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람이 미국 사회를 놓고 쓴 글입니다
그리고 한국 사람이 읽으면 한국 사회와 닮은 점이 많다는 걸 느낄 것 같습니다.
많은 미국 사람이 트럼프가 당선되는 걸 보면서 화가 나기도 하고 절망감을 느끼기도 했지요.
많은 한국 사람이 윤석열이 당선되는 걸 보면서 어이 없어하고 무력감 같은 걸 느끼기도 했구요.
그런데 두 사건 모두 투표와 선거를 통해 벌어진 일이고
그렇다는 것은 여러 사람들이 그들에게 동조하고 협력하고 지지를 보냈다는 겁니다.
왜 그랬을까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그 가운데 하나는 미국인과 한국인들의 마음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두려움일 수도 있고 분노일 수도 있고 좌절감일 수도 있고 공격성일 수도 있을 거구요
정치라는 것은 인간의 마음과 참 관련이 많은 것 같아요
서로 영향을 주면서 좀 더 선한 쪽으로 갈수도 있고 좀 더 악한 쪽을 갈 수도 있겠지요
이 책은 정치나 민주주의와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우리가 희망을 갖고 좀 더 나아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구요.
혐오가 사랑으로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어가길.
마사 C. 누스바움, <타인에 대한 연민>, 알에이치코리아, 2021
혐오와 분노에 기반한 정치적 호소는 먹히지 않을 거라고 낙관하고 있었다. - 11
필라델피아의 상류층 거주 지역에서 살던 우리 가족은 상위 중산층으로 부유한 편에 속했다. 나는 부모님의 큰 사랑을 받았고 영양과 건강 면에 있어서도 세심한 보살핌을 받았다.
…
조지아주 메이컨 출신의 노동자였던 아버지는 오직 자신의 능력과 성실함만으로 필라델피아의 저명한 로펌 파트너 자리까지 올랐다. 이 아메리칸 드림이야말로 누구에게나 가능하다고 생각하셨고 또 말씀하셨다. 그 신조는 내게 의혹의 씨앗을 뿌렸다. 아버지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늘 말씀하셨다. - 14
한편, 그 해외 홈스테이 경험은 아버지의 신조에 대한 나의 회의론에 불을 붙였다. 나는 사우스 웨일즈 스완지에 위치한 공장 노동자의 집에서 생활했다. 그곳에서 가난과 영양 부족, 열악한 위생 시설(실내에 배수 시설이 없었다)과 건강을 해치는 조건(특히 가족 구성원 여럿의 건강을 해친 채탄 작업)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뿐만 아니라 삶을 향한 열망과 노력까지 앗아가는지 목격했다. 내 또래의 십 대 아이는 학교에 가고 싶어 하지도,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하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부모 세대보다 더 밝아질 미래를 그리지 않았고,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곳은 집 근처의 카지노와 술집이었다.
나는 별채의 침대에 누워 어려운 영국 소설을 읽으면서, 나와 동갑인 그 집의 자녀가 왜 읽고 쓰기에 최소한의 관심조차 없는지, 웨일스어를 배우려고도 하지 않는지 생각했다. 가난으로 인한 장벽은 영혼의 깊은 곳에 자리 자기 때문에 궁핍한 환경의 많은 이들은 내 아버지와 같은 길을 밝기 어렵다.(아버지는 당신 말씀에 따르면 충분한 사랑과 격려뿐만 아니라 적절한 영양과 건강 과닐도 제공받았으며 최고의 교육까지 받았다. 아버지는 백인이라는 태생 자체가 굉장한 이점이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는 1901년 출생으로 심지어 가난한 백인들조차 계급 상승이 무척 수월했던 시대를 살았다.) - 16
스완지에서의 홈스테이 이후 나는 진정한 평등을 이루려면 영양과 건강 관리가 균등하게 제공되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이해하고 있었다. - 17
나는 행복한 삶을 살았지만, 그것이 특권이었음을 깨달았고 특권의 배타성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 19
동성애자임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사람들을 처음 만난 곳도 극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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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극단이라는 세상 안에서만 연인임을 드러내되 더 큰 세상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 18
오늘날 미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두려움은 분노, 비난, 시기와 곧잘 뒤섞인다. 두려움은 이성적 사고를 막고 희망을 독살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협력을 방해한다.
