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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받은 민족'의 전쟁

순돌이 아빠^.^ 2024. 5. 2. 09:17

민들레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152

'선택받은 민족'의 전쟁

-'만들어진 유대인'과 디아스포라 신화에 대해

이런 경로를 통해 성서는 종교 경전이 아닌 세속적인 책자가 되었다. 아이들이 옛 조상에 대해 배울 때 읽는 책이 된 것이다. 이 아이들은 장차 당당하게 행진하는 군인으로 자라나서 독립과 식민지 정복을 위한 전쟁에서 싸우게 될 터였다. - 슐로모 산드, 「만들어진 유대인」

국가와 신화

1948년 5월 14일 팔레스타인에 대한 영국의 위임통치가 끝나는 날에 맞춰 유대인들이 텔아비브 박물관에서 이스라엘의 건국을 선포합니다. 그리고 이때 이스라엘 초대 총리 다비드 벤구리온이 ‘이스라엘 독립선언문’이란 것을 발표합니다. (선언문 내용은 ‘이스라엘 외교부’ 홈페이지 참고)

‘독립’이라고 하니 마치 이스라엘이 다른 국가의 식민지였고, 유대인들이 마침내 해방을 이루고 주권을 되찾은 것 같습니다. 1919년 일제 식민지 시절 조선인들이 ‘3.1독립선언서’를 발표한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1948년에 탄생한 국가이고, 아랍인들이 살던 곳에 유대인들이 몰려와 남의 땅을 차지하면서 만든 점령 국가입니다. 이스라엘이 독립을 얻은 게 아니라 팔레스타인이 피점령지가 됨으로써 정작 독립을 추구해야 할 것은 팔레스타인인들입니다.

그렇다면 시오니스트들은 어떤 세계관 또는 논리를 가지고 ‘독립’이라고 하는 걸까요. 유대 민족주의자 가운데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 국가를 건설하자고 주장한 이들을 시오니스트라고 합니다.

에레츠-이스라엘 [(히브리어) - 이스라엘 땅, 팔레스타인]은 유대인들의 고향이었다. 여기서 그들의 영적, 종교적, 정치적 정체성이 형성되었다. - 이스라엘 독립선언문

시오니스트들의 주장은 옛날 옛날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 민족의 국가가 있었다는 겁니다. 과거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 국가가 있었으니, 현대에 와서 다시 자신들의 국가를 ‘재탄생’ 시킬 권리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때 시오니스트들이 내세우는 주된 근거는 성경입니다. 저는 성경 속 내용이 역사적 사실인지, 아니면 누군가 만들어낸 허구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만약 성경 속 내용이 신화이거나, 일부 사실을 토대로 했더라도 지나치게 과장된 이야기라면 어떻게 될까요.

새로운 고고학적 발견으로 인해 과학적 역사성을 잃게 된 다음 성서 이야기는 장구한 민족의 기억 가운데서도 백미라 할 다윗과 솔로몬 왕국 부분이었다…하람 알 샤리프 바닥을 파볼 수는 없었지만, 출입이 허용된 주변 어느 곳을 발굴해도 다윗과 솔로몬의 시기로 추정되는 기원전 10세기에 왕국이 존재했던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그리고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이라는 기술적 발전으로 사마리아의 그 거대한 구조물이 솔로몬 시대가 아니라 이스라엘 북왕국 때의 것임이 확인되었다. 그 부유함으로 볼 때 바빌로니아나 페르시아의 강력한 제국통치자들에 거의 맞먹을 정도였다고 성서에서 기술한 전설의 왕 솔로몬, 그가 실존했다는 흔적은 사실상 발견된 적이 없는 것이다. - 슐로모 산드, 「만들어진 유대인」

자유통일 주사파척결 국민대회의 '문재인 이재명 구속하라'는 구호. 미니

한국의 광화문이나 시청 앞에서 태극기 집회를 열고 있는 기독교인들 가운데는 성조기와 이스라엘 깃발을 함께 흔드는 분들이 계십니다. 혹시 그분들은 고대 이스라엘이 성경에 나오는 모습 그대로 존재했다고 믿을 뿐만 아니라, 고대 이스라엘과 현대 이스라엘이 같은 것이라고 여기는 건 아닐까요.

