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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받길 바라는 남성, 그리고 남성의 감정

순돌이 아빠^.^ 2021. 5. 24. 06:54

개혁적 페미니스들은 남성과 사랑의 본성에 관한 훌륭한 지혜를 알려주기보다는 남성의 힘에 관심을 집중하면서 어쨌든 남성은 강하며 모든 걸 가지고 있다는 개념을 확고히 했다. 페미니스트 관련 저술들은 남성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 잡은 고통을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한 인간이 사랑할 수 없을 때 그 영혼을 좀먹는 끔찍한 공포를 말해주지 않았다. 그 냉담함 때문에 남성들을 부러워하는 여성들은 남성들이 느끼는 괴로움의 깊이를 우리에게 이야기하려 하지 않았다.

우리가 말하지 않은 진실은 남성들이 사랑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

많은 남성들이 그렇듯 앤서니도 그가 선택한 관계들 대부분에 행복하지 않았다. 남성들이 관계에서 느끼는 불행, 사랑에 실패했을 때 느끼는 슬픔은 우리 사회에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바로 가부장 문화에서는 남성들이 불행한지 아닌지에 진심으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감정의 고통을 느낄 때, 여성에게 감정은 당연히 중요하며 중요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성차별주의 사고 덕에 여성들 대부분은 적어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 그러니까, 그 마음을 친한 친구에게든 치료사에게든 혹은 비행기나 버스에서 옆에 앉은 낯선 이에게든 말할 수 있다. 남성들은 가부장적 관습에 따라 일종의 감정적 금욕을 배운다. 이 가부장적 관습에서는, 아무 느낌도 가지 않는다면 더 남자다운 것이겠지만 혹여 무엇을 느끼고 그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해도 느낌을 틀어막고 그 느낌을 잊고 그 느낌이 사라지게 하는 것이 남자다운 태도라고 가르친다.

남자다운 척한다는 것이 말하는 바는 진짜 남자라면 고통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 28-31

 

- 벨 훅스, <남자다움이 만드는 이상한 거리감>, 2017, 책담

힘을 쫓아 헤매는 사람도 있을테고

지위를 얻고 싶은 강렬한 마음도 있을테지요

 

그리 사는 것이 당연한 줄 아는 사람도 있을테고

다른 것을 겪어보지 못한 마음도 있을테지요

 

그리고

 

따뜻한 만남과 교류를 바라는 사람도 있을테고

깊은 이해와 공감을 기다리는 마음도 있을테지요

tvn, <나의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