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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이면서, 이기적인 인간에게 이용당하지 않는

이와 같은 가상적인 검치호의 습격이 빈번하게 발생하였다면 초기 인간들은 이기적 파트너보다는 이타적인 동료와 사냥을 나가는 것이 살아남기에 유리했을 것이다. 물론 자신과 함께 사냥을 떠날 자가 이타적 성향의 사람임을 알게 된 이기주의자는 더욱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철저하게 이기적인 파트너 - 그리고 도움을 주기를 거부하는 - 를 파악해내지 못하는 이타주의자는 도태되어 버리고 말 것이다. 진화에서는 진정한 이타주의자들보다는 진정한 이타주의자이면서 동시에 자신들이 갖는 이타성을 악용하려는 자들에게는 이타성을 보이지 않는 자들이 살아남을 것이다. - 90 - 피터 싱어, , 인간사랑

이타적 행동과 동기

도덕적으로 승인한다는 것은 타인의 복리에 진심으로 관심을 보이는 행동에 대한 동조, 또는 옳은 것을 의식적으로 행하려는 자세에 대한 공감을 말한다. 우리는 칭찬한 어떠한 행위가 이기적 동기로 행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경우, 칭찬을 철회하거나 칭찬의 질을 격하시킨다. 앞장의 초반에서 나는 동기를 배제하고 오직 행동만으로 이타성-여기서 ‘이타적 행동이란 자신을 어느정도 희생함으로써 타인을 이롭게 하는 행동’을 말한다- 을 정의했다. 그런데 이제 사람들이 이타성을 이야기할 때, 그들은 행동 뿐만 아니라 동기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관용적으로 쓰이는 의미에 충실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이타적 행위를 타인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욕구에 의해 동기지워진 행위로서, 행위자가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

호혜성과 사기, 도덕적인 분개

우리를 도와준 사람에 대한 긍정적인 느낌으로부터 친구로서의 유대와 신뢰가 싹튼다. 받기만 하고 주지 않는 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으로부터 도덕적인 분개와 응징의 욕구가 나타난다. 호혜성이 인간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사기를 당하는 것에 대한 혐오는 진화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 80 개인적으로 화를 내는 것이 집단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고 일반 원칙하에 놓이게 될 때, 이는 도덕적인 분개로 전환된다. … 우리는 타인의 입장에 서서 상상해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구체적인 사례들에 적용할 수 있는 일반 규칙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도움에 대한 적절한 대가, 그리고 거짓말하는 사람들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기준을 획..

윤리의 생물학적 토대

윤리의 핵심은 우리 종 깊은 곳에 흐르고 있으며, 인간이라면 그가 어느 곳에 실건 그러한 핵심을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다. 그러한 핵심은 소름이 끼칠 정도의 고난, 그리고 인간으로부터 인간성을 앗아가기 위핸 무지막지한 시도를 견뎌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핵심이 인류 이전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생물학적 토대를 갖는 것임을 부정하고 있다. 이를 거부하는 이유 중 한 가지는 우리가 스스로의 행위가 동물들의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길 원하고 있다는 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반면, 인간은 이성적이며 자의식을 갖는 존재라는 것이다. - 64 - 피터 싱어, , 인간사랑

신 또는 하느님과 윤리

윤리는 객관적인가? - 9 신앙인들은 신의 의지에 윤리의 토대를 둠으로써 윤리의 객관성과 권위에 대한 의문에서 벗어났다. … 만약 모든 가치가 신의 의지에서 비롯되었다면 신이 그와 같은 의지를 갖는 이유는 무엇인가? 만약 신이 “죽이지 말라”고 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 반대로 신이 “죽여라”는 명령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 신은 선하며, 따라서 부당하게 살해하라는 의지를 가질 수 없다는 주장으로 딜레마를 피할 수 없다. 왜냐하면 신이 선하다는 말에는 이미 신의 결정과 별개의 선의 기준이 있음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 10 - 피터 싱어, , 인간사랑

