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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플라톤의 국가>를 다시 읽고

순돌이 아빠^.^ 2022. 11. 9. 22:07

정말 정말 정말 좋은 책입니다.

많이 많이 배웠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처음 읽었을 때보다, 세월이 한창 흐르고 나서 다시 읽으니 더욱 좋습니다.

아마 세월이 또 흐르고 나면 다시 읽을 것 같습니다. 그때도 여전히 좋을 거구요 ^^

올해가 2022년이니까, 2300년가량 전에 쓴 글인데…

여전히 생각의 깊이랄까 그런게 느껴집니다.

인식과 관련된 부분을 빼면 특별히 말이 어려울 것도 없습니다.

어쩌면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그 평범한 말들 속에 짙은 지혜의 모습이 있는지도 모르지요.

2000년도 넘게 흘렀는데도 여전히 플라톤의 생각을 통해 우리의 삶과 우리 사는 사회를 비춰보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 사는 게 비슷한 점이 많아서 그런가 봅니다.

예를들어 정치 체제나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만 해도 그렇습니다. 

한글세대가 본 논어

<논어>나 <맹자> 또한 참 좋은 책입니다.

그리고 플라톤의 책이 이들과 다른 점은 민주주의와 자유인에 대한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왕이나 황제에게 성군이 되시라 간청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왕에게 이렇게 하십사 저렇게 해주십사 할 게 아니라, 그것을 통치자라고 하든 정치인이라고 하든 아무튼 그런 사람에게 이렇게 저렇게 하라, 저렇게 해야 한다고 하면 되겠지요.

ytn

플라톤의 자유민 또는 자유인에 대한 생각도 참 좋습니다. 주인과 노예가 존재하는 사회인지, 아니면 자유인들끼리의 사회인지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자유인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첫째 노예처럼 인신/인격이 누군가에게 소유되거나 구속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역사학회, 노비 농노 노예, 일조각

둘째 법이나 정치에 있어서는 모두 동등한 권리를 가져할 것이고, 토론이나 법정에서는 모두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자유인이 자유인을 남기 위해서는 적당한 재산이나 소유물이 있어야겠지요.

이들을 지금 우리 사는 세상에 비춰봐도 좋겠습니다. 노동자, 여성, 장애인 등의 삶과 함께.

찰리 채플린, 모던타임즈

생각/의식이 자유롭고 자유인다운 것은 물론이고

사회적/정치적/물질적 조건 또한 갖춰져야 자유인일 수 있겠지요.

이런 인간, 이런 사람들이 연대할 때

자유로운 인간들이 연대하는 세상이 될 거구요.

마르크스 - 자본
마르크스 -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
마르크스- 공산당 선언
체 게바라 평전

플라톤이 살던 시대에 비해 지금은 아주 많은 것이 변했을 겁니다. 세상도 보다 복잡해졌구요. 

그 복잡함 속에서도 큰 뿌리는 매한가지일 수 있겠지요.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이 꿈꾸던 이상적인 사회의 모습을 지금도 누군가는 꿈꾸고 있을 거구요. 

플라톤, <플라톤의 국가>, 서광사, 1997

적어도 내 경우에는 육신과 관련된 다른 즐거움들이 시들해짐에 따라, 그만큼 대화에 대한 욕망과 즐거움이 증대된다는 사실을 선생께서는 잘 아셔야만 한다는 말입니다. - 56

 

그렇게 해서, 우리 중에서 대부분은, 모였다 하면 젊은 시절의 즐거움을 아쉬워하며 성적인 쾌락과 관련해서 그리고 술잔치나 경축 행사, 또는 이런 등속의 것에 속하는 다른 여러 가지 것과 관련해서 회상을 하며 한탄을 하죠. - 57

 

그리고 친척들과 연관된 일들과 관련해서도 한 가지의 탓이 있을 뿐이니, 소크라테스 선생, 그건 노령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 방식입니다. 그야 사람이 절도 있고 수 만족할 경우에는, 노령일지라도 적당히 지칠 정도일 것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소크라테스 선생, 만약에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그런 사람한테는 노령도 젊음도 다 견디기에 힘들 겁니다.

..

케팔로스님, 제가 생각하기로는, 많은 사람은, 어르신께서 그런 말씀을 하실 것 같으면, 어르신의 말씀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어르신께서 노령을 수월하게 견디어 내시는 것은 생활 방식 때문이 아니라 많은 재산을 가지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부자들에겐 위안거리가 많다고들 하니까 말씀입니다. - 59

 

훌륭한 사람일지라도 가난하고서는 노령을 썩 수월하게 견디어 내지 못하겠지만, 훌륭하지 못한 사람이 부유하다고 해서 결코 쉬 자족하게는 되지 못할 것이니 말입니다. - 60



어르신께서는 많은 재산을 가지심으로써 덕을 보신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소크라테스 선생! 선생께서도 잘 알아 두세요. 사람이 자기가 죽을 때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무렵이면, 이 사람에게 이전에는 전혀 들지도 않던 두려움과 근심이 찾아든답니다. 

저승(하데스)의 일들과 관련해서 전해 오는 여러 이야기가, 이를테면 이승에서 올바르지 못한 짓을 저지른 자는 저승에서 그 벌을 받아야만 된다든가 하는 이야기가 여태까진 웃음거리였던 것이, 이때가 되면, 진짜가 아닐까싶어 그의 마음을 괴롭히니까 말씀이죠. 

그래서 이 사람은 노령으로 인한 허약함 때문이거나 아니면 저승의 것들에 이미 다가가 있어서 그것들을 다소나마 한결 더 잘 볼 수 있게 된 때문이거나 간에 아무튼 불길한 느낌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게 되어, 혹시 이전에 무슨 일로 어떤 이에게 옳지 못한 짓을 한 적이 있는지 스스로 따져 보며 곰곰이 생각하게 되죠.

따라서 자기 생애를 통해서 저지른 옳지 못한 짓이 많음을 스스로 확인하게 된 이는, 마치 아이들이 그러듯, 겁에 질린 채로 잠에서 자주 깨어날 뿐만 아니라, 불길한 예감 속에서 삽니다. 

하지만, 자신이 옳지 못한 짓이라곤 저지른 일이 없음을 깨닫게 된 이에게는 즐겁고 밝은 희망이 언제나 함께 있으면서, 이게 핀다로스께서도 말씀하시듯, ‘노년의 부양자’로 되죠. 

마지못하여 남을 속이거나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게 해 준다든가, 또는 신께 제물을 빚지거나 남한테 재물을 빚진 채로 저승으로 가 버리게 되지나 않을까 하고 두려워하는 일이 없도록 한다든가 하는, 이와 같은 점에 있어서는 재산의 소유가 큰 기여를 하니까 말씀입니다. 그야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쓸모가 있기 하죠. -61

 

dikaiosne는 흔희 ‘정의’(justice)로 번역하나, 플라톤이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번역어는 ‘올바른 상태’(올바름)일 것이라는 게 역자의 생각이다. ‘사람’(시민:polites)이건 사람들(시민들:politai)로 이루어져 있는 공동체(koinonia)인 ‘나라’(polis)이건 간에 그 나름으로 수행해야 할 어떤 기능 또는 구실이 있는데, 이를 헬라스말로는 ergon이라 한다. 

이 기능 또는 구실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으며, 또 그래야 할 때는 언제나 수행하고 있는 상태를 그것의 ‘훌륭한 상태’(훌륭함, 덕:arete=goodness)라 한다. 

따라서 ‘훌륭한 상태’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그것에 있어서 지속적이요 굳어진 것이어야만 정작 훌륭한 것일 것이다. 

시민(사람)이나 나라에 있어서 ‘훌륭함’과 관련된 이 ‘지속적인 상태’ 곧 ‘굳어진 상태’에는 용기, 절제, 지혜(로움) 등 여러 가지가 있겠는데, ‘올바른 상태’도 그 중의 하나이고, 이는 특히 개인(시민)의 심리적 구성 요소들 및 나라의 구성 요소들간의 올바른 관계 확립을 통한 그것들의 전체적 기능 수행을 원만히 할 수 있게 하는 ‘훌륭한 상태’이다. - 63



“하지만 당신이 친구들이라 말함은 각자에게 선량한 사람들로 생각(판단)되는 이들을 가리키는가요, 아니면 각자에게 그렇게 생각되지는 않을지라도 실제로 그런 이들을 가리키는가? 그리고 적들이라고 말함도 마찬가지인가요?”