우리는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많은 미국인들이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낀다. 자신의 미래를, 사랑하는 이들의 미래를 두려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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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려움은 하위 중산층의 수입 부진, 건강 악화와 수명 단축, 취업 시 대학 학위가 더 중요해진 시점에서의 고등 교육비 증가와 같은 실질적인 문제들로 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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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와 같은 공포와 무력감은 이민자, 소수 인종, 여성들과 같은 외부 집단을 향한 비난, 혹은 ‘타자화othering’로 쉽게 전환된다. ‘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부유한 엘리트들이 나라를 독점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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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삶의 기준이 낮아지고 있다고 느낄 때 그 어려움과 불확실성을 대면하기보다 절대자인 악당에게 매달리거나 환상을 품는다. 우리가 벽을 세워 ‘그들’을 막을 수 있다면, 혹은 ‘그들’을 굴종하는 자리에 묶어놓을 수 있었다면, 긍지를 되찾고 남성성을 회복할 수 있을 거라는 환상. 이렇게 두려움은 유용한 분석대신 공격적인 타자화 전략으로 이어진다. - 28
두려움이 간혹 좋은 지침이 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겠지요. 생존을 위한 진화의 결과이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당신이 예로 든 두려움은 폭넓고 사려 깊은 공적 숙의로 걸러진 두려움입니다. 성급하거나 정당하지 않은 군사 행동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두려움으로 인한 권리 불평등이나 특권 축소 역시 제외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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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왕정은 아래로부터의 두려움을 먹이로 삼습니다. 군주의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복종을 이끕니다. 외부의 위협에 대한 두려움이 자발적 예속을 가능하게 합니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돌봄과 보호를 원하니까요. 그들은 보호받기 위해 강력한 절대 군주에게 의지합니다. - 33
사람들은 두려움과 무력감을 느낄 때 통제력을 움켜쥐려고 합니다. 일이 어떻게 펼쳐질지 참을성 있게 기다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려고 합니다. 자신을 보호해줄 군주를 찾을 수 없으니 스스로 군주와 같은 행동을 하게 될 경향이 높습니다. - 34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서로를 평등하게 대하며 모두가 수평적 신뢰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신뢰는 단순한 의존이 아닙니다. 노예들은 주인의 잔인한 행동에 의존할 수 있지만 주인을 신뢰하지는 않습니다. 신뢰는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고 각자의 미래를 동료 시민들의 손에 기꺼이 맡긴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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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생각해봅시다. 남성 가장이 군주와 같았던 구시대의 결혼 제도에서는 신뢰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배우자와 자녀들은 그저 복종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사람들이 원하는 결혼은 서로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양측 모두의 신뢰를 필요로 하는 더 균형 잡힌 방식입니다. - 34
MN
왜 그런 감정을 느끼고, 어떤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유독해지는 것일까요? 우리는 각각의 감정에 질문을 던져봐야 합니다. 저는 이 모든 감정이 삶의 불확실성, 바로 두려움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DF
도대체 왜 사람들의 감정에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입니까? 미국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은 분명 구조적 문제들이며, 감정과 상관없이 법으로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이 변하길 기다릴 필요는 없으며, 감정에 집중하는 것은 심지어 문제 해결에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MN
구조와 법이 중요하다는 데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법이 제정되고 시행되려면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이 필요합니다. - 35
내게 철학은 권위적인 선언이 아니다. 타인보다 더 깊이 있다는 주장도, 현명하다는 과시도 아니다. 철학은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겸손한 마음을 바탕으로 진실하게 논쟁을 주고 받겠다는 약속이다. 평등한 인간으로서 기꺼이 상대의 의견을 듣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성찰하는 삶을 뜻한다. 이와 같은 소크라테스식 개념에 따르면 철학은 무언가를 강요하지도, 위협하지도, 무시하지도 않는다. 공허한 주장을 하지 않되, 듣는 이가 언제든 반박할 수 있는 전제로부터 결론을 도출하는 사고의 구조를 세운다.
