺고 있거나 환상 속에서 그것을 꿈꾸고 있었다. 
이 부인들은 훌륭하고 지적인 미국 여성들로서 그들의 천부적인 재능, 가정, 남편, 자녀들은 선망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왜 이들의 신경이 불안정한 것일까? 
...
이들은 대체로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고등학교 교육을 받으면서 비범한 재능과 능력을 개발시켰다. 그런데 교외에서 지금 누리고 있는 가정주부로서의 삶은 자신들의 재능을 부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
남편은 직장을 갖는 대신 즐겁게 몰두할 수 있는 취미를 찾아보라고 말해요. 그래서 저는 혼자서 거의 매일 골프를 친답니다. 하루에 서너 시간 걸어 다니면 적어도 밤에 잠을 잘 수는 있거든요. 
...
하지만 그곳을 떠나기 직전에 내가 "당신이 세 아이의 어머니이며 직업 디자이너인 이웃 여성을 부러워한다고 말한 건 농담이겠죠?라고 말하자 그녀는 "아니에요. 농담이 아니에요"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항상 손수 구울 빵을 반죽하던, 평화로워 보이던 주부는 울면서 이야기했다. "저는 그녀가 몹시 부러워요.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데 저는 전혀 모르고, 알았던 적도 없어요. 임신했을 때와 아이들이 어릴 때는 그래도 중요한 존재가 될 수 있지만, 아이들은 자라고 있고 또 저도 계속해서 임신할 수도 없잖아요." - 419-422

오늘날의 어린이들에게 점점 늘어나는 수동성과 꿈같은 비현실성이 그해에 널리 퍼진 것과, 여성성의 신화가 능력 있고 교육받은 많은 미국 여성들에게 그들의 꿈과 심지어는 교육까지 포기하고 아이들을 통해 살게끔 부추긴 것이 우연의 일치는 아닌 것이다. 
중산층 어머니가 자신과 아이의 성격을 '병합'시키는 현상...여성들은 집 밖의 어떤 것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가전 제품을 이용해 틀에 박힌 집안일을 하면서, 요람에서 유치원가지 거의 전적으로 아이를 예찬하는 것에 온 힘을 기울일 수 있었다....많은 사람들에게 아이들과의 관계는 하나의 연애 관계 같은 것이었고 또는 일종의 공생이었다.
...
정서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포기하지 못한 어머니의 어린 시절의 꿈, 즉 어머니가 무의식적으로 바라는 꿈과의 투쟁을 '실행'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자식으로서 어머니를 만족시키려고 애쓰는 것 같다. - 501-503

아이가 지능은 높지만 학교에서 읽기 능력을 익히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 어머니...치료를 통해 어머니를 아이와 분리시키자 아이는 비로소 자신을 하나의 '분리된' 존재로 느끼기 시작했다.  - 514

어머니가 자식을 어디에서나 돌보려 하는 것은 자발성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는 관념을 따르는 것 - 518

누군가 말했듯이 '환자는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잠재성을 가두고 있기 때문에 죄가 있는 것이다'
그들 존재의 모든 가능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은 여성의 병리학으로 연구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그것이 정상적인 여성의 적응이라고 간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뇌가 손상된 환자와 다른 이유로 현실 세계와 관련되는 능력을 박탈당한 조현병 환자를 연구했던 신경학자, 정신과 의사의 통찰력은 가정주부의 역할에 적응한 수백만 명의 여성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었다. 그런 환자들은 현재를 초월하고 가능성에 비추어 미래를 구체화하기 위해 행동하는, 인간만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특징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 540

어떤 가정주부가 나에게 말했듯이 '나는 진정한 문제를 알 수 있어요. 그것은 나를 자포자기하게 하는 미칠듯이 지루한 나나들이 반복된다는 것이죠' 여성성의 신화에 따라서 살고 있는 가정주부는 미래에 대한 개인적인 목표가 없으며 자신의 삶을 설계하지 않는다. 그러나 완전한 능력을 불러일으키는 목표가 부재한 상태에서는 자아실현을 이룰 수 없다. 그런 목적이 없다면 그들은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감각을 상실한다. - 542

자아 존중은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도 오직 실제 재능과 능력, 성취에만 근거할 수 있다. 부당한 칭찬을 받는 게 아니라 다른 살말에게 응당한 존경을 받는 데 근거하는 것 - 544

자아 정체성에 대한 욕구, 자아 존중에 대한 욕구, 성취하고픈 욕구, 마침내 독특한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까지, 여성의 욕구가 그녀 자신이나 우리 문화 속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되지 않는다면, 여성은 그녀에게 열려 있는 유일한 통로에서 정체성과 자아 존중을 찾도록 강요받는다. 성적 충족, 모성애, 물질 소유를 추구하는 것 말이다. - 545

여성이 자기 비하와 자기 불신이 심하면 심할수록, 타인의 의견을 자신의 의견보다 더 맞을 것이라고 받아들이며 다른 사람과 똑같아지기를 원하는 것 같다. 그런 여성들은 '늘 그들이 한 것보다 더 다른 사람을 칭찬하고 존경한다' 그리고 그런 여성들은 이런 권위에 큰 존경심을 느끼며 다른 사람들을 우상시하고 모방한다.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자발적으로 복종하고 "미워하고 분노하며, 부러워하고 시기하며, 의심하면서 불신한다." - 552