“누구나 자기가 선량하다고 생각(판단)하는 이들이면 좋아하지만, 못된 이들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면 미워하는 것 같습니다” 그가 말했네.

“그렇지만 사람들은 바로 그 점과 관련해서 잘못 판단하여, 실제로는 선량하지 않은 많은 이가, 그들이 생각하기엔 선량한 이로 보이는 반면, 실제로 선량한 많은 이가 그와 반대로 보이는 게 아닌가요?” 

“그러니까 그들에겐 좋은 사람들이 적들로 되나, 나쁜 사람들은 친구들로 되겠군요?” -  72

 

“승마에 능한 사람이 승마술에 의해 사람들을 승마에 서투르게끔 만들 수 있겠소?”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올바른 사람이 올바름에 의해 사람들을 올바르지 못한 사람들로 만들 수 있겠소? 요컨대, 훌륭한 사람이 [사람의] ‘훌륭함(덕)에 의해 사람들을 나쁜 사람들로 만들 수 있을까요?”

“차게 하는 것은 열의 기능(일)이 아니라 그 반대되는 것의 기능이라고 나는 생각하니까요”

“해를 입히는 것도 결코 훌륭한 사람의 기능(짓)이 아니라 그와 반대되는 자의 기능이오” - 75

 

소크라테스는 무지자無知者를 자처하며, 자기에게 가르치을 줄 사람들을 찾아 다니며 문답을 한다. 어떤 사람이 뭔가를 알고 있다고 스스로 밝힐 경우, 소크라테스는 그에게 반복적인 질문을 함으로써 그의 앎이 참된 것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려 한다. 그러나 결과는 번번이 그의 개인적 ‘의견’(판단)에 불과함이 드러난다. 

이런 결과는 결국 무엇을 의미하는가? 자기 나름대로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무지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자신의 무지함조차 모르고 있었던 데 비해, 소크라테스는 적어도 자신의 무지함에 대한 앎은 갖고 있었다. 그래서 흔히 폭로된 상대의 ‘무지의 무지’와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지’의 역전된 상황을 일컬어 ‘소크라테스적 아이러니’라 하게 된 것이지

소크라테스의 상대에 대한 ‘무지의 폭로’는 고약한 악취미 때문이 아니라, 논박을 이용한 ‘무지의 자각’을 통해서 참된 앎에 대한 강렬한 탐구열을 상대에게 불러일으킴으로써, 지적인 ‘공동 탐구’에 참여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 79

 

“들으십시오. 저로서는 올바른 것이란 ‘더 강한 자의 편익(이득)’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나라마다에 있어서 힘을 행사하는(지배하는) 것은 지배하는 쪽이겠죠?”

“한데, 적어도 법률을 제정함에 있어서 각 정권은 자기의 편익을 목적으로 하여서 합니다. 민주 정치는 민주적인 법률을, 참주 정체는 참주 체제의 법률을, 그리고 그 밖의 다른 정치 체제들도 다 이런 식으로 법률을 제정합니다. 

일단 법 제정을 마친 다음에는 이를, 즉 자기들에게 편익이 되는 것을 다스림을 받는 자들에게 올바른 것으로서 공표하고서는, 이를 위반하는 자를 범법자 및 올바르지 못한 짓을 저지른 자로서 처벌하죠…” - 82-83

 

각각의 기술이 엄밀한 의미의 것이고 온전한 것인 한, 그것은 틀림없는 것이기에, 그 자체는 아무런 훼손도 없는 순수한 것인가요?

“그렇다면 의술은 의술에 편익이 되는 걸 생각하는 게 아니라,몸에 편익이 되는 걸 생각하오.

마술馬術도 마술 아닌, 말들에 편익이 되는 것을 생각하오. 그 밖의 다른 어떤 기술도 자신에게 편익이 되는 것을 생각지 않고-그것에는 필요한 것이 없으므로- 그 기술이 관여하는 대상에 편익이 되는 것을 생각하오.

그러면, 그 어떤 의사든, 그가 의사인 한은, 의사에게 편익이 되는 걸 생각하고 지시내리는 일은 결코 없고, 환자를 위해 그러지 않겠소?

그러니까 트라시마코스 선생, 그 밖의 다른 어떤 통솔(다스림)을 맡은 사람이든, 그가 통솔자(다스리는 자)인 한은, 자신에게 편익이 되는 걸 생각하거나 지시하지 않고, 통솔(다스림)을 받는 쪽 그리고 자신에게 일해 주게 되는 쪽에 편익이 되는 걸 생각하거나 지시하오. 

또한 그가 말하는 모든 것도, 그가 행하는 모든 것도 그 쪽을 염두에 두고서 그 쪽에 편익이 되고 적절한 것을 염두에 두고서 말하고 행하오 - 91

 

이건 참주 정치인데, 이는 남의 것을, 그것이 신성한 것이건 세속의 것이건 간에 똔느 개인의 것이건 공공의 것이건 간에, 몰래 그리고 강제로 빼앗기를 조금씩조금씩 하는 게 아니라, 단번에 깡그리 하죠. - 95

 

그러니 훌륭한 사람들이 돈 때문에도 명예 때문에도 통치하고자 하는 일이 없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일세. 그들은 통치의 대가로 드러내 놓고 보상을 요구함으로써 고용인들로 불리기를 바라지도 않으며 또한 스스로 통치를 구실로 몰래 보상을 취함으로써 도둑들로 불리길 바라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일세. 그렇다고 해서 명예 때문에 그럴 일도 없다네. 그들은 결코 명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일세.

따라서 그들이 정작 통치하려는 마음을 갖도록 하려면 그들에겐 어떤 강제나 벌이 가해지지 않으면 아니 되네. 강제당하기까지 기다리지 않고 자진해서 통치하려고 나서는 것을 수치스런 일로 여기게 되는 것이 이에서 연유한 것인 것 같으이.

하나, 스스로 통치하려는 마음을 갖지 않을 경우에, 그에 대한 최대의 벌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한테 통치를 당하는 것일세. 

만약에 훌륭한 사람들의 나라가 생긴다면, 그러한 나라에서는 마치 오늘날 통치를 맡으려는 것이 싸움거리가 되는 것처럼, 서로 통치를 맡지 않으려는 것이 싸움 거리가 될 것 같기에 말일세. 

그리고 이 경우에 진실로 ‘참된 통치자’는 본성상 자신에게 편익이 되는 걸 생각하게 되지 않고, 다스림을 받는 쪽에 편익이 되는 걸 생각하게 될 것임이 명백해질 것 같기에 말일세. - 101

 

올바른 이는 훌륭하고 지혜롭되, 올바르지 못한 이는 무지하고 못된 것으로 우리한테는 판명되었소.

어쨌든 우리가 올바름은 [사람의] 훌륭함(덕)이며 지혜이지만, 올바르지 못함은 나쁨[악덕]이며 무지라는 데 서로 합의했을 때 - 110

 

올바르지 못함이 서로간에 대립과 증오 및 다툼을 가져다 주나, 올바름은 항상 합심과 우애를 가져다 주기 때문일 것이오.

그러니까 올바르지 못함의 기능이 이런 것이라면, 즉 그것이 깃들인 곳에는 증오를 생기게 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자유민들 사이에서건 또는 노예들 사이에서건 간에 일단 생기게 되면, 그것은 서로를 미워하고 대립하게끔 만들고, 따라서 그들로 하여금 함께 어우러져 일을 해낼 수가 없도록 만들지 않겠소? - 112

 

그는 올바른 자로 보임으로써, 첫째로, 그 나라에서 통치를 하게 되며, 다음으로는, 자기가 원하는 어떤 가문과도 혼인을 하며, 자기가 원하는 누구와도 자녀들을 혼인시키고, 자기가 원하는 누구와도 교제하며 거래를 하는데, 이런 것들 이외에도, 올바르지 못한 짓을 저지름에 있어 거리낌이 없게 됨으로써 이득을 취하게 되어, 모든 면에서 덕을 본다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따라서 그는 사사로운 또는 공적인 경쟁에 임하여서도 상대(적)를 압도하며, 상대를 능가하게 됩니다. 일단 능가하게 되니, 부유하게도 되어, 친구들은 잘 되게 해 주되 적들은 해롭도록 해 주고, 더 나아가서는 신들에 대한 제물과 봉납물도 넉넉하고 호사스럽게 바치고 봉납하게 되며, 신들을 그리고 자기가 그래 주고 싶은 사람들을 올바른 이보다도 훨씬 더 잘 돌보게 되어서는, 결국엔 이 사람이 올바른 이보다도 더 신의 사랑을 받는 이로 되는 것이 아마도 적적할 거라고 말합니다. 