아테네 민주주의 시대에 소크라테스는 많은 이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과 사물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글을 모르는 노예 소년에게 질문을 하고 적절한 대화로 그가 복잡한 기하학적 증명을 해내는 모습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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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대화를 유도하고 듣는 이를 존중한다. 소크라테스가 질문을 던졌던 이들 중 자만심 넘치는 정치인들과 달리, 철학자들은 겸손하고 솔직했다. - 38
이러한 방법론이 개개인의 생각을 중요시하는 민주적 자치의 목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 소크라테스의 말은 옳았다. - 39
나는 감정의 본질은 무엇이고 훌륭한 삶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감정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오래도록 연구해왔다…감정이 품위 있는 정치 사회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해왔다. 감정은 공동체를 와해시킬 수도 있지만 협력을 증진하거나 정의를 향한 노력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 39
자신이 느끼는 과도한 증오나 두려움에 대해 ‘미안하지만 사람들은 원래 그래요’라는 말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인종 혐오, 여성 멸시, 이민자들에 대한 두려움, 장애인을 혐오하는 감정들 중 불가피하거나 ‘자연스러운’ 것은 결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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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또 책임져야 한다. 온당한 사회라면 사회 제도를 설계해 집단적 증오를 최소화할 방법에 노력을 기울일 의무가 있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일반 교실에 편입시키는 간단한 정책만으로도 두려움과 공격성의 형태는 눈에 띄게 변화한다. 다른 많은 이슈들에 대해서도 스스로 이해한 바를 바탕으로 증오와 혐오를 유발하는 정책 대신 희망, 사랑, 협력을 장려하는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 - 40
인간은 세상에 맞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난다…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연약한 인간은 무력하게 누워 생존에 필요한 음식, 안락과 위안을 타인이 제공해주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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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것이 눈앞에 있지만 움직여 손에 넣을 수 없다. 고통을 느끼지만 없앨 수 없다. 이후의 악몽들은 이 추기 고통의 재생산이다. 두려움을 다루는 신경학적 연구에 따르면, 초기 두려움이라는 자극의 상처가 사라지지 않고 끊임없이 악몽으로 재생산된다. - 49
위대한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인 어린 화자 마르셀은 밤에 잠자리에 드는 것을 유난히 무서워했다. 마르셀은 그 공포를 없애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엄마가 자신의 방에 최대한 늦게까지 머물다 가게 만드는 것이다.(그는 엄마의 존재가 주는 위로가 그녀가 곧 떠날 거라는 인식으로 이미 훼손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마르셀의 두려움은 타인에 대한 통제로 발전했다. 그는 엄마의 행복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두려움에 사로 잡혀 엄마가 자신의 뜻대로 하기만을 원했다. 이러한 관계 맺기 방식이 이후 그가 맺는 모든 관계, 특히 그가 가장 사랑했던 알베르틴과의 관계에 영향을 끼쳤다.
그는 알베르틴의 독립성을 견디지 못했다. 그녀의 독립성이 너무 불안했고 그녀를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두려움과 질투심으로 몸부림쳤다. 그래서 그는 명징한 자기 인식을 거쳐 담담히 털어놓았다. 안타깝게도 알베르틴이 잠들어 있을 때에만 안정을 느꼈다고. 그는 있는 그대로의 그녀를 사랑하지 못했다. 있는 그대로의 그녀는 그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 60
아기들은 두려움의 나르시시즘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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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더 이상 타인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오만한 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기중심적이고 불안에 휩쓸려버린 정치적 순간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유치한 나르시시즘에서 해방되는 과정을 고찰해야 한다.
아기는 즐거움과 위안의 시기를 겪으며 사랑과 감사를 느낀다. 이와 같은 감정들은 발육상 두려움보다 나중에 생겨나고 두려움보다 구조가 복잡하다. 사랑은 자기중심적인 요구 이상으로 타인을 독립된 개체로 인식하는 능력, 상대가 무엇을 느끼고 원할지 상상하는 능력, 그리고 자신의 노예가 아닌 분리된 삶을 허락하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 62
그렇다면 아이들과 보호자의 초기 상호 작용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양분이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고민이 생산적인 사회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첫 번째 실마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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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들이 무력감을 느끼는 한, 두려움 없이 혼자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한, 사랑과 보답은 싹트지 못한다. 위대한 정신분석학자이자 소아과 의사인 도널드 위니캇에 따르면 건강한 아이들은 군주적 노예화와 암울한 공포를 거의 극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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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점차 혼자 있는 능력을 키워나간다. 어떻게? 위니캇은 부모가 없을 때 아이들이 위안을 찾는 담요와 인형 같은 ‘이행 대상’의 역할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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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요나 곰인형으로 두려움을 줄이면 부모를 통제할 필요도 덜 느끼게 된다. 바로 위니캇이 말하는 ‘성숙한 상호 의존’ 개념이 뿌리 내릴 수 있는 토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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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감과 자신감이 건강한 상호 관계를 만들기 시작한다. 이 시점에서 아기는 부모를 자기 요구의 확장이 아닌 전인적 인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민주적 자아가 탄생할 준비가 된 것이다.