우리 사회에서, 적어도 여성들에게 사랑은 자아의 완전한 용해와 독립성의 상실, 다시 말하면 '공존'으로 정의되었고, 그것은 개인성을 뚜렷하게 하는 것보다는 포기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매슬로는 자아실현의 욕구가 강한 사람들의 경우 개성이 강해지며...
...
그는 또한 자아를 실현한 사람들이 사랑을 할 때 더욱더 완전하게 자발적으로 되고 상대에 대한 방어를 줄이며, 친밀감과 솔직함이 늘어나고 자신에 대해 더 많이 표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되고 자연스러운 감정을 느끼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
그들은 결점과 약점, 정신적 육체적 단점을 자유롭게 내놓을 수 있었따. 또한 틀니와 흰머리 같은 노화의 징조를 감추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 558

자아를 실현한 사람들의 사랑은 이제 다른 방법으로 전통적인 사랑의 정의와 구별된다. 그런 사랑은 자신의 부족함을 보충하려는 필요에 의해서 자극받지 않는다. 그것은 더 순수한 '선물'의 사랑이며, 일종의 '자발적 찬사'다. - 559

그들은 남성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자기 성취, 즉 자율성과 자기 인식 그리고 독립성, 개성, 자아실현을 위한 욕구가 성적인 욕구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보았다. - 560

모든 성장에는 위험요소가 있다. 나는 직장을 얻은지 얼마 안되어 남편이 이혼을 요구한 여성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들의 결혼은 파국으로 치달았다. 그 여성은 자신의 일을 하면서 정체성을 찾았고, 더 이상 자신을 파괴하는 결혼 생활을 참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들이 이혼으로 치달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얻은 정체성은 그녀가 더 잘 살아갈 수 있게 해주었다. - 605

아내가 여성성의 신화에 대해 '아니요'라고 선언하는 것을 참지 못하는 남편은 어머니에 대한 유아기적 환상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거나 자기 아이들을 통해 그 환상을 건져보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유형의 남편에게 부인은 자기는 그의 어머니가 아니며 아이들은 그녀가 종일 보살피지 않아도 잘 자란다고 설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만약 여성이 진정한 자신에 이르기 위해 남편의 환상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남편은 갑자기 깨어나서 그녀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그러면 남편은 어머니가 되어줄 다른 부인을 찾을 것이다.  - 605

여성이 주부의 틀에서 벗어나 자신의 길을 가는 데 있어서 또 다른 위험은 다른 주부들의 적의에 부딪친다는 점이다. 일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회피하는 남성들이 아내가 성장하는 것에 분개하는 것처럼 남편과 자식을 통해서 대리 인생을 꾸려나가는 여성들은 자기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여성에게 울분을 느낀다...하지만 그 적의는 가끔 비밀스런 질투로 위장한다. - 606

이름을 붙일 수 없는 그 문제-미국 여성들이 그들의 능력만큼 성장하는 것을 막고 있는 사실-는 지금까지 알려진 어떤 질병보다 더 크게 미국의 육체, 정신 건강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
이런 문제는 약이나 심리 치료 따위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성들이 여성으로서 성취하는 데 갈등 없이 성숙해지고, 정체성을 확립시키고, 자아실현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문화적으로 여성성을 과감하게 재형성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조혼 경향을 멈추게 하고 소녀들을 '단지 가정주부'로 기르려는 풍토를 종식시키기 위해 교육자와 부모와 관리, 잡지 편집인, 여론 조작자, 상담가들의 대대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부모와 교사들은 어린 시절부터 성장하기까지 소년들에게 보내느 것과 같은 관심을 소녀들에게도 쏟아야 하며, 그 소녀들이 자아를 개발하고 정체성을 찾으려는 목표를 갖게 하게끔 노력해야 한다. - 621 

어머니의 성취감을 보고 딸들도 여성이 되고 싶다는 확신을 가지게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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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소년이나 남자의 존경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여성이 남편이나 자식을 통해 살 필요가 없을 때 남성은 여성의 힘과 사랑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며, 자신의 남성성을 증명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약점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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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남성이 어린애와 가정, 정원과 생물학적 역할의 성취뿐만 아니라, 인간의 미래를 창조하는 일과 인간의 모든 지식에 관한 책임과 열망도 나누어 가질 때, 사랑의 가능성이 어떻게 나타날지 누가 알겠는가? - 640

난 무엇보다도 혼자 있는 것을 늘 두려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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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라는 두려움 때문에, 나는 이미 사랑이 아닌 무언가에 예속된 미움에 바탕을 둔 결혼을 이어가려고 노력하다가 자존심을 거의 잃어버렸다. 나로서는 개인의 삶을 바꾸는 것보다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 필요한 여성운동을 시작하는 게 더욱 쉬웠다. - 645

정체성을 확립하고 완전한 자유를 갖기 위해 여성은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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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평등과 인간의 존엄성이란 직접 돈을 벌지 않으면 얻기 불가능한 것이다...경제적 독립이란 단지 사회적인 지위를 갖거나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생긴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사랑을 위해 결혼하는 여성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또는 사랑도 없고 참을 수 없으며 굴욕적인 결혼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의미하며, 결혼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의식주나 집 문제에서 여성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650

우리로 하여금 우리 자신을 알지 못하게 하거나 존재하지도 못하게 하는 그런 역할들을 수행하는 동안, 우리가 어떻게 상대방을 진정으로 알거나 사랑할 수 있었겠는가? - 652

로마 교황이 여전히 여성은 미사를 집전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여성들은 목사, 랍비, 집사로서 성직에 임명되고 있다. 그리고 성 역할의 혁명의 선두에 서서 종교적 반란을 주도하고 있는 수녀와 신부들은 묻는다. "신은 남자입니까?" - 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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