 

소크라테스 선생님, 사람들은 이처럼 신들 쪽에서도 그리고 인간들 쪽에서도 올바른 자보다는 올바르지 못한 자에게 더 나은 삶을 준비해 놓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 132

 

진짜 거짓은-만일 이런 표현이 허용된다면-모든 신과 모든 사람이 미워한다는 사실을 자넨 모르고 있는가?

즉 그 누구도 자신의 가장 주된 부분에 있어서 가장 주된 문제들과 관련해서 자발적으로 속으려 하지는 않을 것이로되, 오히려 무엇보다도 거기에 있어서 거짓을 지니고 있는 걸 제일 두려워한다는 말일세

사실들은 사실과 관련해서 혼(마음)에 있어서 속는 것을, 그리고 속고서는 미처 모르고 있는 것을, 그래서 거기에 거짓을 지니게 되거나 지니고 있는 걸 모두들 무엇보다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뿐더러, 그런 것에 있는 거짓을 가장 싫어한다는 것일세

“그렇다면 신이 거짓말을 할 만한 까닭은 아무것도 없으이”

“없습니다”

“그러면 신성과 거룩한 것(신적인 것)은 모든 면에서 거짓됨이 없으니”

“전적으로 그렇습니다” 그가 말했네

“그러므로 신은 말과 행동에 있어서 전적으로 단순하며 진실하거니와, 자신을 바꾸지도 남들을 속이지도 아니 하네. 환상으로도, 말로도 또는 꿈 속에서거나 생시거나 간에 징조를 보냄으로써도 말일세” - 179-181

 

즉 의당 자유인들이어야만 하고, 죽음보다는 노예의 신세를 더 두려워해야 할 사람들로서는 말일세 - 186

 

…아킬레우스가 심한 심적인 동요 상태에 있어서, 자신 속에 두 가지 상반되는 병폐를, 즉 재욕財慾에 따른 옹졸함과 신들 및 인간들에 대한 거만함을 함께 지니고 있다고… - 196

 

헬라스인들은 성격 또는 인격 형성과 관련해서 아주 체계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그들의 용어 사용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습관, 버릇)에서 형성되고, ‘습관’은 반복되는 몸가짐이나 마음가짐으로 굳어진 ‘습성’(굳어진 상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그들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

그런 성격 또는 인격을 다듬어 갖고서야 훌륭한 사고의 틀을 갖게도 된다는 것이다. - 220

 

자네 판단으론 이보다도 한결 더 부끄러운 건 이런 경우일 것 같은가? 즉 어떤 사람이 생애의 대부분을 법정에서 피고 노릇을 하거나 원고 노릇을 하느라 허비하게 될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훌륭한) 것에 대한 무지’ 탓으로 이 일 자체를 자랑스럽게 여기게끔 되는 경우 말일세.

 그건 올바르지 못한 짓을 하는 데  능숙하여, 능히 온갖 묘수를 다 쓸 수 있으며, 빠져나갈 수 있는 출구란 출구는 다 비집고 빠져나가 달아나 버리게 되어, 처벌이라곤 받지 않게 되기 때문이어서지. 그것도 하찮고 아무 쓸모도 없는 것들을 위해서 그런다네.

이는 자신을 위해서는 졸고 있는 재판관이 필요하지 않은 인생을 확보하는 것이 얼마만큼이나 더 아름답고 훌륭한 것인지를 몰라서일세 - 229 

 

못됨(나쁨)은 훌륭함(덕)도 제 자신도 결코 알지 못하겠지만, 훌륭함(덕)은, 천성이 교육을 받게 되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에 대한 지식과 함께 못됨에 대한 지식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네. 따라서 내 생각으로는 이런 사람이 현명하게 되지. 나쁜 사람이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으이. - 238

 

더구나 사나움은 천성의 격정적인 면에서 유래하겠는데, 이 격정적인 면은 옳게만 양육되면 용감해지는 것이지만, ‘필요’ 이상으로 조장하게 되면 아마도 경직되고 거칠어지는 것일 걸세 - 239

 

온순함은 지혜를 사랑하는(愛知的) 성향이 지니고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것은 너무 느슨해지면, ‘필요’ 이상으로 부드러워지지만, 훌륭하게 양육될 경우에는, 온순하고 단정하게 될 테고?

그리고 이 양면이 조화를 이룬 사람의 혼은 절도 있고 용감하겠지?

하지만 그것들을 조화를 이루지 못한 사람의 혼은 비겁하고도 사납겠지? - 240

 

그러나 설령 기개 있는(격정적인) 혼을 지니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의 기개를 약화시켜서 신경질적으로 만들어서는, 사소한 일로도 대뜸 격해졌다간 수그러진다네. 그러니까 이런 사람들은 기개 있기보다는 화를 잘 내고 성마르게 되어서는 불만으로 가득 차게 될 걸세 

이런 사람은 물론 ‘논의를 싫어하고’, ‘시가詩歌)를 모르는’ 사람으로 될 것으로 나는 생각하네. 또한 그는 이후로 마을 통한 설득은 전혀 이용하지를 않고, 마치 짐승처럼, 모든 것과 관련해서 폭력과 난폭에 의해 이루려 할 것이며, 무지와 졸렬함 속에서 상스럽고 무례하게 살아갈 걸세 - 241

 

그럼 이들이 과연 그런 사람들로 되려면, 이들은 다음과 같은 어떤 방식으로 살며 거주 생활을 해야 되지 않겠는지 보게.

첫째 아무도 전적으로 필요한 것이 아닌 한, 어떤 사유 자산도 가져서는 아니 되네. 

그리고 생활 필수품은, 절제할 줄 알고 용감한 전사들이 필요한 정도만큼의 것을 다른 시민들한테서 이들의 수호에 대한 보수로서 일정하게 정하여 받되, 이는 이들의 연간 소요량을 초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을 정도의 것이어야만 하네.

그런가 하면 우리는 이들에게 일러 주어야 할 것이니, 이들은 자신의 혼 안에 신들이 준 신성한 금은을 언제나 지니고 있어서, 이에 더하여 속인의 금은이 전혀 필요하지 않으며, 또한 신에게서 받은 그 소유물을 사멸하는 인간의 소유물과 섞음으로써 더럽히는 것은 경건하지 못한 짓인데, 이는 다중의 화폐와 관련해서는 하고많은 불경한 일들이 일어났지만 이들의 것은 오염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일세. 

이 나라에 사는 시민들 중에서도 오직 이들에게 있어서만이 금은을 다루거나 만지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며, 또한 금은과는 같은 지붕 밑에서 기거해서도 아니 되며, 이를 [몸에] 걸쳐서도 아니 되고, 그리고 또 황금이나 은으로 만든 잔으로 술을 마셔서도 아니 되네. 

이렇게 함으로써 이들은 자신도 구하며 나라도 구원할 걸세. 