보통 이 단계가 감정적으로 힘든 위기의 시기라고 위니캇은 말한다. 아기는 자신이 사랑하고 받아들였던 대상이, 자신의 요구가 좌절되었을 때 공격성을 표출하고 분노의 화살을 돌렸던 바로 그 사람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도덕적인 삶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자신의 공격성에 대한 실망은 점차 ‘걱정할 수 있는 능력’으로 발전한다. 파괴하는 사람이 되어서도 안 되고 부모를 파괴해서도 안 된다. 도덕성은 사랑과 함께 작용한다. 아기가 자신의 공격성의 해악을 느끼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사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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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스스로 감정적 성숙을 이룰 수 없다. 아이들에게는 안정적이고 애정 어린 돌봄, 자신의 공격성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사랑이 굳건할 거라는 안심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라도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관계의 문제다. 사랑과 포옹이 위니캇이 언급한 ‘촉진적 환경’의 첫 번째 단계다. - 64
분석에 대해서는 별로 기억하지 못했지만 위니캇과 했던 몽둥이 게임은 기억했는데 당시 위니캇이 많이 아파했지만 자신이 ‘너무 신나게’ 논 것 같아 죄책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타인의 상태를 자각했던 순간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발견이다.
가브리엘의 경우를 보면 어린 시절은 기본적으로 두려운 시기다. 배려와 사랑, 상호 존중은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얻은 커다란 성취다. - 69
위니캇은 아이들이 타인을 걱정하는 마음을 키우고 가꾸는 데 필요한 개념을 정하고 이를 ‘촉진적 환경’이라고 칭했다. 기본적으로 가정에는 안정적인 사랑이 필요하다.(그의 가정에는 없었다) 그리고 (그의 가정에는 있었던) 폭력과 학대도 없어야 한다.
하지만 전쟁 시기의 가족에 대해 생각해보면 촉진적 환경은 경제적 사회적 전제 조건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폭력과 혼란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고, 민족적 박해와 공포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하고, 충분한 먹거리와 기본적인 건강 관리가 선결되어야 한다. 전쟁을 피해 달아난 아이들을 분석하면서 그는 외부 사회의 혼란으로 치러야 할 정신적 대가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결국 가정이라는 첫 번째 집단도 정치적 사건의 영향을 받는다.
