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평화.함께 살기 3716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들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

나치 돌격대의 맹목적인 야만성의 배후에는 사회적으로나 지적으로 또는 육체적으로 더 나은 사람들, 그러나 이제 자신들의 야만적인 꿈이 이루어진 것처럼 자신들의 손아귀에 들어온 사람들에 대한 깊은 증오와 적개심이 자리잡고 있었다. - 243 그는 어떤 나치 친위대 대원이 병사가 교수에게 다음과 같은 장광설을 늘어놓았다고 적고 있다. “너는 예전에는 교수였을지 모르지만 이제 교수가 아니야. 너는 이제 더이상 명사가 아니야. 너는 조그만 꼬마에 불과해. 네가 아무리 해봐도 조그만 꼬마일 뿐이야. 내가 이제 대단한 사람이야” - 243 - 한나 아렌트, , 한길사 더 낫다는 것은 정해진 것이 없어서 키가 더 클수도 있고 돈이 더 많을 수도 있고 피부가 더 하얄 수도 있고 학교를 더 오래 다녔을 수도 있고 아무튼 ..

생각할 수 있는 능력과 저항의 가능성

용의자라는 범주는 전체주의 조건에서는 전 주민을 포함한다. 공식적으로 정해졌지만 수시로 변하는 노선에서 일탈한 사상은, 어떤 활동 영역에서 일어나든 모두 이미 혐의의 대상이 된다. 인간은 생각할 능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용의자가 되며, 모범적인 행동을 한다해도 이 혐의를 돌릴 수 없다. 왜냐하면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은 동시에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확실하게 안다는 것은 불가능 -207 전체주의 통치에 너무나 위험한 기억의 능력에 관한 한…소련의 심리학은 망각을 가능하게 만든 것 같다. - 213 이와 유사하게 소련의 경찰들은 태어날 때부터 이 체제에 길들여져 있어서, 점령 폴란드에서 체포된 친구나 친척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절망적으로 알려고 하는 사람들을..

"어려운 중에서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면 좋겠습니다"

은 가정폭력 등을 겪은 아동, 청소년 보호시설입니다. 함께 생활하고 이런 저런 프로그램도 하는 그런 곳이지요.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도 하구요. 여러해전부터 조금씩 후원을 하고 있는데, 한번씩 소식지가 옵니다. 소식지에 보면 후원 명단이 나와 있는데... 정말...아무짝에도 쓸데없이...이름이 적혀 있는 것만으로도 뭔가 뿌듯한 기분이랄까... ㅋㅋㅋ '그동안 괜히 지구의 산소를 낭비하며 밥만 축내고 살아온 건 아니구나' 싶은 뭐 그런? ㅋㅋㅋ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이번 소식지에는 최근에 우리아이집에 들어온 아이들의 글이 있더라구요. 이곳에 오기 전 다른 아이들보다 경제적으로 유복한 가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이 힘들고 지치고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 처음에 시설..

<조지아의 상인>을 보고

영화가 끝나자 어? 벌써 끝난 거야 싶더라구요 그래서 확인해 보니 정말 작품의 길이가 22분이더라구요. 근데 묘한 매력이 있는 거에요. 영화의 내용이 뭐냐구요? 음...별 내용 없어요 별 내용 없는데 어떻게 영화가 되냐구요? 그러게요. 제가 그런 거 아닌데요 ㅋㅋㅋ 그냥 사람 사는 얘기에요. 주인공이 누구냐구요? 특별한 주인공은 없어요. 굳이 말하자면...음...감자? 장난 치냐구요? 아니에요. 영화를 보세요. 그러면 제가 왜 감자라고 했는지 알거에요 ^^ 선도 악도 아니에요. 좋은 놈과 나쁜 놈도 없고, 갈등이나 투쟁도 없어요. 그래도 참 좋은 영화였어요. 영화에 나오는 맑은 하늘마냥... 그래서 한번 더 봤어요. 다시 영화를 보고 있자니 밀레의 그림의 떠오르더라구요. 땅과 감자 곁에 사는 사람들의 이..