그러나 이들이 개인의 땅과 집 그리고 돈을 소유하게 될 때, 이들은 수호자 대신에 호주와 농부로 될 것이며, 다른 시민들의 협력자 대신 적대적인 주인으로 될 걸세. 그리하여 이들은 미워하며 미움을 받으면서, 음모를 꾸미며 음모의 대상으로 되면서, 또한 외부의 적들보다도 내부의 적들을 오히려 훨씬 더 많이 무서워하면서 한 평생을 보내게 될 것이니, 일너 경우에 이들 자신과 함께 나머지 시민들도 어느 겨를에 파멸의 문턱을 향해 치닫게 될 걸세. - 252

 

우리가 이 나라를 수립함에 있어서 유념하고 있는 것은 우리의 어느 한 집단이 특히 행복하게 되도록 하는 게 아니라, 시민 전체가 최대한으로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듯, 지금 우리가 행복한 나라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소수의 사람들을 따로 분리해 내서 이들을 이 나라에서 행복한 사람들이게끔 함으로써 하는 것이 아니라, 온 나라를 행복하게끔 함으로써 하는 것이네. - 258

 

법률과 나라의 수호자들이 실제로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면서도 그런 듯이 여겨지기만 하는 사람들일 때, 이들이 온 나라를 송두리째 파멸시키겠지만 - 260

 

우리가 자세히 말한 이 나라는 정말로 지혜로운 나라일 것으로 내게는 생각되네. 그건 이 나라가 분별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분별은 일종의 앎인 것이 분명하이. 사람들이 분별 있게 되는 것은 무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앎에 의해서라는 게 확실하겠기 때문일세 - 274

 

아이들은 태어나는 길로 격정으로 가득해 있지만, 헤아림의 경우에는, 사람들이 더러는 이를 영영 지니지 못하고 마나, 많은 사람이 늦게서야 지니게 되는 것으로 제겐 여겨집니다.

지혜로우며 혼 전체를 위한 선견지명을 지니고 있는 헤아리는 부분으로서는 지배하는 것이 적합하겠지만, 격정적인 부분으로서는 이에 복종하며 협력자로 되는 게 적합하지 않겠는가? - 303

 

또한 우리가 개개인을 용기 있는 사람이라 부르는 것도 이 부분에 의해서, 즉 그의 격정적인 부분이 두려워할 것과 두려워하지 않을 것으로서 이성이 지시하여 준 것을 고통과 쾌락을 통해서도 끝끝내 보전하게 될 때라고 하는 생각하네 - 305

 

참된 의미에서 자신의 것인 것들을 잘 조절하고 스스로 자신을 지배하며 통솔하고 또한 자기 자신과 화목함으로써, 이들 세 부분을, 마치 영락없는 음계의 세 음정 즉 최저음과 최고음 그리고 중간음처럼, 전체적으로 조화시키네

절제 있고 조화된 사람 - 308

 

건강한 것들은 건강을 생기게 하지만, 병든 것들은 질병을 생기게 할 게 분명하니까

올바른 것들을 행하는 것도 올바름을 생기게 하지만, 올바르지 못한 것들을 행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함을 생기게 하지 않겠는가?

‘훌륭함’(훌륭한 상태)은 일종의 혼의 (정신적) 건강이요 아름다움이며 좋은 상태인 반면, ‘나쁨’(나쁜 상태)은 일종의 혼의 질병이요 추함이며 허약함인 것 같으이

올바른 것들을 행하며 훌륭한 것들을 수행하고 올바르게 되는 것이-그런 사람인 것을 남이 알건 모르건 간에-이득이 되는가, 아니면 올바르지 못한 짓을 저지르며 올바르지 못하게 되는 것이, 만약에 벌금도 물지 않고 처벌을 통해 교정을 받는 일도 없다면, 이득이 되는가하는 것 말일세

육신의 본바탕이 망가진 경우에는, 온갖 음식물이나 온갖 부와 권력을 갖고 있은들 사는 보람이 없는 걸로 생각된다면, 하물며 우리가 그것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인 바로 그것(혼)의 본바탕이 혼란되고 타락한 경우에, 그러고서도 살 보람이 있을지요. 

설령 누군가가 그로 하여금, ‘나쁨’과 ‘올바르지 못함’에서 벗어나게 해 주고 ‘올바름’과 ‘훌륭함’을 -이들 각각이 우리가 이미 서술한 그런 것임이 드러났기에-얻게끔 해 주는 것, 이것을 제외하고는 자기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한들 말씀입니다. - 310

 

여기에서 ‘엎드려 경배한다’고 옮긴 말인 proskyneo는 신에 대해 인간이 취하는 자세이지, 인간이 인간에 대해서 그런 ‘부복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다는 게 헬라스인들의 통념이다. 페르시아인들이 황제 앞에서 취하는 그런 ‘부복 자세’를 두고 헤라스인들은 노예들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취할 수 없는 치욕으로 생각했다. - 320 (옮긴이 해설)

 

우리가 여자들을 남자들과 같은 목적에 이용코자 한다면, 여자들에게도 같은 것을 가르쳐야만 하네.

분명히 시가와 체육이 남자들에겐 베풀어졌네

그렇다면 여자들에게도 이 두 교과목과 전쟁과 관련되는 것들을 부여해 주어야만 하며, 또한 그들도 똑같이 이용해야만 하네

방금 언급된 것들과 관련해서 많은 것이 관습에 어긋나서 만약에 말한 대로 실천된다면, 아마도 우습게 보일 걸세

자네가 보기엔 이것들 중에서도 무엇이 제일 우스운가? 여자들이 도장에서 옷을 벗을 상태로 남자들과 함께 운동하는 것이 그런 것일 게 분명하겠지?

일단 우리가 말을 하기 시작한 이상, 재치 있는 사람들의 농담이나 놀림을 두려워하해서는 아니 되네…적잖이 해댈 그들의 하고많은 온갖 농담과 놀림 말일세

옷을 벗은 남자들을 본다는 것이, 오늘날 대다수의 이방인들에게 그렇듯, 헬라스인들에게 부끄럽고 우스꽝스런 일이었던 적이 그다지 오래 되지 않았다는 것을

눈으로 볼 때의 우스꽝스러움도 '이치로 따져서'(논의를 통해서) 드러난 최선의 것에 의해 사라졌던 것으로 나는 생각하네. 또한 이런 사실을 보여 주기도 했네.

 

나쁜 것과는 다른 것을 우스꽝스런 것이라 생각하는 자는, 그리고 어리석고 나쁜 것의 광경을 보고서가 아니라 다른 것의 광경을 우스꽝스런 것으로 보고서 웃기려는 자 - 322 

 

남자 의사나 여자 의사나 혼에 있어서는(정신적으로는) 같은 성향을 지니고 있다고 우리가 말했었네. - 328

 

나라를 경영하는 사람들의 일(업무)로서 여자가 여자이기 때문에 여자의 것인 것은 없고, 남자가 남자이기 때문에 남자인 것도 없다네. 오히려 여러 가지 성향이 양쪽 성의 생물들에 비슷하게 흩어져 있어서, 모든 일(업무)에 여자도 ‘성향에 따라’ 관여하게 되고, 남자도 모든 일(업무)에 마찬가지로 관여하게 되는 걸세.

실은 여자의 경우에도 성향에 있어서 한 여자는 의술에 능하나, 다른 여자는 그렇지 못하고, 또 한 여자는 시가에 능하나, 다른 한 여자는 시가에 능하지 못한다고 우리가 말할 것이라 나는 생각하네

..

물론 한 여자는 체육에도, 전쟁에도 능하나, 다른 한 여자는 비호전적이고 체육도 싫어하지 않겠는가

그러니까 한 여자는 수호자의 자질도 갖추었으나, 다른 여자는 그렇지 못하다네. 우리가 선발한 수호자다운 남자들의 성향도 이런 게 아니었던가

그러므로 여자고 남자고 간에 나라의 수호와 관련해서는 그 성향이 같다네. - 330

 

그런 나라는 시민들 중의 한 사람이,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간에, 어떤 일을 겪게 되면, 그걸 겪고 있는 쪽이 자신의 일부이기도 하다고 무엇보다도 우선 말할 것이며, 또한 온 나라가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게 될 것으로 나는 생각하네. - 343

 

 

“그러면 어떤가? 아마도 다른 나라들에도 통치자들과 평민(민중:demos)이 있겠지만, 이 나라에도 마찬가지로 있겠지?”

“한데 이들 모두는 서로를 시민들로 부르겠지?”

…”

“다른 나라들에서는 평민이 통치자들을 ‘시민(polites)들’이라는 호칭에 더하여 뭬라 부르는가?”

