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한쪽 모퉁이에 있는 높다란 고드리지 캐비닛은 퍼빈이 혼자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 안에는 우산이며 여분의 옷, 그녀를 봄베이 최초의 여성 변호사로 치켜세운 기사 스크랩 따위가 들어 있었다. 퍼빈은 그 기사를 액자에 넣어 잠셰지 미스트리가 받은 수많은 표창과 나란히 아래층 벽에 걸고 싶었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그건 좀 과하다고 생각했다. 여자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할 수도 있다는 걸 고객들한테 최대한 온건한 방식으로 알리는 것이 좋다나. - 16 퍼빈은 놀란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렇게 오랫동안 파리드 씨의 변호사로 일했으면서 한 번도 부인들과 얘기를 나눠본 적이 없으시다고요?” … “파리드가 과부들은 철저한 은둔 생활을 하고 있어. 내 의뢰인이 돌아가셨으니 그 집의 남성은 두 번째 부인의 젖먹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