평등하게 태어난 것이 아니라 평등하게 되는 것

우리는 평등하게 태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상호 간에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우리의 결정에 따라 한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평등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정치 생활은 우리가 조직을 통해 평등을 산출할 수 있다는 가정에 근거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공동의 세상 안에서 행위를 하고 동등한 사람들과 함께, 오로지 이들과 함께 공동 세상을 변화시키고 건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 553 - 한나 아렌트, , 한길사 인간이 태어났다고 해서 저절로 평등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생물학적 존재인 한 생명이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평등의 가치 속에서 살아가려면 그 생명이 속한 공동체가 서로에게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

인권을 지킬 수 있는 힘으로써의 공동체 또는 정치조직

결국 인권은 정부와 관계가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양도할 수 없는’것을 정의되어왔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자국 정부가 없어지고 그래서 최소한의 권리에 의지해야만 하는 바로 그 순간, 그들을 보호해줄 권위도 없어지고 그들을 기꺼이 보장해줄 제도도 없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이 사람들은 자신들이 태어나면서 속한 정부가 보호해주지 않는다면 자신들의 기초적 권리가 지켜지리라고 확신할 수 없었던 것이다. - 538 국적 없는 민족들은 소수민족들처럼 국민의 권리를 상실하는 것이 인권의 상실이나 마찬가지이고 전자는 필연적으로 후자를 따라다닌다는 것을 확신했다. - 539 인권은 양도할 수 없다고 추정되지만, 주권 국가의 시민이 아닌 사람들이 나타날 때면 항상-심지어 인권에 기초한 헌법을 보유한 국가에서조차-인..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보고

영화는 한 사람이 죽고 나서 누가 범인인지를 찾는 과정처럼 보여요. 그런데 영화를 보고 있으면 점점 누가 살인자인지는 별로 안 중요해지고, 카야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만 중요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고립된 세계 너에게 가는 길이라는 영화가 있어요. 성소수자들과 그들의 엄마가 나와요. 하루는 이들이 거리에서 행사를 열어요. 그런데 이들에게 반대한다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지요. 왜 그럴까요?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들에게 '너희는 사탄의 자식이다'라고 저주를 퍼부은 것도 아니고, 트렌스젠더가 그들의 주머니를 털어 돈을 훔친 것도 아니에요. 성적인 정체성이나 지향이 다르다는 게 누구를 죽이는 일도 아니잖아요. 하지만 다르다는 이유로, 내가 원하는 대로 살지 않는다고 하는 이유로 욕을 하고 모욕을..

막연하고 신비로운, 그리고 옳바른 길이라는 느낌과 행동

위대한 것은 그 자신이 아니라 그가 적절하게 수행한 그의 역할이었고 그의 위대함은 자신의 산물이 아니라 게임의 결과라는 사실을 완벽하게 인식하고 나서 그는 이런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 그의 위대함은 그가 현실과 명성으로 이어지는 편한 길과 값싼 타협을 거절할 만큼 열정적이었다는 데에, 또 자신은 단지 기능이었고 하나의 역할을 수행했을 뿐이며 따라서 “아라비아에서 했던 일로부터 어떤 식의 이익도 얻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망각하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그는 자신이 얻은 모든 예우를 거부했다. 그의 명성으로 인해 제의가 들어온 일자리는 거절해야 했고, 돈을 받고 자기 이름으로 언론에 글을 쓰면서 자신의 성공을 부당하게 이용할 수 없었다. 감동적인 비통함과 위대함으로 가득한 로렌스의 이야기는 단순히 유급..

역할이나 행동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목적이 없다는 것이 바로 킴의 실존의 매력이다. 그가 이상한 임무를 맡은 것은 영국을 위해서도 인도를 위해서도, 다른 가치가 있거나 가치가 없는 이유를 위해서도 아니다. 팽창을 위한 팽창이나 권력을 위한 권력이라는 제국주의적 개념이 그에게 적합할지 모르지만 그는 그런 공식에 특별히 신경을 쓰지도 않았을 것이고 분명 그런 용어를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는 “그 이유를 따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행동하고 죽기 위해서”라는 자신의 특별한 길로,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고 발걸음을 내디뎠다. - 423 전체주의 게임은 이윤 같은 배후 동기 없이 진행되며 그래서 그 게임에 자금을 대는 사람들조차 멸망시킬 정도로 살인적인 능률성을 가졌다. - 423 - 한나 아렌트, , 한길사 돈을 많이 벌겠다거나 높은 위치에 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