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평화.함께 살기 3716

나라는 존재와 세상의 상호작용

우리는 대체로 ‘나’와 ‘세상’이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이 책에서 보았듯이, 우리의 사람됨은 우리와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모든 것, 즉 주변 환경, 경험, 친구, 적, 문화, 신념, 시대 등으로부터 나온다. 우리는 ‘그는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라든가, ‘그녀는 생각이 독립적’이라는 말을 가치 있게 여기지만, 사실 우리를 에워싼 모든 것과 우리 자신을 분리할 길은 없다. 외부세계가 없으면 ‘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신념, 신조, 포부는 모두 속속들이 그렇게 형성된다. 대리석 덩어리 안에서 조각상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같다. 생후배선 덕분에 우리는 각자 세계가 된다. - 348 - 데이비드 이글먼, , RHK, 2023

사랑, 그리고 DNA와 유전자

dna 주위의 당과 단백질이 변하면 유전자 발현 패턴도 변한다. 비교적 새로운 분야인 이 후생유전학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이 유전자의 억제와 증폭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사랑받고 자란(어미가 자주 혀로 핥아주고 털을 골라주는 것을 뜻한다) 새끼 쥐에게서는 dna에 달라붙는 분자들의 패턴이 영구적으로 변화한다. 그리고 이런 변화가 불안감을 줄이고, 이 쥐들이 자란 뒤 자신의 새끼를 평생 더 사랑하게 만드는 듯하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은 이런 식으로 우리에게 스며들어 유전자 발현 단계에까지 이르고, 거기에 아주 오랫동안 각인될 수 있다. - 310 - 데이비드 이글먼, , RHK, 2023

정신적으로 활발한 생활과 새로운 뇌

최근에는 수녀원에 사는 수녀 수백명을 수십 년에 걸쳐 조사한 연구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 놀랍게도 일부 수녀들은 인지력이 전혀 저하되지 않아 계속 예리한 사고를 유지했는데도 사후 부검에서 알츠하이머병이 뇌를 잔뜩 헤집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시 말새서, 그들의 신경망이 물리적으로 퇴화했는데도 그들의 기능은 저하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수녀원의 그 수녀들이 마지막 날까지 계속 머리를 사용해야 했다는 점이 열쇠였다. 그들은 각자 맡은 일이 있고, 서로 교류도 했다. 말다툼도 하고, 밤에 간단한 게임도 하고, 집단토론도 했다. 일반적인 팔순 노인들과 달리 그들은 은퇴해서 텔레비전 앞 소파에 털썩 앉아 시간을 보내는 생활을 하지 않았다. 정신적으로 계속 활발한 생활을 했기..

뇌의 유연성과 민감기

뇌가 가장 유용한 신경회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딱 알맞은 시기에 적절한 신호가 입력되어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유연성이 감소하기 때문에 유년기의 일들이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 예를 들어, 대중적인 스타인 오프라 윈프리의 가치는 27억 달러인데, 빈털터리 노숙자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녀의 마음속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는 보도는 조금 놀랍게 들린다. 그러나 그녀가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걸어온 길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대중 매체의 여왕이 되기 전, 그녀는 미시시피에서 아직 10대이던 어머니의 딸로 태어나 아버지 없이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 282 1930년대에 동물학자 콘라트 로렌츠는 거위들에게 자신을 각인시키기 위해 굳이 열심히 애쓸 필요가 없었다. 새끼가 알에서 깬 직후..

적극적인 노력과 중요성, 그리고 뇌의 변화

이 세 자매의 부모는 천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철학을 고수했다. … 아이들은 체스 성적에 따라 부모의 포옹, 엄격한 시선, 승인, 관심 등을 받았다. 그 결과 그들의 뇌에는 체스에만 할애된 회로가 아주 많아졌다. … 뇌가 스스로를 조정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우리가 어떤 정보에 시간을 쏟는가 하는 점이다. … 뇌의 신경회로에는 우리가 하는 일이 반영된다. 따라서 고도로 훈련된 음악가의 대뇌 피질은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 운동피질에서 손의 움직임과 관련된 구역을 잘 살펴보면, 놀라운 사실이 드러난다. 음악가가 아닌 사람과 달리 음악가의 뇌에서는 그리스어 문자 오메가와 비슷한 모양의 주름이 발견된다는 것. 수천 시간의 연습이 음악가의 뇌를 물리적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 2..

뇌의 유연성과 문제 해결

맷 스투츠먼을 생각해보자. 두 팔이 모두 없이 태어난 그는 양궁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에 활과 화살을 발로 조작하는 법을 터득했다. … 그의 뇌가 바깥세상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가진 자원을 얼마나 쉽사리 개조할 수 있는지 아마 그들도 잘 몰랐을 것이다. 이런 유연성은 동물계 전체에서 나타난다….페이스라는 이름의 개를 살펴보자. 페이스는 앞발 없이 태어나, 인간처럼 두 다리로 걷는 법을 터득했다…페이스는 뇌가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이 무엇이든 그것만으로 쉽사리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 165 - 데이비드 이글먼, , RHK, 2023 https://youtu.be/E5N9skZ41TU kbs

세상과 상호작용하며 만들어가는 인간

하지만 인간의 가장 좋은 점은 이것이 아니다. 이보다 더 놀라운 점이 있다. 우리 시스템은 처음부터 완전히 프로그램된 채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상호작용을 주고받으며 스스로를 형성해나간다는 것, 자라는 동안 우리는 뇌의 회로를 끊임없이 바꿔가며 어려운 과제와 씨름하고, 기회를 이용하고, 사회구조를 이해한다. … 모든 정겨운 기억, 모든 가르침, 모든 정보가 아기의 신경회로를 다듬어 결코 미리 계획한 적 없는 어떤 것을 만들어낸다. 거기에는 주위의 세상이 반영되어 있다. - 12 내가 3만년 전에 태어났다고 상상해보자. 나의 dna는 지금과 똑같을 테지만….그때의 나는 내가 아니다. … 왜? 그의 경험과 내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다. dna가 인생이라는 이야기의 일부를 차지하기는 해도, 그것은 작은..

자유. 유대. 윤리

보부아르가 볼 때 홀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타인들 없이 살고자 하는 사람은 타인들에 맞서는 동시에 자기 자신을 잃는다” … “우리는 오직 우리 삶 속의 타자들 때문에 우리가 될 수 있다” … 는 윤리적으로 ‘자유로워지려면 우리와 타자들의 유대를 받아들이는 데 자유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 타자의 자유의 부름을 듣지 않고 자기 자유의 부름만 듣는 태도는 유아론, 즉 일종의 정신적 죽음이자 우리 자신의 되어 감을 망치는 거부다. 우리는 타자들과 함께해야만 어떤 기획, 가치, 변화된 세상을 비로소 존재하게 할 수 있다. - 311 보부아르는 남성이 윤리적이기를 원한다면 자기네들의 행동이 세상 속에서 타자를 억압하는 방식에 이바지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더 나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