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하는 아버지를 두었던 30대 후반의 어느 흑인 남성은 최근에 부모가 되었는데 다정한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할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정한 롤 모델을 가져보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를 두려워했다. 그의 아버지는 여기저기 떠돌며 일을 하느라 대부분의 시간 동안 집을 비웠다. 그리고 집에 있을 때면 재미 삼아 아들을 아무렇게나 놀리고 비웃었다. 아들에게 한껏 빈정거리고 경멸하는 투로 말하는가 하면 말 한마디로 창피를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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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남자와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들에게 물었다. “여러분이 마음을 닫고 살아왔다면, 자신의 감정을 모르는 척해왔다면, 그러면 여러분의 아들들을 사랑하는 방법을 어떻게 알 수 있지요? 여러분은 지금까지 사랑을 실천하는 법을 어디에서, 그리고 언제 배웠습니까?
그는 사랑에 관한 수업을 듣는 다른 남자들과 내게 말한다. “내 아버지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그 반대로 합니다” 모두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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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나 현재의 상황이 어떻든, 나이나 경험이 어떻든, 어떤 남성이라도 아버지와 반대로 행동하는 수준을 넘어설 때 비로소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지난 4년 동안 여행을 하고 강의를 하면서 만난 모든 남성에게서 배운 한 가지 분명한 진실이 있다. 남성들은 사랑을 알고 싶어 하며 사랑하는 법을 알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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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한 사람의 남성이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 가부장적 경계를 용감하게 넘을 때 여성과 남성, 그리고 아이들의 삶이 더 나은 방향으로 근본적으로 변한다는 것을 나는 살면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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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가 남성들이 전쟁을 받아들이도록 준비시킬 때, 남성들은 죽이고 살인을 즐기는 것이 자신들의 본성이라고 일러부는 가부장적 사고를 더 확실하게 받아들이게 되낟. 남성 폭력에 관한 뉴스가 쏟아지는 세상에서 우리는 남성과 사랑에 관한 뉴스는 전혀 듣지 못한다. - 36-40
- 벨 훅스, <남자다움이 만드는 이상한 거리감>, 2017, 책담
처음부터 아예 그럴 생각이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게 도대체 뭔지 경험해보지 못했고 알지 못해서 그런 사람도 있겠지요
사랑이라면
열정적으로 푹 빠져서 모든 것을 쏟을 기세로 달려드는 것만 있는 게 아니라
보살피고 아껴주고 귀담아 듣고 응원하고 기다리는
그것도 많은 일들과 긴 시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도 있을 거에요
남자라면
죽이고 싸우고 때려부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일생과 생활을 살펴보면 그렇게 극적인 상황은 잘 일어나지 않아요
정말 싸우고 싶으면 팔레스타인에 가서 이스라엘과 싸우든지
아니면 미얀마에 가서 미얀마 군인들하고 싸우면 좋을 것 같아요.
<삼국지>의 관우가 되고 <24>의 잭 바우어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을 수도 있어요
저도 그랬구요.
그리고 잭 바우어의 딸에게 필요한 건 이 놈 저 놈 다 잘 때려잡는 멋진 요원보다는
나의 마음을 들어주고 나의 성장을 따스한 눈으로 바라봐주는 아빠이지 않을까 싶어요.
내가 먹어보지 않은 음식을 만들기가 어렵듯이
내가 받아보지 않은 사랑을 주기는 쉽지 않을 거에요.
그게 어디 말로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까요.
그러기에 더욱 사랑에 대해서 느껴보고 들어보고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남자가 사랑에 대해 배운다는 것이 낯설기도 하고 낯간지러울 수도 있을 거에요.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우리 인생에서 운전면허가 더 중요한가요
아니면 지금 내 곁에 있는 그 사람이 더 중요한가요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서도 공부를 하고 연습을 하고 시험을 치는데
하물며 내 인생에서 수 백, 수 천배는 더 중요한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서라면
공부하고 연습하고, 필요하다면 시험을 치지 못할 이유도 없겠지요
요리 학원에서 내가 먹어보지도 않은 요리를 만드는 법을 배우듯이
비록 나는 받아보지 못했던 거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기 위해
남성들이 사랑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으면 좋겠어요
그 사람과의 관계를 더욱 좋게 하고
그 사람이 나를 더욱 사랑하도록 만드는 것은
내가 관우나 잭 바우어가 되는 것보다
자신이 받아보지 못한 사랑도 주려고 노력하는
가슴 따뜻하고 다른 사람을 향해 깊이 열려 있는 마음일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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