“많은 나라에서는 ‘군주(絶對君主: despotes)’들로 부르지만, 민주적으로 다스려지는 나라들에서는 바로 이 이름으로 즉 ‘통치자들’로 부릅니다.

“하나 다른 나라들에서는 통치자들이 평민들을 뭬라 말하는가?”

“노예(doulos)들이라 말합니다” 그가 대답했네. - 344

 

지금은 우리가 수호자들을 수호자들로 만들려고 하는 한편으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시민을 가장 행복하도록 만들려고 하고 있지, 이 나라 안에 있는 한 집단에 유의해서 이 집단을 행복하도록 만들려 하고 있는 건 아니라고 말일세

다시 말해서, 만약에 수호자가 이런 식으로 행복해지고자 꾀한다면, 즉 그가 더 이상 수호자도 아니게 되며, 그처럼 절도 있고 안정된, 그리고 우리가 말하는 최선의 삶이 그에게 더는 아무런 만족감도 주지 않게 되고, 행복에 대한 어리석고 철부 같은 생각이 그를 사로잡아서, 그로 하여금 나라에 있는 모든 걸 힘으로 제 것으로 만들도록 부추기게 된다면, 그는 아무래도 ‘반이 전부보다 낫다’고 말한 해시오도스가 참으로 현명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는 걸세 - 350

 

헤시오도스의 <농사와 일진> 40. 이는 제 몫보다도 더 차지하려는 탐욕을 두고 한 말이다. 헤시오도스는 부모의 유산 배분에 있어서 자기 동생이 지배자들에게 뇌물을 먹여, 이 ‘뇌물을 삼킨 자들’이 부당한 판결을 하게 된 세태를 고발하며 dike(정의, 판결)가 완력에 좌위되고, 사라들이 aidos를 지니지 못하게 도니 것을 개탄한다. aidos란 부끄러움, 염치, 신이나 탕니에 대한 공경, 자존自尊하는 마음 등을 두루 의미하는 말로서, 플라톤도 이 대화편에서 누차 강조하고 있는 말이다. - 350, 옮긴이의 해설

 

그러면 그 다음으로 우리가 찾아서 보여 주도록 할 것은 오늘날 나라들에 있어서 잘못되고 있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무엇 때문에 이들 나라들이 그런 식으로 다스려지지 못하고 있는지, 그리고 최소의 것으로 무엇이 변혁을 봄으로써 한 나라가 이런 형태의 정체政體로 옮겨 갈수 있을 것인지 하는 것일 것 같으이

한데 내 생각으론 한 가지 변혁을 통해서도 나라가 바뀌는 것을 우리가 보여 줄 수 있을 것 같으이. 그렇더라도 그건 작은 것도 쉬운 것도 아니나 가능은 한 것일세

철학자(지혜를 사랑하는이)들이 나라들에 있어서 군왕들로서 다스리거나, 아니면 현재 이른바 군왕 또는 ‘최고 권력자’들로 불리는 이들이 ‘진실로 그리고 충분히 철학을 하게(지혜를 사랑하게)’ 되지 않는 한, 그리하여 이게 즉 ‘정치 권력’과 철학(지혜에 대한 사랑)이 한데 합쳐지는 한편으로, 다양한 성향들이 지금처럼 그 둘 중의 어느 한쪽으로 따로따로 향해 가는 상태가 강제적으로나마 저지되지 않는 한, 여보게나 글라우콘, 나라들에 있어서, 아니 내 생각으로는 인류에게 있어서도 ‘나쁜 것들의 종식’은 없다네. - 355

 

그러니 우리는 철학자(愛知者)도 지혜(sophia)를 욕구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지혜는 욕구하되 어떤 지혜는 욕구하지 않는 자가 아니라, 모든 지혜를 욕구하는 자라고 주장하지 않겠는가 - 369

 

언제나 똑같은 방식으로 한결같은 상태로 있는 것을 파악할 수 있는 이들이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철학자)들인 반면에, 그건 파악하지 못하면서 잡다하고 변화무쌍한 것들 속에서 헤매는 이들은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니니, 도대체 어느 쪽이 나라의 지도자들이어야만 하겠는가? - 385

 

그러면 다음으로는 우리가 말한 그런 사람들이 되려는 사람들은 성향에 있어서 이에 더하여 이런 것도 필연적으로 갖추어야만 하는지 생각해 보게나.

진실함(거짓 없음)일세. 그리고 거짓을 자진해서 받아들이는 일은 결코 없고 오히려 이를 증오하되, 진리를 좋아함일세.

어떤 것에 대해 애정이 천성으로 강한 사람은 그가 사랑하는 것과 동류이고 친근한 일체의 것을 좋아한다는 것은 말일세

지혜를 사랑하는 것과 거짓을 사랑하는 것이 같은 성향일 수 있겠는가

그러니까 진실로 배움을 좋아하는 사람은 젊어서부터 줄곧 모든 진리에 최대한으로 이르고자 하네

어떤 사람에게 있어서 욕구들이 학문이나 이와 같은 유의 모든 것으로 흘러가게 되면, 그의 욕구들은 혼 자체의 즐거움과 관련된 것들이 되고, 육신을 통한 즐거움들은 이울어 버리게 될 것으로 나는 생각하네. 그가 꾸미지 않고 진정으로 지혜를 사랑하는 이라면 말일세.

적어도 그런 사람은 정말로 절제가 있어서, 결코 재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닐 걸세. 심한 낭비와 함께 돈에 열의를 보이게 하는 일에 대해 진지해지는 것은 이 사람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더 어울릴 것이기 때문일세.

비겁하고 저속한 성향이 참된 철학에 관여하지는 않을 것 같으이. - 387

 

이들은 언제나 이 선주를 에워싸고는 자신들에게 키를 맡겨 주도록 요구하며 온갖 짓을 다 하네. 그리고 때로 자신들은 설득에 실패하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설득에 성공하게라도 되면, 그들을 죽여 버리거나 배 밖으로 던져 버리거나 하네. 그리고선 점잖은 선주를 최면제나 술 취함 또는 그 밖의 다른 것으로써 옴짝달싹 못하게 한 다음, 배 안에 있는 것들을 이용해서 배를 지휘하네.

이들은 참된 키잡이와 관련해서 일너 사실을 알지도 못하네. 즉 그가 참으로 배를 지휘하기에 적절한사람이 되려면, 한 해와 계절들, 하늘과 별들, 바람들, 그리고 그 기술에 합당한 온갖 것에 대해 마음을 쓰는 게 그에게 있어서 필연적인 것이라는 걸 말일세.

그래서 남들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 키를 어떻게 조종할 것인지에 대한 기술적 지식을 가질 수 있다거나 수업을 받음과 함께 조타술을 습득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이들은 하지 못하네.

이런 일들이 배에서 일어나고 있다면, 정작 조타술에 능한 사람은 이런 상태에 있는 배를 탄 선원들한테서 영락없는 천체 관측자나 수다꾼으로, 그리고 자신들에게는 쓸모 없는 사람으로 불릴 것으로 자네는 생각지 않는가? - 393

 

여기에서 배는 나라를, 선주는 민주 정체의 주인인 민중을, 그리고 선원들은 민중 선동가들인 현실의 정치가들을 각기 가리키고, 선주를 설득하는 데 성공한 사람들을 죽이거나 배 밖으로 던져 버린다는 것은 정적의 처형이나 국외 추방을 빗대어 하는 말로 이해하면 되겠다. 

‘키의 조종’은 나라의 경영, 즉 통치를 빗대어 한 말이다.

따라서 여기에서 조타술은 치술을 상징하고 있다. 치술도 하나의 테크네인 한 학문적이고 습득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이 강조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최면제나 술 먹임 등은 정치꾼들이 민중의 건전한 감각을 온갖 방법으로 마비시키는 것을 두고 빗대어 하는 말이다. 