아이들이 타인을 생각하고 건강한 관계를 맺고 행복하길 바란다면 국가가 무엇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가? 위니캇은 (대부분의 정신분석학자들과 달리) 개인과 정치를 분리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신분석에 몸담고 있으면서 지속적으로 정치적 질문들을 던졌다. 가브리엘도 결국 행복해지긴 했지만 동생의 탄생은 물론 홀로코스트로 인한 상처까지 받지 않았는가 - 71
주위에 빛과 행복이 넘쳐나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 삶에 암흑처럼 번져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 75
민주주의의 오류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가장 먼저 구성원들이 자신과 사회의 안녕에 대한 개념을 갖춰야 하는데 여기서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편협해지기가 쉽다. 타인의 헌신을 간과하고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계급의 안녕만 사회의 안녕과 동일시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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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자신의 안녕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 해도, 무엇이 이를 위협하는지에 대해서는 오판할 수 있다. 반란군이 아테네를 모욕한 것은 분명하지만 클레온은 사람들이 모욕과 위험을 혼동하게 만들었다. 어떤 오류는 그저 그릇된 정보의 문제일 수도 있다. 진짜 위험을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는 경우도 가능하다…사람들은 자신이 실제보다 더 위험에 취약하고 무력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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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레티우스는 정복 전쟁이 인간의 취약성과 무력함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적이 소멸되면 안전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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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들은 우리의 위험에 대한 평가가 종종 부정확함을 보여주는데…경험에만 의존하고 비용과 편익을 정확히 계산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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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영역에서 충분하고 포괄적인 연구가 우선되어야 하지만 대중은 가끔 과학보다 두려움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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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인종 충돌에 대해 연구하는 정신분석학자 수디르 카카르 역시 그와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카카르는 수년동안 평화롭게 공존하던 힌두와 무슬림이 왜 갑자기 새로운 인종과 종교적 정체성을 주장하면서 적대적으로 변했는지 연구했다…무슬림이 위험하다는 신빙성 없는 새로운 정보의 유입 또한 영향을 끼쳤다. - 78-81
미국인들은 건강보험 상실, 보험료 증가, 트럼프의 그의 지지자들, 경제 위기, 여성과 소수 집단의 성공, 인종 편견으로 인한 경찰 폭력 등 많은 것을 두려워한다. 각각의 두려움에는 이성적이고 유용한 부분이 존재한다. 하지만 건전한 사고와 협력을 방해할 정도로 심각해지기도 한다. 무슬림에 대한 두려움은(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테러와 폭력 등의) 이성적 두려움이 민주적 가치를 위협하고 불신의 분위기를 만드는 비이성적이고 해로운 두려움으로 확대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예다. 또한 이는 대중을 고무하는 지도자들의 화법에 의해 조종되기도 한다. - 83
무지의 토양에서 두려움이 뒤틀린 방식으로 작용하기 쉽다. - 84
가용성 편향의 사촌으로 특히 해로운 것은 현저성과 확률적 가능성을 혼동하는 것이다. 이는 범죄심리학과 인종의 관계에서 특히 잘 드러난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저지른 범죄가 주목을 받아 그들에게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히면…백인들이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을 보면 가방을 움켜쥐는 태도는 이 같은 추론이 얼마나 만연하지 보여준다.
한 번의 무슬림 테러 사건으로 인해 테러는 대부분 무슬림의 소행이라는 쪽으로 대중의 의견은 너무 빨리 움직인다. - 84
이는 미국인의 두려움이 잘못된 걸로 들어선 한 가지 예일 뿐이다. 다른 두려움들도 비슷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상상하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두려움의 대상은 얼마나 정확하며, 얼마나 명확한 정보를 근거로 하는가? - 91
이 모든 위험을 인지하면서도 낙관했던 위니캇은 촉진적 환경이 보장되면 사람들이 성숙한 상호 의존성에 도달 할 수 있으며, 이 촉진적 환경은 종종 이루어졌다고 생각했다. 그가 평생 관심을 기울였던 것은 아이들 개개인이 가정 안에서 이 환경을 보장받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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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캇은 전쟁을 겪었기 때문에 더 큰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사회 전체가 촉진적 환경이 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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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캇은 민주주의와 정신적 건강의 관계를 강조했다. 상호 의존과 평등을 중심으로 타인과 공존하기 위해 우리는 모든 인간이 탄생과 함께 겪는 나르시시즘을 극복해야 한다. 타인을 노예로 삼으려는 욕망을 배려와 선한 의지로 대체하고 유아기적 공격성의 한계를 수용해야 한다.
