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평화.함께 살기 3716

키에슬로브스키, <세가지 색-블루>를 보고

정말 심장을 쿵! 하고 때리는 것 같은 작품입니다. 어떤 내용의 영화냐고 묻는다면 특별히 할 말이 없습니다. 교통사고로 남편과 아이를 잃은 한 여성의 삶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거기까지입니다. 어느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요. 그리고 저는 거기까지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말로 풀기에는 보지 않고는… 오랜만에 찾은 조용한 바닷가의 저녁 노을 보고 집으로 돌아 왔다고 하지요. 그리고 순돌이가 ‘아빠 오늘 뭐했어?’라고 묻는다면…저는 ‘음…바닷가에서 저녁 노을 봤어’라고 말 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때 그 순간 제가 느꼈던 것은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기도 하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주저리 주저리 말로 하는 순간 제 느낌이 뭔가 깨어지는 듯 할 테니까요. 누군가 제게 이..

정재은, <고양이를 부탁해>를 보고

어제 밤에 이 영화를 보고 잠들었는데…잠들면서도 자면서도 깨면서도 계속 생각나더라구요. 참 좋은 영화였어요. 시선 먼저 좋았던 점은 영화의 시선이었어요.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랄까… 좋다거나 싫다거나 옳다거나 그르다거나 하는 게 없어요. 그냥 바라보는 거에요. 니가 잘났든 못났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니가 내 친구라는 게 중요한 거지요. 태희가 그래요. 혜주가 증권회사에 다니든, 지영이 청소일을 하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그저 아무 일 없어도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싶고, 혹시라도 연락이 잘 안되면 집이라도 찾아가서 어찌 지내는지 알고 싶을 뿐이에요. 세상에는 사람을 위 아래로 나누길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니가 힘이 세냐 내가 힘이 세냐, 니가 돈이 많냐 내가 돈이 많냐로 나누는 거지요...

노동자의 처지에 공감한다는 거

공감이란 말은 어찌 보면 상당히 추상적입니다. 그리고 공감이 일어나는지 아닌지는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친구가 친구에게, 연인이 연인에게 등등 아주 구체적인 상황에서 공감이 생기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Z0e5S3lh9xc?list=LL mbc 이 영상과 이 상황을 놓고 누구에게 공감하는지도 아주 구체적인 일입니다. 라는 한 커뮤니티에 이 사건과 관련된 글이 올랐습니다. https://theqoo.net/index.php?mid=hot&filter_mode=normal&page=2&document_srl=2817086505 HOT - 오늘 금속노조 시위 과잉진압이라고 뉴스나온 당시의 실제 상황 https://twitter.com/pp..

다르덴, <로제타>를 보고

제가 본 다르덴 형제의 영화는 이것이 세번째 입니다. 도 좋았고, 도 좋았습니다. 는 내용도 그렇고 영상도 그렇고 연기도 그렇고 모두 모두 좋은 영화였습니다. 그런데…그냥 좋다고만 하기에는… 나쁘다는 게 아니라…로제타의 삶이…ㅠㅠ 영화의 시작부터가 마음에 쿵 하고 다가왔습니다. 우당탕탕 쿵쾅거리며 씩씩하는 그녀의 뒷모습. 영화 내내 흔들흔들합니다. 그냥 흔들거리는 것만이 아니라 진흙탕에 빠져서 허우적댑니다. 왜 이렇게 로제타의 삶은 뭐 하나 쉽게 풀리는 게 없을까요. 로제타가 뭐 특별한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높은 지위를 갖겠다는 것도 아니고, 많은 돈을 벌겠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평범한 삶’을 찾고 싶은 것뿐입니다. 열심히 일해서 돈 벌고, 때가 되면 음식을 먹고, 시끌할 때도 있지만 함께 ..

건설노조, 그리고 나의 마음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윤석열 정권이 건설노조를 탄압하고 있습니다. 수십명이 구속되고 1천여명이 조사를 받았다고 하지요. 그 과정에서 한 사람이 분신 사망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선일보는 조선일보답게 이 사건을 왜곡하고 조작하고 있지요. 동료가 분신을 말리지 않았다느니 유서가 대필되었다느니 말입니다.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감을 일으키려고 온갖 수작질을 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권과 조선일보, 거짓과 혐오를 먹고 자라는 악의 나무들 같습니다.저들의 마음 속에도 양심이라는 게 있고 저들의 뇌 기능에도 반성이라는 게 있다면 자신의 말과 행동을 되돌아보고 부끄러움을 느끼고 변하려고 노력이라도 하겠지만 이미 그런 양심이나 반성의 기능 자체를 갖지 않거나 상실한 것 같네요 윤석열 정권과 조선일보에 부역했다는 것 때문에 자자..

질기고도 신성한 밥줄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화장실... 그리고 노동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사람들....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 인간의 삶을 이해한다는 것은...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90300.html [이상헌의 바깥길] 질기고도 신성한 밥줄 탄자니아 설문조사 경험은 유난히 아프다. 열악한 노동환경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대규모 설문조사를 했다. (…) 설문지에서 가장 중요한 문항은 “지금 당장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였 www.hani.co.kr

폐지 주워서 받는 돈 소소하지만, 내가 벌어서 쓰는 것이니…

거의 매일 조금이라도 글을 읽고 삽니다. 책도 읽고 신문도 읽고 광고 전단도 읽고... 올해 들어 읽은 글 가운데 가장 마음 뭉클한 글이었습니다. 짧은 이야기 속에 정말 많은 것들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가진 게 없어서 아들, 딸을 대학도 보내지 못했어. 지금도 자식들 사는 게 힘든데 도와주지 못해 마음이 아파. 내 나이가 올해 여든넷이야." https://m.hani.co.kr/arti/opinion/column/1090466.html [6411의 목소리] 폐지 주워서 받는 돈 소소하지만, 내가 벌어서 쓰는 것이니… 폐지 줍는 일은 4년 전부터 시작했지.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걸 보고 할 수 있겠다 싶어 시작했어. 누구한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지도 않고 그냥 시작했지. 폐지를 모아서 고물상에..

‘아이들 밥은 우리가 책임진다’는 자긍심

저분들에 비하면야 저는 아주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학교 급식실에서 일해서 번 돈으로 학교 등록금을 냈지요. ㅋㅋ 정말 힘들더라구요. 그리고 저의 노동에 대한 경험보다는 그때 함께 일했던 분들의 모습이 떠올라 학교 급식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제게 좀 더 가까이 깊게 다가옵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89542.html [6411의 목소리] ‘아이들 밥은 우리가 책임진다’는 자긍심과 보람 나도 배에 화상을 입은 적이 있다. 김치전이 반찬으로 나가던 날이라 아침 9시부터 11시 30분까지 대형 전판 앞에서 꼬박 2시간 반 동안 전을 부쳤다. 그때는 시간 안에 음식을 만들어내야 해 정신 ww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