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착취.폭력/지배.착취.폭력-여러가지

전쟁. 폭력. 죄의식

순돌이 아빠^.^ 2023. 11. 16. 13:45

이즈음엔 유아사도 앞서 숨겼던 사실을 포함해 이미 모든 죄상을 고백한 상태였다. 위생 보충병의 교육을 위해 생체 해부했던 남자의 어머니가 쓴 편지를 받았을 때, 드디어 자신이 죽인 남자가 단순한 생체 해부의 희생자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 사는 한 사람의 인간임을 깨닫게 되자, 괴로워서 견딜 수 없었다. 그 어머니는 중국어로 이렇게 썼다.

유아사, 나는 네가 죽인 남자의 어머니다.
죽기 전날, 아들은 루안의 헌병대로 끌려갔다. 나는 헌병대까지 가서 문 앞에서 쭉 지키고 서 있었다. 다음날,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아들이 묶인 채 트럭에 태워져 어디론가 끌려갔다.

다음날, 아는 사람 하나가 와서 가르쳐 줬다. “할머니, 당신 아들은 육군병원에 끌려가서 생체 해부당했어요라고. 나는 슬프고 슬퍼서, 눈물로 눈이 짓물러버릴 것 같았다. 그때까지 갈던 논도 못 갈게 됐다. 식사도 할 수 없었다.
유아사, 지금 네가 잡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부디 엄벌로 너를 다스려달라고 정부에 부탁한 참이다.  - 55

그런데 그 어머니의 편지로 인해, 그 남자가 갑자기 하나의 인격체로 떠올랐다. - 56

유아사는 고독한 대화를 거듭하던 끝에 희생자의 어머니로부터 온 편지를 읽고, 희생자를 물건에서 사람으로 인식하게 됐다. - 60

시대와 상황이 강제한 살인이라는 변명을 넘어서 한 개인으로서 죄의 자각에 이른 삶은 없었을까? 만약에 있다면, 어떤 경로를 거쳤을까? - 132

고지마 부대가 저지른 잔학행위는 일일이 다 열거하지 못할 정도로 많았다. 하지만 당시 고지마는 그러한 하나하나의 행위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것은 전쟁의 나날 중에 겪는 일상다반사일 뿐이었다. 그가 자신이 저지른 하나하나의 일들에 ‘희생자’가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 138

농민을 찔러 죽이고 목을 베고 고문한 것이 범죄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어요. 아무것도 아닌 포로를 죽였을 뿐이라고만 생각했지요. - 150

딱딱한 변명의 갑옷을 두르고 웅크리고 있는 수인들에게 중국쪽이 취한 방침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일본군이 저지른 일들을 알려주는 것…게다가 자신이 저지른 악행을 지금 당장 직시하는 일은 괴롭다. 그래서 관리소 측은 중국 각지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으며 지금도 전쟁 피해가 얼마만큼 지속되고 있는지 등의 외부의 사실을 알리는 방법을 취했다. 다른 하나는 충분한 보살핌이었다. 

자신이 한 짓은 둘째치고라도, 희생자와 그 가족, 그리고 그들의 동포가 있다는 것을, 그들이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고지마는 겨우겨우 깨달아갔다. 지금까지 그는 ‘단칼에 벤다’ 따위의 허세에 찬 말투나, ‘처리한다’ 따위의, 사람을 물건 취급하는 군대용어를 사용해왔다. 그런 그에게도 어렴풋이 슬퍼하는 사람들의 군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 152

- 노다 마사아키, <전쟁과 죄책>, 또다른우주

연쇄살인범 심리를 다룬 드라마 <마인드헌터>

연쇄 살인을 저지르고 애써 아닌 척 숨기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자기가 잘못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kbs

전쟁을 일으키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강간하고 서도

죄를 반성하기는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는 인간들이 있구요.

연쇄살인이나 전쟁 범죄를 부정하는 자들의 심리는 비슷한 부분이 많지 싶구요.

 

자기는 죄를 짓지 않았으니 인정할 죄도 반성할 것도 없다는 거지요.

죄를 묻는 피해자들을 향해 되레 큰 소리를 치며 헛소리 말라고도 하구요.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39356_36199.html

 

이스라엘, '민간인 피해 알고 폭격?' 질문에 "그게 전쟁의 비극"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있는 난민촌에 미사일 공습을 가했습니다. 이스라엘을 하마스 지휘관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난민촌이라는 걸 알면서도 공습을 감행했다는 걸 인정...

imnews.imbc.com

그리고 그 가운데 아주 소수가 조금씩 자기가 저지른 죄를

인식하고 인정하고 반성하고 사과하겠지요

 

일본군과 이스라엘군 가운데 몇명이 과연

죄를 인식하고 죄의식을 갖고 있을까요

 

그리고 얼마나 많은 수가 죄의식은커녕

자신이 한 일을 자랑스러워하거나 의무를 다할 뿐이라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