위니캇은 가정을 지원하는 일이 정부의 핵심 역할이라고 늘 강조했다. 배가 고프거나 건강하지 못하면, 적절한 교육과 안전한 환경이 보장되지 못하면 아이들은 두려움의 맹습을 견디는 균형 감각을 키울 수 없다. - 92
두려움과 관련된 지금까지의 서사에 따르면, 나쁜 일들은 쉽게 일어날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진실에 무관심하고 서로의 거짓말을 반복하는 폐쇄적인 집단의 안락함을 선호할지도 모른다. 앞장서서 진실을 말하기를 두려워하고 자궁과 같은 평온함을 제공하는 지도자의 위안을 선호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두려움의 고통을 타인의 탓으로 돌리며 그들을 공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 94
미국은 분노하는 나라다…개인이나 집단이 받는 고통을 되갚아주고자 하는 보복성을 내포한다. 대중의 분노는 부당함에 대한 정당한 반응일 경우 민주주의에 도움이 되지만 타인의 고통이 집단 혹은 국가적 문제의 해결책이라도 되는 듯 불타는 보복 욕구를 포함하기도 한다. - 97
우리는 본능적인 자기애로 생존과 안락에 큰 가치를 둔다. 하지만 원하고 기대하는 것을 해주지 않는 타인은 위협이 된다. 정신분석학자 멜라니 클라인은 이와 같은 아기들의 감정적 반응을 ‘박해 불안’이라고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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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늘 제공해주지는 않는다. 그때 우리는 문제의 ‘장본인’을 파악하고 비난한다. 시끄럽게 분노함으로써 나의 의지를 실행하려는 전략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는 세상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관점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를 따르지 않는 이들을 우리에게 나쁜 사람들이 된다. - 104
분노에는 개인의 가치나 관심사와 관련된 ‘심각한 피해’ ‘부당함’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적용되며 이는 현대 심리학 연구에서도 입증되었다. - 107
누가 누구에게 어떤 행동을 했는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나쁜 의도로) 부당하게 행한 것인지, 그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정보가 정확하지 않을 때 분노는 엉뚱한 대상을 향하거나 우리를 나쁜 길로 이끌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상대가 자기 이름을 잊었다고 분노하는 사람을 언급했는데, 우리에게도 익숙한 그 경우는 상대 행동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한 경우다.(의도를 잘못 파악한 경우이기도 할 것이다) - 115
‘나쁜 사람’을 설정해 비난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무력감 대신 통제감을 갖는다. - 116
두려움은 상대적 지위에 대한 집착에도 불을 붙인다. 우리는 타인보다 우월하다고 느낄 때 자신이 무너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은 모욕과 무시로 가득하기 때문에 상대적 지위로 보호받는 취약한 자아는 쉽게 분노할 수 있다. 루크레티우스는 모든 지위 경쟁의 원인이 두려움이며, 타인을 무시하면서 스스로 강하다고 느끼는 것이 스스로를 위안하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한다. - 120
심지어 사람들은 보복 환상에 너무 깊이 빠져 ‘그들에게 고통을 가할 수만 있다면’ 아무것도 얻지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129
혐오는 본능적인 감정으로 가장 흔한 반응은 구토나 구토하는 듯한 소리를 내는 것이다. 두려움과 마찬가지로 진화의 유산이지만 두려움과 달리 대변을 가지고 노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에서 볼 수 있듯이 혐오는 학습 이전에는 발견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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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혐오가 완전히 학습된 행동이라는 뜻은 아니다. 언어 능력처럼 타고나지만 발현까지 시간이 걸린다. 결국 이는 오랜 시간 문화가 영향을 끼친다는 뜻이기에 구체적인 형성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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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초적 혐오는 비인지적인 단순한 감각 반응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폴 로진paul rozin과 그의 동료들의 심리학적 연구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실험 참가자들은 냄새의 진원에 대한 생각에 따라 같은 냄새를 맡고 다른 반응을 보였다. 내용물은 모르는 유리병의 냄새를 맡고 치즈 냄새라고 생각한 사람은 그 냄새를 좋아했고 대변 냄새라는 말을 들은 사람은 혐오스럽다고 생각했다.(실제로 냄새는 매우 비슷하다) 치즈라면 아마 먹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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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에는 대상이 ‘오염’되었다는 생각, 즉 섭취하거나 만지기에 적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학자들은 결론 내렸다. - 138
사람들은 케이크인 줄 알면서도 개의 변 모양 케이크는 먹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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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들은 혐오가 오염으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접촉에 대한 극도의 증오라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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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부패하게 될 형상에 대한 두려움이기 때문에 단순한 감각 기관을 통해서가 아니라 상징을 통해서 작용하게 된다. 우리는 말 그대로 부패를, 결국 ‘죽음’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 141