한국 정부도 이와 비슷한 역사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이스라엘 대한민국 대사관> 홈페이지에 가면 “이스라엘 역사 연표”가 있습니다. 여기서도 이스라엘의 역사에 대한 서술은 1948년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기원전 17세기 성서 시대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런데 시오니스트들이 말하는 고대 이스라엘과 유대인에 관한 많은 내용이, 역사적 사실이라기보다는 현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 퍼트리고 있는 허구의 이데올로기일 가능성은 없을까요. 현재의 필요에 맞춰 과거를 발굴 · 개발 · 창조하는 것이지요. 일본의 조선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하듯이 말입니다.

일제는 한반도를 강점한 이후 식민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우리 역사 왜곡 작업에 착수하였다. 그들의 손길이 크게 미친 분야 가운데 하나가 고대 한일관계사이며, 그 결과물이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이다.

그런데 임나일본부설을 하나의 학설로 보기도 하나, 그것은 학문적 탐구의 결과물이라기보다는 역사상을 먼저 그려놓고 그것에 역사 기록을 짜맞춘 것이다. 이 설은 일제 관학자들이 조직적으로 연구하여 체계를 잡았고 일본 역사 교과서에도 여전히 실려 있는, 어찌보면 지금도 생명력을 가진 제국주의의 잔재이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추방과 이산, 그리고 디아스포라

북이스라엘 왕국은 아시리아에 의해 함락되고(기원전 722년) 그 주민들은 추방당하고 잊혀졌다. 그로부터 100여 년 후 바빌로니아가 남유다 왕국을 점령하면서 예루살렘과 성전을 파괴한 것은 물론 대부분의 거주민들을 추방했다(기원전 586년) - ‘역사’, 이스라엘 문화원 홈페이지

시오니스트들은 과거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추방되었고, 세계 각지로 흩어졌다고 주장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이고 있는 유대인 추방과 이산은 역사적 사실일까요, 아니면 누군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만든 환상일까요?

가장 먼저 강조해야 할 것은 로마인들이 유대전쟁이 끝난 후 결코 주민 전체를 강제 추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우리는 이스라엘 왕국을 멸망시킨 아시리아인들과 유다 왕국을 정복한 바빌로니아인들 역시 그들의 정복지로부터 주민 전체를 이주시키는 일 같은 건 하지 않았다고 덧붙일 수 있다. ‘땅의 사람들’ 곧 농작물을 생산하고 세금을 바치는 이들을 그 땅에서 뿌리 뽑는 것은 결코 득이 되는 일이 아니다…유다지역에서 추방이 있었다는 언급은 로마의 풍부한 기록 어디에도 없다. - 슐로모 산드, 「만들어진 유대인」

종교적 믿음이나 민족적 신화가 아니라 역사적 기록이나 사실 속에서 유대인 추방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유대인들이 이방인으로 세계 각지를 떠돌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했다는 ‘디아스포라’ 같은 것도 없었겠지요.

디아스포라(Diaspora) : 흩어진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팔레스타인을 떠나 온 세계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이르던 말 - <우리말샘>, 국립국어원

기도하기&nbsp;위해&nbsp;예루살렘에&nbsp;모인&nbsp;유대인들.&nbsp;미니

그들의 땅에서 강제로 추방된 후, 유대인들은 이산(離散) 과정 속에서도 그 땅에 대한 믿음을 지켜왔다. 유대인들은 그 땅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 또한 그 땅에서 그들의 정치적 자유를 회복하는 것에 대한 기도와 희망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 이스라엘 독립선언문

시오니스트들이 또한 강조하는 것이 전세계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들이 자신의 고향 이스라엘로 돌아가기를 열망하고 이를 위해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이 또한 사실일까요?

메소포타미아의 율법학자들처럼 성지에 돌아갈 자유나 여유가 있음에도 돌아가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째서일까?...대부분의 유태인들은 안전한 집과 땅을 떠나 궁핍한 삶이나 죽음을 맞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여행 길에 오르는 것이 주님을 잘 모시는 것은 아니라고 믿었다. 생명의 신성함은 성지의 거룩함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었다. 많은 학자들은 ‘토라’와 ‘탈무드’ 연구를 소홀히 하는 게 죄가 된다는 핑계로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 토마스 이디노풀로스, 「예루살렘」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자기가 살던 곳, 곧 러시아나 독일·폴란드 등지에서 차별받지 않고 잘 살길 원했습니다. 많은 유대인들이 히브리어를 모르거나 사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독일어를 사용하며 독일인으로, 러시아어를 사용하며 러시아인으로 살았던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어떤 상황에 처할지도 모르는 성서 속 예루살렘으로 이주하려고 했던 사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던 겁니다.

