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착취.폭력/지배.착취.폭력-여러가지

파시즘, 그리고 불안, 증오, 공포, 고립...

순돌이 아빠^.^ 2023. 4. 16. 08:02

1949년 여름의 픽스킬 사건-유명한 흑인가수이자 평화운동의 유력한 추진자 폴 로브슨의 콘서트에 대한 조직적인 폭력 사건-을 그 와중에서 상세하게 목격했던 작가 하워드 패스트의 리포트에 의하면, “이곳의 젊은이들은 일도 없으며 장래도 없다는 이곳의 강변 마을에서 성장한다-말하자면 말하자면 타락하여 사악한 길에 빠진 프티부르주아적인 외형을 가진 사람이 된다. 

그들은 세상의 고난으로 뒤틀려져 있지만, 그런 고난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있으며, 그것을 어디로 어떻게 이끌어가는 것이 좋은가 하는 것도 알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오로지 증오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들 폭도들은 보안관이나 주 경찰의 공공연한, 그리고 은근한 비호를 받으면서 한 잔 마신 기분으로 손에 피스톨, 곤봉, 돌을 들고서 “히틀러 만세, 너 이 자식, 깜둥이 잘못 태어난 놈”이라든가 “우리는 미국의 빨갱이 놈들을 모두 죽여버릴거야” 같은 말을 내뱉으면서, 많은 부녀자를 포함한 콘서트의 청중들을 덮쳤으며, 게다가 점잖게 나치스의 악명을 세계에 드날렸던 뉘른베르크의 분서까지 재연했던 것이다. 

여기서 무엇보다도 조직화의 대상으로 노렸던 사회계층, 그 생활환경이나 의식형태는 그야말로 친위부대(S.S.)나 돌격대(S.A.) 멤버의 그것과 너무나도 닮았다. 그들에게 공통적으로 흐르고 있는 것은 사회신분상으로 상승할 수 있는 통로가 폐쇄 또는 감퇴된 데서 오는 실의와 초조감이며, 생활의 적극적 목표를 상실한 데서 오는 불안과 절망이며, 또한 사회적 연대가 결여된 데서 싹트게 된 고립감이다. 거기서 쉽게 생겨나는 “무언가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증오와 공포를 도액대로 삼아 파시즘은 성장한다. - 309

- 마루야마 마사오, <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 한길사, 2007

폴 로브슨의 콘서트에 몰려든 분노한 사람들. 1949년9월4일 뉴욕. 사진:알자지라

그런 삶의 조건과 마음의 상태는

파시즘이나 다른 어떤 것과 관련될 수 있을 것

 

이것을 달리 생각하면

그런 삶의 조건과 마음의 상태 속에 빠지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이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이기도. 

알자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