개개인과 문화에 따라 인간의 신체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메시지는 다양하게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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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는 체액이나 비슷한 특성을 가진 동물, 시체라는 ‘원초적 대상’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혐오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복잡한 문화적 형태의 가지 치기를 한다. 동물성과 죽음으로부터의 도주가 훨씬 심각한 문제인 ‘투사적 혐오’로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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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원초적 혐오의 대상들을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성공은 요원하다. 아무리 씻고 이를 닦고 치실을 사용하고 바닥을 닦고 창문을 열어도 우리는 자신의 분비물은 물론 타인의 분비물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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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혐오스러운 모습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다면, 인간 사회에서 너무 흔한 전략의 도움을 받을지도 모른다…특정 집단을 우리보다 더 동물적이라고, 더 많은 땀을 흘리고 냄새가 나고 성적이며 죽음의 악취가 풍기는 집단이라고 규정하면 어떨까? 그런 집단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지배하면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우리가 아닌 그들이 동물이고 더럽고 냄새가 나는 대신 우리는 순수하고 깨끗하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 발밑에 있다. 우리가 그들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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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 동화의 악당은 보통 개인이지만 사회적 혐오의 투사 대상은 취약한 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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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바로 내가 말하는 투사적 혐오projective disgust…’그들은 냄새가 나고 짐승 같다’고 말하면서 혐오스러운 특성을 타인에게 돌리기 때문에 ‘투사적’이라고 불린다. - 145-149
나치는 유럽의 유대인을 몰살하는 작전에 진지하게 착수해 끔찍할 정도로 성공했다. - 150
불변의 질서와 운명을 거부하고 경쟁을 지지하는 민주주의 사회는 타인의 성취에 대한 시기심의 문을 활짝 연다. 과도한 시기심은, 특히 사회가 모두를 위한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에 전념할 때, 정치적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 시기심은 오직 소수만 좋은 삶을 누린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들을 미워하고 그들의 행복을 파괴하고 싶게 만든다. 그래서 그들은 미워하고 그들의 행복을 파괴하고 싶게 만든다.
시기심은 정파와도 상관없다. 우파에서는 경기 침체, 무력감, 절망으로 많은 하위 중산층이 워싱턴 엘리트, 주류 언론, 성공한 소수,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간 여성들을 시기하고 모욕했다. 자신을 무시하거나 몰아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생이 잘못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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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는 비판이 아니다.(비판은 언제나 가치가 있다) 시기는 적대감과 함께 파괴적인 소망을 담고 있어 ‘소유한 자들’의 기쁨을 망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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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의 적대적 욕구는…분노의 보복적 측면과 비슷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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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는 ‘내가 잘살기 위해 당신을 불행하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외치며 사회적 협력을 제로섬 게임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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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하는 아이는 사랑과 관심을 원한다기보다 다른 형제자매가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게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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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심의 악의는 보통 무력감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원초적 두려움과도 관련이 있다. 시기하는 사람들은 라이벌이 가진 것을 자신은 손에 넣을 수 없다는 열등감을 경험하며 불행하다고 느낀다.- 175-178
시기심은 쉽게 충족되지 않는다(지위, 부, 명예, 다른 경쟁적인 재화)...시기심의 독특한 환상은 내게 없는 좋은 것을 다른 사람이 갖고 있다고 여기게 한다. 행복한 인간관계, 적당한 직업, 충분한 사회적 관계망이 자신에게만 없다고 생각한다. - 176
인간이 완전하다면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고 결국 시기도 없을 것이다. 혹은 불완전한 존재임에도 필요한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자신한다면 다른 사람이 좋은 것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 181
시기하는 사람은 타인의 성공에 집착한다. 그들을 보면서 자신의 자리가 그들의 자리보다 낮다고 생각한다. 시기는 자신이 어둠 속에 있다고, 더러운 진흙탕에 뒹굴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 183
시기심은 비난과 뒤섞인다. 처음에는 ‘나도 저것을 갖고 싶다’고 단순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저것은 그들이 아니라 내가 가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쉽게 발전한다. 정치에서도 가끔 솔직한 시기심이 그대로 드러난다. “우리는 그들이(여성들이, 이민자들이, 엘리트들이) 갖고 있는 것을 원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시기를 도덕심으로 포장하기 좋아하고, ‘저들은 나쁜 사람들이니 저것을 가질 자격이 없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 186
트럼프의 관점보다는 그의 발언에 지지자들이 보여준 열정, 그들이 트럼프에게 표를 던진 대다수 미국인을 대표한다는 사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여성들에게 보여준 태도에 훨씬 관심이 크다. 대통령의 집착은 분명 대다수 미국인의 집착이기도 할 것이다.(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 남성일 것이고) 힐러리 클린턴은 선거 기간 내내 혐오 공격뿐만 아니라 또 다른 적대감과도 싸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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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성들이 리더의 자리에 오르려고 할 때 그들을 향해 느끼는 적대감의 뿌리에 두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 213