러시아와 유럽에서 유대인에 대한 추방과 학살이 한창 벌어지던 과정에서 유대인들이 가장 이주하길 원했던 나라는 미국입니다. 미국이나 다른 서유럽 국가로의 이주가 막히자 그나마 남아 있던 팔레스타인으로의 대규모 이주가 진행된 겁니다.

1920년대 들어 미국 국경이 닫히고, 이후 나치의 참혹한 학살이 시작된 후에야 상당수가 위임통치하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했고, 결국 그 땅 일부가 이스라엘국(State of Israel)이 된 것이다. 유대인들이 그들의 ‘고향땅’에서 강제로 추방된 일은 없었으며, 그곳으로 자발적으로 ‘돌아간’ 일도 없었다. - 슐로모 산드, 「만들어진 유대인」

수천 년의 시간 동안 비유대인이 유대교로 개종을 하거나, 유대인이 무신론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유대인이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도 흔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니 단일하고 폐쇄적인 혈통이나 종족으로서의 유대인 집단이라는 것이 존재했다고 해도 그건 아주 소수에 불과할 겁니다.

유대인들이 단일한 혈통을 유지하며 수천 년 동안 고향땅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열망했다는 것이 허구라면, 이스라엘 건국 선언문에 담긴 주장도 허구가 되겠지요. 그들의 주장이 허구라면 이스라엘 건국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도 무너질 테구요.

반대로, 이스라엘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점령과 범죄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각종 신화나 환상을 더욱 강하게 퍼트리려 할 겁니다.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유대인이나 이스라엘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갖게 된 것도, 시오니스트들과 이스라엘이 벌인 선전 활동의 결과일지 모릅니다.

이데올로기. 전쟁

베어는 1929년 독일에서 팔레스타인으로 건너온 인물…1936년, 베를린에서 「갈루트」(Galut, 히브리어로 ‘유배’라는 뜻)라는 책을 출간한 바 있다…책은 다음과 같은 주장으로 시작한다. “성서는 신이 이 백성을 선택하시고 성숙케 하신 느린 과정을 이야기해준다. 약속의 땅 팔레스타인에 대한 그들의 주권을 확인시켜 주고, 민족들 안에서 그들의 특별한 위치를 보여준다. - 슐로모 산드, 「만들어진 유대인」

종교적 신화에 따라 팔레스타인은 하느님이 유대 민족에게 주신 땅이고 유대 민족은 그 땅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가진다면, 수천 년 그 땅에서 살아온 비유대인들은 침입자이거나 불법 점거자인 셈입니다. 역사적 사실은 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이 본래의 거주민이고, 유럽 등지에서 몰려온 유대인들이 이주민임에도 말입니다.

새로운 국가가 수행해야 했던 첫번째 중요한 임무는 스스로 유대인이 아니라고 명확하게 생각하는 이들을 최대한 치워버리는 것이었다…그리고 그 지역 앞날에 더 중대한 의미를 띤 것은, 그 땅이 ‘유대 민중’의 역사적 유산이라는 이데올로기적 원칙이 공고화되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스라엘은 전쟁이 끝난 뒤 수십 만 명의 난민이 그들의 고향과 농토로 돌아오는 것을 죄책감 없이 거부할 수 있었다. - 슐로모 산드, 「만들어진 유대인」

1948년 1차 아랍-이스라엘 전쟁은 물론이고, 그 이후 76년간 계속되는 전쟁은 그들이 가진 신화와 환상을 현실화 시키는 과정입니다. 사실도 아니고, 역사적 근거도 없는 그들만의 망상을 폭력을 이용해 실현해 가는 겁니다. 일본이 전쟁과 폭력으로 ‘대동아공영권’이라는 환상 또는 망상을 실현하려 했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스라엘이&nbsp;탱크&nbsp;포격으로&nbsp;파괴한&nbsp;건물.&nbsp;미니

<미들 이스트 아이Middle East Eye>의 보도에 따르면, 2024년 4월 26일 이스라엘 재무장관 베잘렐 스모트리히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하마스 지도부를 제거하고 가자 지구를 완전히 파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는 하마스와는 오직 폭탄으로만 대화를 해야 한다며, 가능한 빠르고 강하게 라파를 공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라파 지역은 100만이 넘는 팔레스타인 난민이 몰려 있는 곳입니다.

