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노가 정치에서 실제로 찾고자 했던 것은 귀족정치를 대체할 수 있는 ‘엘리트’의 규정과 창출이었다. 군주 대신 그는 ‘군주의 종족’인 아리안족을 제안했다. 그는 아리안족이 민주주의를 통해 나타난 열등한 비아리안족에 의해 침몰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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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리안족을 다른 사람들을 지배할 운명을 가진 자연적인 귀족계급의 구성원으로 규정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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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이데올로기 자체의 수용은 한 개인이 ‘좋은 혈통’을 가졌다는 주장, ‘귀족의 피’가 그의 몸에 흐른다는 주장 그리고 기원의 우월성은 권리의 우월성을 함축한다는 주장의 결정적 증거가 될 것이다. 그래서 백작은 하나의 정치적 사건, 즉 귀족을 몰락에서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결론을 끄집어 낸다-인간종의 몰락과 새로운 선천적 귀족의 형성을 - 352
프랑스가 왕국이든 제국이든 아니면 공화국이든 간에 그 통치는 인간의 본질적 평등에 기초한 까닭에, 여전히 훌륭한 ‘조국’이었기 때문에 또 가장 나쁘게도 프랑스는 당시 흑인조차 시민권을 누리는 유일한 국가였기 때문에 고비노가 프랑스 국민에게 헌신하지 않고 영국 국민에게, 1871년 프랑스의 패배 이후 독일 국민에게 헌신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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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가 엘리트 인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공공연하게 독일인을 포함한 모든 민족을 경멸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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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폴리트 텐조자도 ‘독일 민족’의 천재적 우월성을 확고하게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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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과 ‘엘리트’의 특수한 혼합물은 국제적 인텔리켄치아에게 역사의 대운동장에서 가지고 놀 수 있는 새롭고 흥미로운 심리학적 장난감을 마련해주었다. 고비니즘의 루이의 자손은 19세기 후반의 낭만적 영웅, 성자, 천재 및 초인과 가까운 인척이다. 낭만주의의 견해에 내재하는 무책임성은 고비니즘의 인종 혼합으로부터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 왜냐하면 이 혼합은 자아의 깊은 심연으로까지 추적할 수 있는 과거의 역사적 사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내적 경험들이 이제 역사적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으며 자아가 역사의 전쟁터가 되었다는 것이다. “<인종 불평등론>을 읽은 이후 어떤 갈등이 내 존재의 숨겨진 근원을 자극할 때마다, 나는 내 영혼 안에서 격렬한 전투, 즉 백인, 황인종, 셈족 그리고 아리안족 사이에 전투가 일어나고 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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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노의 견해에 따르면 셈족은 흑인과 섞여 질이 떨어진 백인 잡종 인종이다. - 355
사회적 불평등이 영국 사회의 토대를 이루는 까닭에 ‘인간의 권리’가 문제가 되었을 때 영국 보수주의자들의 심기는 무척이나 불편했다. 19세기 토리당원들에게 널리 유포된 견해에 따르면 불평등은 영국의 민족성에 속했다. - 356
-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 1>, 한길사
그리 생각되고 의식될 뿐만이 아니라
흥분되고 무언가 해야 할 것 같은 정서로까지 경험되는
무찔러야 될 것 같고 싸워서 이겨야 될 것 같고
짓눌러도 문제 없을 것 같고 왠지 올라서야 할 의무감 같은 것까지 일으키는
일본인이 조선인에게 가졌던
독일인이 유대인에게 가졌던
남성이 여성에게
백인이 흑인에게
귀족이 평민에게
양반이 노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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