어떤 사람이 진정한 조타수냐 아니냐는 오로지 그의 기술에 달린 문제이지, 남들이 그의 조타를 원하느냐 아니냐는 상관없는 일이다. 대화편 <정치가>에 보면, 환자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 의사가 진정한 의술을 행사하는 한, 어떤 방법으로 치료를 하건, 그가 부자이건 가난하건, 우리는 그를 의사로 본다는 언급이 나온다. - 393-394, 옮긴이 해설

 

그야 많은 사람이 민회나 법정, 극장이나 군영 또는 그 밖의 다른 어떤 공공의 대중 집회에 떠들썩거리며 모여 앉아서는, 행하여진 발언들과 행동들 가운데서 어떤 것들은 비난하되 어떤 것들은 칭찬할 때이겠는데, 어느 경우에나 그들은 극단적으로 나가며, 고함을 지르면서 박수를 해대네. 게다가 암벽과 그들이 있는 장소가 그걸 울리게 하여 비난과 칭찬의 소음을 두 배로 증폭시키네.

바로 이런 상황에서 속담마따나, 젊은이가 무슨 심정이 되겠는가? 어떤 개인적인 교육이 그를 위해서 버티어 주어서, 그와 같은 비난이나 칭찬에 휩쓸리어 그런 게 이끄는 대로 흐름따라 옮겨 가게 되는 일이 없게 되고, 또한 그들과 함께 같은 것들을 두고서 아름다운 것이라거나 추한 것들이라 말하는 일이, 그리고 그들이 하는 바로 그런 일들을 하고, 그런 사람이 되는 일이 없도록 해 주겠는가? - 402

 

범인의 수준을 넘어서는 이른바 ‘신과도 같은’ 비범한 사람들이 가끔 나타나서 어려운 처지에 있는 나라를 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당시 사람들은 인간의 힘 아닌 ‘신의 섭리’에 의한 것이라 말했다.

플라톤은 이런 사람들을 예언자들과 같은 ‘신들린 사람들’처럼 ‘영감을 얻은 자들’로 말하고 있다.

따라서 나라의 운명을 이런 사람들의 등장이라는 요행에 맡길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 교육을 통한 철인 치자들의 배출과 관련된 이런 언급도 하게 되는 것이다. - 404. 옮긴이 해설

 

여보게나, 인식을 위해서 모든 방식으로 열심히 진리를 추구하되, 오로지 재판이나 사사로운 모임들에서 명성과 다툼만을 목표로 삼는 교언이나 논쟁적인 언사들은 멀리하는 그런 훌륭하고 자유로운 논의들을 그들은 충분히 경청해 본 적도 또한 없다네 - 417

 

그러면 다음으로는 교육 및 교육 부족과 관련된 우리의 성향을 이런 처지에다 비유해 보게나. 이를테면 지하의 동굴…어릴 적부터 사지와 목을 결박당한 상태로 있는 사람들…앞만 보도록 되어 있고…머리를 돌릴 수도 없다네.

실상 이들이 일생을 통해서 머리조차 움직이지 못하도록 강제당했다면, 어떻게 볼 수 있었겠습니까

만일에 이들이 서로 대화[토론]을 할 수 있다면, 이들은 자신들이 [벽면에서] 보는 것들을 지칭함으로써 [벽면에 비치며] 지나가는 것(실물)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상정할 것이라고 자넨 생각지 않는가? - 448

 

교육이란 어떤 사람들이 공언하여 말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일세. 그들은 주장하길, 혼 안에 지식(인식)이 있지 않을 때, 마치 보지 못하는 눈에 시각을 넣어 주듯, 자신들이 지식을 넣어 준다고 하네.

눈이 어둠에서 밝음으로 향하는 것은 몸 전체와 함께 돌리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듯

이는 그것에다 보는 능력을 생기게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 능력을 지니고는 있되, 바르게 방향이 잡히지도 않았지만, 보아야 할 곳을 보지도 않는 자에게 그러도록 해 주게 될 방책일세 - 456



이 나라에 있어서만이 참으로 부유한 자들이, 결코 황금으로 부유한 자들이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마땅히 풍부히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것, 즉 훌륭하고 슬기로운 삶으로 풍부한 자들이 통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네. 

 

그러나 거지들이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은 것들에 허기진 자들이 공적인 일들에 관여하게 된다면, 이에서 좋은 것을 낚아채야만 된다고 생각하고서 그런다면, 그런 나라가 실현될 수는 없다네. 통치하는 것이 쟁취의 대상이 되면, 이런 싸움은 동족간의 내란으로서 당사자들은 물론 다른 시민들마저 파멸시키기 때문일세 - 460 

 

“그러므로 계산이나 기하학 그리고 변증술에 앞서 교육받아야 할 일체 ‘예비 교육’의 교과들은 아이들일 때에 제공되어야만 하는데, 이 가르침의 형태는 강제로 배우게 되는 것이어서는 아니 되네”

“어째서죠?”

“자유인은 어떤 교과도 굴종에 의하여 배워서는 아니 되기 때문일세…그 어떤 강제적인 배움도 혼(마음)에 머물러 있지는 않을 테니까” - 494

 

청년들이 처음으로 논변의 맛을 보게 되면 이를 언제나 반박(반론)에 이용함으로써, 놀이처럼 남용하네. 이들은 자기들을 논박한 사람들을 흉내내서, 스스로 남들을 논박하는데, 마치 강아지들이 그러듯, 언제나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논변으로써 끌어당겨서는 찢어발기기를 즐기네.

그렇지만 나이가 더 든 사람은 이런 광기에 관여하려고도 하지 않으며, 놀이를 위해 놀이를 하며 반박을 하는 자보다는 변증술적 논변을 하며, 진실된 것을 고찰하고자 하는 자를 흉내내려고 할 것이네 또한 이 사람은 스스로 더욱 절도 있는 사람으로 도리 것이며, 이 활동을 불명예스럽기는커녕 한 결 더 영예로운 것으로 만들 걸세.

논변에 참여토록 할 사람들은 성향에 있어서 예절 바르고 견실해야만 하네 - 499

 

격정적이며 한결 더 단순한 사람들 쪽으로, 성향상 평화보다는 전쟁 취향인 사람들 쪽으로 기울며, 전쟁과 관련되는 계략과 전술들을 존중하고, 전쟁을 하는 가운데 온 세월을 보내는 등 - 518

 

또한 그런 사람들은, 과두 정체의 사람들이 그러듯, 재물에 대해 욕심을 내는 사람들로 될 것이며. 비밀히 금과 은을 끔찍이 우러러 모시는데, 그들이 금고와 사사로운 창고를 갖고 있어서, 이곳에다 이것들을 보관하여 숨겨 둘 수 있기 때문일세

게다가 또 집들에 담을 둘러쌓고서 영락없는 자기만의 보금자리로 갖고서는, 그 안에서 여인들한테 그리고 자기들이 원하는 그 밖의 사람들한테 낭비를 하며 많은 지출을 할 수 있을 걸세 - 518

 

격정적이 것이 우세한 탓에, 이 정체에서는 한 가지 것만이 즉 승리에 대한 사랑과 명예에 대한 사랑만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네 - 519

 

한 사람은 자신의 모든 소유물을 팔고, 다른 사람은 이 사람 것을 사서 갖는 것이 허용되는 것, 그리고 이를 다 판 사람이, 이 나라의 그 어떤 구성원도 아니면서, 즉 돈벌이를 하는 사람이나 장인으로도, 기병이나 중무장 보병으로도 불리지 못하고, 가난뱅이로 그리고 빈털터리로 불릴 뿐인 자이면서도, 이 나라에 거주하는 것이 허용되는 것 말일세.

그러니까 과두 정체들에 있어서는 이런 것이 어쨌듯 금지 되지 않고 있다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떤 사람들은 지나치게 부유한 자들인 반면, 어떤 사람들은 아주 가난한 자들일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일세 - 526

 

자유민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 불가결한 것인 물려받은 ‘원래의 배분 자산’을 처분하는 것은 스파르타를 제외한 여러 poplis에서 불법한 일로, 아니면 최소한 불명예스런 일로 간주되었다. 스파르타의 전설적 입법가인 lykouos도 이의 처분을 엄격히 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526. 옮긴이 해설

 

가령 누군가가 어떤 즐거움들은 아름답고 좋은 욕구들에 속하는 것들이지만 어떤 것들은 나쁜 것들에 속하는 것들이며, 한쪽 것들은 추구되고 존중되어야 하나 다른 쪽 것들은 억제되고 굴종시켜야 한다고 말할 경우 말일세. - 544

 

민주 정체에 있어서는 이 부류가…분명히 이 정체의 앞장서는 부류이며, 이들 중에서도 제일 사나운 무리가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데, 나머지는 연단 주위에 가까이 앉아서는 웅성거리거니와, 다른 말을 하는 사람에 대해 그냥 두지를 못하네. 그리하여 이런 정체서는 모든 것이,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런 부류에 의해 조종되네. - 551

 

이른바 민중 선동가들을 가리킨다. - 옮긴이 해설 가운데

 

“그런데 민중은 언제나 어떤 한 사람이 특히 자신들의 앞장을 서게하여, 이 사람을 보살피고 키워 주는 버릇이 있지 않은가?”