적대감은 첫째, 두려움으로 인한 비난의 힘을 받는다. 여성들이 손아귀에서 벗어나 ‘우리 것’을 빼앗아 원래 그들에게 어울리던 조력자의 역할만 맡기를 거절하는 경우다. 이와 같은 경우, 그들은 여성들을 길들여 ‘원래의 자리’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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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으로 인한 시기심이 여성에 대한 적대감을 부추기는 경우가 있다. 여성들이 전에 없던 성공을 누리며 최고 교육 기관은 물론 고용 기회까지 차지하면서 많은 남성들이(그리고 그의 가족들이) 좌절감을 느꼈다. - 213, 214
남성이 여성에게 가장 원하는 것은 헌신적인 도움과 사심 없는 공감이다. 남성은 가장이고 여성은 주부다. 그가 세상으로 나가 집을 비울 때 그녀는 아이를 기르고 가정을 돌본다. 여성의 관대함과 이타심이 그의 불편하 삶을 차분하고 평온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여성들은 더 이상 남성에게 봉사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 214
두려움은 일어날지도 모르는 나쁜 결과에 집중하고 희망은 좋은 결과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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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은 희망이 단순한 태도나 감정이라기보다 ‘신드롬’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희망은 사고, 상상, 행동에 대한 준비, 심지어 행동까지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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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희망이 좋은 세상에 대한 비전과 이를 위한 행동을 포함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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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에 가득 찬 환자는 이성적인 사고가 불가능할 수 있다. 희망적인 환자는 더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 자세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희망 그 자체로도 효과가 있다. 플라시보 효과는 다양한 상황에서 희망을 생각하는 일이 실제로 개선 효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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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아름다운 상상과 공상은 가치 있는 목표를 향한 행동을 추동한다. 이와 같은 동력 없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두려움과 희망의 차이는 미미하다. 이는 마치 스위치를 켜는 것과 비슷하다. 지금부터 잔에 물이 반이 찼다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 같은 사고가 가치 있는 목표를 향한 행동을 준비시키고 그 목표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설득시킴으로써 실제로 중요한 일을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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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바로 희망이 가치 있는 사랑과 신뢰를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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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목적을 위해 순수하게 헌신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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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선택이고 현실적인 습관이다…’실패할 것 같아’라고 말하면서 두려움으로 미래를 기다릴 수도 있고 ‘정말 멋질 거야’라고 희망을 품은 채 미래를 맞이할 수도 있다. - 255-260
그렇다면 왜 믿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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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점이 있는 인간으로 태어났기에 노력을 통해 우리가 바라는 선한 것들이 실현될 기회가 현실적으로 존재한다고 믿어야 한다. 정의가 천국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삶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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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비현실적이거나 이상적일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목표는 빨리 이루어지지도, 우리 시대에 실현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열심히 노력한다면 의미 있는 전진은 기대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 263
예술가들 역시 시야가 좁거나 정치적 관점이 옳지 않을 수 있다. 예술가들 중에서 성차별주의자, 반유대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도 있었다. 휘트먼은 예술이 항상 정확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는 시인들이 인간의 신비한 내면을 탐구하자고 손을 내밀면서 인류와 시적으로 연결되어야 민주주의적 시민 의식을 위한 실천을 제안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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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은 허클베리 핀과 노예 짐이 타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상대를 끔찍한 형상이나 무기력한 신체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사고가 담긴 호수로 인식하게 되는 미시시피강 여행에 대한 훌륭한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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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신체적 눈에 실제로 보이는 것이 아닌, 내면의 눈에서 일어나는 해석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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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출 때, 연극을 할 때, 심지어 아이들처럼 <해밀턴> ost를 다 같이 따라 부르기만 해도 사람들은 호흡과 신체의 접촉을 공유하며 협동의 즐거움을 느낀다. - 271-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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