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여름의 픽스킬 사건-유명한 흑인가수이자 평화운동의 유력한 추진자 폴 로브슨의 콘서트에 대한 조직적인 폭력 사건-을 그 와중에서 상세하게 목격했던 작가 하워드 패스트의 리포트에 의하면, “이곳의 젊은이들은 일도 없으며 장래도 없다는 이곳의 강변 마을에서 성장한다-말하자면 말하자면 타락하여 사악한 길에 빠진 프티부르주아적인 외형을 가진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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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세상의 고난으로 뒤틀려져 있지만, 그런 고난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있으며, 그것을 어디로 어떻게 이끌어가는 것이 좋은가 하는 것도 알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오로지 증오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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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폭도들은 보안관이나 주 경찰의 공공연한, 그리고 은근한 비호를 받으면서 한 잔 마신 기분으로 손에 피스톨, 곤봉, 돌을 들고서 “히틀러 만세, 너 이 자식, 깜둥이 잘못 태어난 놈”이라든가 “우리는 미국의 빨갱이 놈들을 모두 죽여버릴거야” 같은 말을 내뱉으면서, 많은 부녀자를 포함한 콘서트의 청중들을 덮쳤으며, 게다가 점잖게 나치스의 악명을 세계에 드날렸던 뉘른베르크의 분서까지 재연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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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무엇보다도 조직화의 대상으로 노렸던 사회계층, 그 생활환경이나 의식형태는 그야말로 친위부대(S.S.)나 돌격대(S.A.) 멤버의 그것과 너무나도 닮았다. 그들에게 공통적으로 흐르고 있는 것은 사회신분상으로 상승할 수 있는 통로가 폐쇄 또는 감퇴된 데서 오는 실의와 초조감이며, 생활의 적극적 목표를 상실한 데서 오는 불안과 절망이며, 또한 사회적 연대가 결여된 데서 싹트게 된 고립감이다. 거기서 쉽게 생겨나는 “무언가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증오와 공포를 도액대로 삼아 파시즘은 성장한다. - 309
- 마루야마 마사오, <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 한길사, 2007
그런 삶의 조건과 마음의 상태는
파시즘이나 다른 어떤 것과 관련될 수 있을 것
이것을 달리 생각하면
그런 삶의 조건과 마음의 상태 속에 빠지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이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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