“그러므로 참주가 자라나게 될 때는, [민중의] 선도자 격格인 뿌리 이외의 다른 어떤 것에서도 그 싹이 트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하이.

“그런데 민중의 선봉에 선 자도 이와 마찬가지로 아주 잘 따르는 군중을 거느리고서, 동족의 피를 흘리는 것을 삼가지 않고, 사람을 부당하게 고발하여-이런 것들은 그들이 곧잘 하는 것이어서-법정으로 이끌고 가서는, 그를 살해하네. 사람의 목숨을 사라지게 하여, 경건하지 못한 혀와 입으로 동족의 피를 맛보고, 추방하며 살해하고, 채무의 무효화와 토지의 재분배에 대한 암시를 하네.

“하지만 저 [민중의] 선도자 자신은 ‘큰 대자로’ 누워 있지 않고, 다른 많은 사람을 타도하고서, 나라라고 하는 전차에 올라탔으니, 그는 선도자가 아니라 완벽한 참주가 되는 것일세”

어떤 사람들이 자유로운 사상을 갖고 있어서 자신에게 통치를 맡겨놓지 않으려 한다는 걸 그가 의심하게 될 경우에는 이들을 구실을 대어 적한테 넘겨 주어 파멸시키려 위해서겠지? 

이렇게 되면 이들 모두를 참주는, 자신이 앞으로도 통치를 할 작정이라면, 제거해 나가야 할 것이니….

이 짓은 그가 온 나라를 정화(숙청)하게 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네

그가 이런 짓들을 함으로써 시민들한테서 더 미움을 사면 살수록, 그만큼 더 많은 그리고 더 믿을 만한 경호원들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 552-557

 

“시민들한테서 노예들을 빼앗아서 자유의 몸이 되게 한 다음, 자신의 경호원들 속에 포함시키려고 말일세”

“충분히 그럴 겁니다. 이들은 그에게 있어서 정말로 가장 믿을 만한 자들일 테인까요” 그가 말했네.

“자네는 참주라는 참으로 축복받은 인간을 말하고 있는 걸세. 그가 이전의 친구들을 파멸키키고서, 이런 자들을 친구들로 그리고 믿을 만한 자들로 삼는다면 말일세” 그가 말했네

.

“그렇지만 이런 자들을 어쨌든 이용하고 있는 걸요”그가 말했네.

“그리고 이 동지들이 그에 대해 찬탄하며 새로운 시민들로서 그와 함께 지내겠지만, 훌륭한 사람들은 그를 미워하며 기피하겠지?” 내가 물었네

“왜 그러지 않겠습니까?” - 558

 

욕구들에 있어서 내가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나. 그건 이걸세. 불필요한 즐거움들과 욕구들 가운데 어떤 것들은 내가 생각하기엔 불법한 것들인 것 같으이. 이것들은 아마도 누구에게나 생기겠으나, 법률에 의해서 그리고 이성을 동반한 더 나은 욕구들에 의해서 억제됨으로써 몇몇 사람들의 경우에는 아주 없어져 버리거나 소수가 약한 상태로 남아 있거나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경우에는 더 강한 상태로 더 많이 남아 있네. - 564

 

이들이 사귀는 사람들을 두고 말할진대, 자기들의 아첨꾼들로서 무슨 일로든 섬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과 사귀거나, 아니면 자신들에게 어떤 사람의 것이 필요하게 될 경우에는, 스스로 엎드려 꿇고서는, 마치 한 가족처럼 거침없이 온갖 몸짓을 다지어 보일 것이나, 일단 필요한 것을 얻고 나면, 남이 되어 버리겠지?

온 생애를 통해서 결코 누구와도 친구가 되지 못하고, 언제나 어떤 사람의 주인 노릇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노예 노릇을 하면서 살아가니, 참주적 성향은 자유도, 참된 우정도 영원토록 못보지 못하네

그렇다면 우리가 이런 사람들을 믿지 못할 사람들이라 부르는 게 옳지 않겠는가?

가장 사악한 것으로 드러나는 자가 또한 가장 비참한 자로 드러나겠지? 또한 가장 오래도록 그리고 으뜸으로 참주 노릇을 한 자가 으뜸으로 그리고 가장 오래도록 비참한 자로 되는 게 진리이겠지? - 572

 

만약에 사람이 나라와 유사하다면, 사람에 있어서도 같은 질서 체계가 있는 게 필연적이어서, 그의 혼도 많은 굴종과 부자유로 충만해져 혼의 가장 선량한 부분들은 노예 노릇을 하나, 가장 사악하고 가장 광적인 작은 부분은 주인 노릇을 하는 게 필연적이지 않겠는가?

이 혼은 광적인 욕망(욕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언제나 끌려다녀 혼란과 후회로 가득하게 될 걸세

욕구와 욕정으로 인해 미쳐 있는 그런 참주 정체적인 인간

아마도 이런 사람이 그보다도 한층 더 비참한 것으로 자네에겐 생각 될 걸세

참주 정체적인 사람이 사인私人으로서 일생을 보내지 못하고, 불행하게도 어떤 불운으로 인해서 실제 참주가 될 수밖에 없게 된 경우일세. 

나라들에 있어서 많은 노예를 가진 부자들 개개인을 통해서일세. 이들은 참주들과 유사점을, 즉 많은 사람을 거느린다는 유사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세. 

자네는 이 부자들이 불안한 구석이 없으며 가노家奴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겠네?

그 까닭을 자네는 알겠는가?

네. 그건 온 나라가 시민 개개인을 지원해 주기 때문이죠

훌륭한 말일세…가량 어떤 신이 50명 또는 그 이상의 노예를 갖고 있는 한 사람을 그 나라에서 들어올려서는, 자유민들 가운데서 아무도 그를 지원해 줄 엄두를 낼 수 없는 외진 곳에다 그와 처자를 다른 자산 및 가노들과 함께 내려 놓는다면 말일세. 이 사람이 자신과 처자가 가노들한테 살해되지 않을까 하여 어떤 두려움에 그리고 얼마나 큰 두려움에 처하게 될지 짐작이 가는가?

“그러니까 그가 바로 자신의 노예들 중의 몇몇에게 어느새 알랑거리며 많은 걸 약속해 주고, 아무 요구도 하지 않는데도 자유의 몸이 되게 해 주지 않을 수 없게 될 뿐더러, 자신이 자기 하인들의 아첨꾼으로 변하여 있지 않겠는가?”

“그에게는 그게 다분히 필연적입니다. 그렇지 않을 것 같으면 살해될 게 필연적이죠” 그가 말했네”

“또한 이 신이 다른 많은 이웃을 이 사람 둘레에 이주시키게 하고, 이들은, 어떤 사람이 다른 누군가의 주인이라고 주장할 경우에, 도저히 그냥 참지를 못하고, 혹시 그런 사람을 붙잡게라도 된다면, 극단적인 응징을 하려 들 경우에는 어떨까?” 내가 물었네

“그는 사방으로 에워싼 적들한테 감시받게 되어서 한결 더하게 아주 나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성향에 있어서 우리가 말한 그런 사람으로서, 많은 온갖 두려움과 욕정으로 가득 한 그런 참주는 이런 감옥에 갇혀 있지 않겠는가?

여보게, 글라우콘! 그러나 이는 아주 비참한 처지가 아니겠으며, 자네가 가장 고달프게 사는 것으로 판단한 사람보다도 실제 참주가 한결 더 고달프게 살지 않겠는가?