시오니스트들의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유대인의 땅을 점거하고 있는 팔레스타인들을 내쫓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됩니다. 당연한 일을 하고 있는데 죄책감 같은 걸 느낄 일은 없을 것이며, 오히려 유대인의 역사적 사명과 영광을 위해 자랑스러운 일을 하고 있는 게 되겠지요.

이스라엘 군인이 가자 지구에서 성경을 손에 들고 소리내어 읽으며 기관총을 쏘아대는 영상을 그들이 직접 찍어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이를 보면 그들이 종교적 이데올로기에 크게 사로잡혀 폭력을 저지르고 있으며, 죄책감은커녕 아무렇지 않게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피해자들과 함께 찾아가는 진실

시오니즘은 유대교 전통 중에서 가장 배타적이고 자만심 넘치는 측면인 “이 백성은 홀로 살 것이라, 그들을 여러 민족 중의 하나로 여기지 않으리라”(민수기 23:9)는 예언을 신성한 계명으로 받아들였다. 선택받은 신성한 일신교 무리라는 고대의 종교적 이상은 고립주의적이고 세속적인 행동 계획을 위해 재해석되었다. - 슐로모 산드, 「만들어진 유대인」

팔레스타인의&nbsp;정의를&nbsp;위한&nbsp;유대인들.&nbsp;pixabay

제가 시오니즘을 비판하는 것을 보고 누군가는 저를 반유대주의자라고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이 유대인이어서가 아니라, 그들이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을 내세우며 저지르는 악행을 문제삼는 겁니다. 히틀러가 독일인이라서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독일인의 정체성을 내세우며 유대인을 학살했기 때문에 비난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유대인들이 유대 민족주의자나 시오니스트는 아니며, 많은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의 행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학살을 벌이자, 미국 유대인 단체 '평화를 위한 유대인의 목소리' 회원들이 지난 2023년10월 18일 미국 국회의사당 건물을 점거하였습니다. 이들은 유대인임을 상징하는 모자를 머리에 쓰고, ‘유대인은 말한다. 지금 당장 전쟁을 멈춰라’ 같은 현수막을 들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NOT IN OUR NAME’이라는 글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유대인의 이름으로 전쟁이나 학살을 정당화하지 말라는 것이겠지요. 이 시위로 300여 명이 체포되었다고 합니다.

<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뉴욕 타임스> 등에 따르면 2024년 4월 26일 이스라엘에서 유대교인들과 평화운동가들이 가자 지구로 식량을 전달하려다 체포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시위에 참석한 랍비 토바 스피처(Toba Spitzer)는 "유대인 해방은 팔레스타인 해방과 연계돼 있고, 우리는 모두를 위한 자유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nbsp;군인이&nbsp;지키는&nbsp;검문소를&nbsp;지나기&nbsp;위해&nbsp;맨살을&nbsp;보여야&nbsp;하는&nbsp;팔레스타인인들.&nbsp;미니

미국 대학생들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자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는 ‘반유대주의’ ‘1930년대 독일 대학에서 일어난 일을 연상시킨다’ 등의 말을 하며 이를 비난했습니다. 네타냐후의 이런 주장은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의 마음 속에는 홀로코스트 희생자와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에 반대하면 반유대주의자처럼 보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우리 안에 있습니다.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2024년 4월 27일 영국 런던에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시위가 있었습니다. 시위에 참여한 87세의 홀로코스트 생존자 스티븐 카포(Stephen Kapos)는 “우리가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라며,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억이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벌이는 행위를 은폐하는 데 사용돼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같은 한국인이라고 해도 대한민국에 대한 생각이 저마다 다르듯이, 같은 유대인이라고 해도 이스라엘에 대한 입장은 천차만별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전쟁에 반대하는 유대인들은 고대 이스라엘에 대한 신화든, 홀로코스트에 대한 이미지든 그 어떤 것도 지금 팔레스타인에서 이스라엘이 벌이고 있는 악행을 정당화 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데올로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에 나서도록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배자들의 이데올로기에 맞설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피해자들과 함께 찾아가는 ‘진실’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