데이비드 이글먼,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를 읽고

아마 조금만 더 어렵게 말을 했어도, 저는 이 책을 읽다 덮었을 겁니다. ㅋㅋㅋ 저 같은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이 책을 마지막까지 읽을 수 있었고, 또 뇌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알게 되었다는 건 그만큼 제 뇌도 바뀌었다는 것이겠지요. 읽는다는 것과 안다는 것 모두 뇌의 활동과 연관이 있을테니까요. 데이비드 이글먼의 도 재미 있었고, 이번 책도 재미 있었습니다. 많은 것들은 태어날 때 이미 가지고 있겠지요 어린 시절에 형성되어 잘 변하지 않는 것들도 있을 테구요. 그리고 죽기 직전까지 변하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 그 변화가 무엇이든. 데이비드 이글먼, , RHK, 2023 하지만 인간의 가장 좋은 점은 이것이 아니다. 이보다 더 놀라운 점이 있다. 우리 시스템은 처음부터..

나라는 존재와 세상의 상호작용

우리는 대체로 ‘나’와 ‘세상’이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이 책에서 보았듯이, 우리의 사람됨은 우리와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모든 것, 즉 주변 환경, 경험, 친구, 적, 문화, 신념, 시대 등으로부터 나온다. 우리는 ‘그는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라든가, ‘그녀는 생각이 독립적’이라는 말을 가치 있게 여기지만, 사실 우리를 에워싼 모든 것과 우리 자신을 분리할 길은 없다. 외부세계가 없으면 ‘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신념, 신조, 포부는 모두 속속들이 그렇게 형성된다. 대리석 덩어리 안에서 조각상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같다. 생후배선 덕분에 우리는 각자 세계가 된다. - 348 - 데이비드 이글먼, , RHK, 2023

사랑, 그리고 DNA와 유전자

dna 주위의 당과 단백질이 변하면 유전자 발현 패턴도 변한다. 비교적 새로운 분야인 이 후생유전학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이 유전자의 억제와 증폭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사랑받고 자란(어미가 자주 혀로 핥아주고 털을 골라주는 것을 뜻한다) 새끼 쥐에게서는 dna에 달라붙는 분자들의 패턴이 영구적으로 변화한다. 그리고 이런 변화가 불안감을 줄이고, 이 쥐들이 자란 뒤 자신의 새끼를 평생 더 사랑하게 만드는 듯하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은 이런 식으로 우리에게 스며들어 유전자 발현 단계에까지 이르고, 거기에 아주 오랫동안 각인될 수 있다. - 310 - 데이비드 이글먼, , RHK, 2023

정신적으로 활발한 생활과 새로운 뇌

최근에는 수녀원에 사는 수녀 수백명을 수십 년에 걸쳐 조사한 연구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 놀랍게도 일부 수녀들은 인지력이 전혀 저하되지 않아 계속 예리한 사고를 유지했는데도 사후 부검에서 알츠하이머병이 뇌를 잔뜩 헤집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시 말새서, 그들의 신경망이 물리적으로 퇴화했는데도 그들의 기능은 저하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수녀원의 그 수녀들이 마지막 날까지 계속 머리를 사용해야 했다는 점이 열쇠였다. 그들은 각자 맡은 일이 있고, 서로 교류도 했다. 말다툼도 하고, 밤에 간단한 게임도 하고, 집단토론도 했다. 일반적인 팔순 노인들과 달리 그들은 은퇴해서 텔레비전 앞 소파에 털썩 앉아 시간을 보내는 생활을 하지 않았다. 정신적으로 계속 활발한 생활을 했기..

뇌의 유연성과 민감기

뇌가 가장 유용한 신경회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딱 알맞은 시기에 적절한 신호가 입력되어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유연성이 감소하기 때문에 유년기의 일들이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 예를 들어, 대중적인 스타인 오프라 윈프리의 가치는 27억 달러인데, 빈털터리 노숙자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녀의 마음속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는 보도는 조금 놀랍게 들린다. 그러나 그녀가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걸어온 길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대중 매체의 여왕이 되기 전, 그녀는 미시시피에서 아직 10대이던 어머니의 딸로 태어나 아버지 없이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 282 1930년대에 동물학자 콘라트 로렌츠는 거위들에게 자신을 각인시키기 위해 굳이 열심히 애쓸 필요가 없었다. 새끼가 알에서 깬 직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