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세상과 기꺼이 있기 위해서는 경험을 바탕으로 사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형이상학적 추측에 빠질 위험이 있다. 한나는 “(사유는) 직접 겪을 사건들에서 생겨나고, 어떤 방향을 나아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유일한 이정표인 이 사건들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사유할 때만 비로소 스토리텔링이라는 행위를 통해 그들의 경험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219
- 사만다 로즈 힐, <한나 아렌트 평전>, 혜다, 2022
<타인의 삶>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독일이 통일 되기 이전, 동독의 비밀경찰이었던 비슬러는 반정부 인사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영화 포스터처럼 도청을 계속하지요.
아마 처음에 비슬러에게 감시 대상자들은 그저 반정부 세력, 나쁜 놈들, 그도 아니면 그냥 위에서 시키니깐 감시해야 하는 그런 존재였을 뿐일 겁니다.
그런데 감시를 하고 그들의 대화를 듣게 되면서 점점 이들을 이해하게 되고, 오히려 나중에는 이들을 도와려고 하지요.
그들의 삶을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지 못했다면 그저 추상적인 나쁜 놈일뿐인 사람들이 점점 새로운 의미로, 새로운 존재로 다가오는 겁니다.
드라마 <빨간머리 앤>의 마릴라도 그렇습니다.
백인이 살던 마을에 흑인 세바스찬과 그의 가족이 함께 살게 됩니다. 마릴라도 처음에는 흑인과 만나고 교류하는 것을 살짝 꺼렸습니다.
하지만 세바스찬 가족을 직접 만나고 대화와 눈빛을 나누고 나서는 점점 더 좋은 이웃이 됩니다. 그리고 세바스찬 가족이 어려을 겪으면 적극적으로 도우려고 하지요.
저는 이것이 마릴라의 큰 장점이 드러납니다.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느끼고 생각하고, 그 느낌과 생각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마릴라와 앤의 만남도 비슷합니다. 처음에 마릴라는 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앤과 며칠 지내면서 점점을 앤을 좋아하게 되고, 나중에는 누구보다 든든한 앤의 울타리가 되어 줍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71068.html
내가 직접 겪은 일들
아니면 다른 사람이 겪은 일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생각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생각이 아주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을 겁니다
더러운 유대인이니 무식한 껌둥이니, 빨갱이니 페미년이니 하는
온갖 괴상한 생각들에서 벗어나는 방법 하나는
그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대화하고 느껴보는 거라 생각합니다.
직접 눈빛을 나누고 손을 잡아보고 커피를 함께 마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나서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든 부정적으로 생각을 하든아무튼 그 생각 속에는 추상적인 추측만 있는 것이 아니라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경험이 들어 있을 겁니다.
타인의 삶을 경험함으로써 그 타인은 새로운 타인이 될 수도 있고,
내가 타인을 새롭게 느낌으로 나 또한 새로운 인간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타인의 삶>의 비슬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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