만약에 그의 처지가 그가 다스리는 나라의 처지를 정녕 닮아 보인다면, 그는 일생을 통해서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며, 경련과 고통으로 충만하여 있을 걸세. 

그는 질투하며, 믿을 수 없고, 올바르지 못하고, 친구도 없고, 경건하지 못하며, 온갖 악을 다 받아들이는 자요 키우는 자일 수밖에 없으며, 집권으로 인해서 이전보다도 한층 더 그런 사람일 수밖에 없으이, 또한 이 모든 것으로 인해서 그는 가장 불운하며, 더 나아가 그와 가까이 있는 사람들까지도 그런 사람들로 만들어 버리네 - 576-581

 

바로 이 까닭으로 우리가 인간들의 일차적인 세 부류를 지혜를 사랑하는 부류, 이기기를 좋아하는 부류, 그리고 이利를 탐하는 부류라 말하네.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 진실을 그대로 아는 것과 관련해서 그리고 배우는 동안 언제나 누리게 되는 그런 즐거운 상태와 비교해서 다른 즐거움들을 어떤 걸로 간주할 것이라 우리는 생각하는가? 아주 못 미치는 걸로 간주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것들을 정말 불가피한 즐거움들이라 일컫지 않겠는가? 만약에 불가피하지 않았던들, 다른 즐거움들이 그에게는 전혀 필요하지 않을 테니 말일세

이렇게 생각해 보게나. 훌륭한 판정(판단)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에 의해서 판정을 얻어야만 할까? 경험이나 사려 분별(슬기) 또는 이성적 추론(논변)에 의해서가 아니겠는가? 아니면, 누군가가 이것들보다도 더 나은 기준을 갖고 있기라도 한가?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은 어릴 적부터 시작해서 다른 쪽 즐거움들에 대해 맛을 보는 게 불가피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利를 탐하는 사람으로서는 사물들의 본성이 어떤 것인지를 배워서 그것의 즐거움이 얼마나 달콤한지 맛을 보아야하는 불가피성도, 경험해야 하는 불가피성도 없습니다. - 584

 

사려 분별(지혜)과 [사람의] 훌륭함(덕)에 대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언제나 잔치나 그런 유의 것들과 함께 지내게 되어, 그렇게 여겨지고 있다시피 아래로 옮겨졌다가는 다시 중간까지 옮겨지는데, 이런 식으로 일생을 통해 헤매게 되네.

그러나 이 한계를 넘어선 적이 없으므로, 참된 위쪽을 보거나 거기로 옮겨져 본 적도 결코 없으며, ‘참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차게 되지도 않았으며, 확실하고 순수한 즐거움을 맛보지도 못 했네. 

오히려 그들은 가축들이 하는 버릇대로 언제나 눈길을 아래로 향하며, 땅과 식탁 위로 몸을 구부리고서, 포식하여 살이 찌고, 또한 교미도 하네. 그리고 이런 것들에 대한 탐욕 때문에 ‘쇠로 된 뿔과 발굽으로’ 서로들 치고 받으며,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으로 말미암아 죽이기까지 하네. 

존재하지 않는 것들로 자신들의 존재하지도 않으며 채워지지도 않는 것(부분)을 채우려고 하고 있기 때문일세 - 595

 

참으로 있는 것들이 아닌 것들로 자신들의 [혼의] 참된 부분이 아닌 욕구적인 부분을 ‘구멍 뚫린 항아리’(밑 빠진 독)인 줄도 모르고 끊임없이 채우려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 595. 옮긴이 해설

 

혼 전체가 지혜를 사랑하는 부분을 따르고 반복을 하지 않는다면, 혼의 각 부분이 다른 모든 면에서도 자기 일들을 할 수 있으며 올바를 수 있고, 특히 각각이 자기의 즐거움들을, 최선의 그리고 가능한한의 가장 참된 즐거움들을 누릴 수 있을 걸세 - 597

 

참주는…그는 법과 이성에서 도망하여, 노예적인 즐거움들의 경호대와 동거하는데 - 598

 

그렇다면 훌륭하고 올바른 사람이 올바르지 못하고 못된 사람에 대해 즐거움에 의해서 그만큼이나 우세하다면, 삶의 의젓함과 아름다움 및 훌륭함(덕)에 의해서도 엄청나리만큼 크게 우세하지 않겠는가? -600

 

아름다운 것들은 우리의 성향에 있어서 야수적인 것들이 인간적인 것에, 아니 그보다도 어쩌면 신적인 것에 종속하는 것들로 만드는 것들인 반면에, 추한 것들은 온순한 것을 사나운 것에 굴종하는 것들로 만드는 것들이지 않소? - 603

가령 누구든 황금을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갖게 되는 것이, 만약에 이런 일이 일어날 경우에, 즉 그가 그 황금을 갖게 됨과 동시에 자신의 가장 훌륭한 부분이 가장 사악한 부분에 종살이를 하게 될 경우에 그에게 이로울 수 있겠는가?

만일에 그가 자신의 가장 신적인 것을 가장 비신적이며, 가장 오염된 것에 예속되게 하고서 이를 불쌍히 여기지도 않는다면, 그는 비참할 뿐만 아니라 남편의 목숨의 대가로 목걸이를 받은 에리필레보다도 훨씬 더 무거운 파멸의 대가로 황금을 뇌물로 받는 게 아닌가? - 603

 

몰래 올바르지 못한 짓을 하고서도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이 어떻게 해서 이익이 되는가? 아니 그러고서도 발각되지 않은 자는 한결 더 사악하게 되지 않겠는가?

반면에 발각되어 벌을 받은 자의 야수적인 부분은 잠들게 되고 순화되는 한편으로, 그의 유순한 부분은 자유롭게 되어, 그의 혼 전체가 가장 훌륭한 그 본성을 찾아 갖게 된 상태에 있게 되고, 절제를 그리고 지혜(분별)가 함께 갖추어진 올바름을 갖게 됨으로써, 힘센 육신과 건강을 아울러 갖춘 아름다움이 실현해 갖게 되는 상태보다도 더 귀한 상태를 실현해 갖게 될 테지? - 606

 

올바른 사람의 경우에는 우리가 이렇게 생각해야만 하네. 그가 가난한 처지가 되거나 또는 질병이나 그 밖에 나쁜 걸로 여겨지는 어떤 곤경에 처하게 되더라도 이런 일들이, 그가 살아 생전에건 또는 죽어서건, 결국에는 좋은 일로 끝을 맺게 된다고 말일세.

그야 물론 올바르게 되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그리고 [사람의] 훌륭함(덕)을 수행하여 인간으로서 가능한 한 신을 닮으려 하는 사람이 적어도 신들한테서 홀대받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기 때문이네.

바로 이런 것들이 올바른 사람한테 신들이 내리게 되는 몇 가지의 상일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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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인간들한테서 받게 되는 상은 어떤가? 사실대로 말한다면 이런 게 아니겠는가? 

영리하며 올바르지 못한 자들은, 출발점에서는 잘 달리나 반환점부터는 그러지 못하는 달리기 선수들이 하는, 바로 그런 짓을 하지 않는가? 이들은 처음에는 날쌔게 출발하나 결국엔 웃음거리가 되고 마는데, 어깨 위로 귀가 처진 짐승 꼴을 하고서 화관도 두르지 못한 채 경주로를 빠져 나가네.

반면에 진짜로 달리기를 잘 하는 사람들은 끝까지 달리게 되어 상도 받고 화관도 두르게 되네. 올바른 사람들의 경우에는 대개는 이렇게 되지 않는가? 그들은 모든 행위나 교제 그리고 생애의 끝에 이르러, 좋은 평판도 없게 되며 인간들한테서도 상을 받게 되겠지? - 649

 

또 올바르지 못한 자들에 대해서도 이들 가운데 많은 수가, 비록 젊어서는 들키지 않는다 할지라도, 경주의 종착점에 이르러서는 붙들리어 웃음거리가 된다는 걸, 그리고 늙어서는 비참하게 되어, 다른 고장 사람들한테서도 같은 고장 사람들한테서도 모욕적인 대접을 받게 된다는 걸 말해 두네. - 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