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착취.폭력/지배.착취.폭력-여러가지 1405

이데올로기의 설득력, 경험과 욕망

우리 시대의 주요 이데올로기들에 내재하는 엄청난 설득력은 우연한 것이 아니다. 설득이란 경험이나 욕망 가운데 어느 하나에 호소하지 않으면, 다시 말해 즉각적인 정치적 욕구에 호소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 모든 성숙한 이데올로기는 이론적 교의가 아니라 정치 무기로서 만들어지고 계승되며 개선되어왔다. - 331 - 한나 아렌트, , 한길사 그냥 떠든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경험이나 욕망과 관련이 있을 때 '아! 그래 맞아' 싶은 설득력을 갖게 될 것 예를들어, 어떤 백인이 지하철에서 한 흑인과 우연히 어깨를 부딪혔다고 하지요. 사람이 많고 바쁘게 움직이다보니 누구의 잘못이랄 것도 없고 그냥 가볍게 일어난 사건이에요. 그런데 이 백인은 이 사건을 아주 불쾌하게 여기며 그 흑인이 일부러 도발했다고 여기는..

자본주의와 폭민, 그리고 전제정치

자본주의 조직에서 폭민이 발생하는 현상 … 순수한 현상 자체를 슬픈 심정으로 다루었던 역사가들이 포착하지 못했던 사실은 폭민이 성장하는 산업 노동자와도 또 더욱 분명하게는 국민 전체와도 동일시 될 수 없으며, 실제로 모든 계급의 폐물들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이었다. 폭민은 이렇게 구성되었기 때문에 폭민과 그 대표자들이 계급 차이를 폐지한 것처럼 보였고, 또 계급 국가 밖에 있는 그들은 왜곡된 형태 또는 희화화된 형태의 국민이라기보다 국민 자체(나치가 말하듯이 국가 공동체)처럼 보였다. 역사적 염세주의자들은 이 새로운 사회 계층의 본질적인 무책임성을 알았고 또 민주주의가 전제정치로, 그 독재자들이 바뀔 가능성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 324 - 한나 아렌트, , 한길사 자본주의의 모순이니 부르주아의 지배니 어..

폭민과 자본/부르주아의 동맹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윤을 추구하려는 새로운 욕망 - 317 마르크스주의자의 관점에서 폭민과 자본의 동맹이라는 새로운 현상은 너무나 부자연스럽고 계급 투쟁의 교리와도 명백하게 배치되기 때문에 제국주의적 시도의 실질적 위험-인류를 주인 인종과 노예 인종으로, 고급 종족과 하급 종족으로, 유색 민족과 백인으로 나누는 것, 이 모든 것은 국민을 폭민의 토대 위에서 통합하려는 시도였다-을 완전히 간과 했다 - 317 유산 계급과 통치 계급은 모든 사람에 경제 이익과 소유에 대한 열정이 국가의 심오한 토대라는 사실을 납득시켰기 때문에, 심지어 비제국주의 정치인조차 공동의 경제 이익이 지평에 나타나면 쉽게 설득당하여 양보했다. - 320 - 한나 아렌트, , 한길사 진보정당이나 사회주의자들 가운데는 소득이 낮거..

돈과 재산을 신성시하는 인간과 계급

부르주아 계급을 탄생시킨 이른바 자본 축적은 재산과 부의 개념 자체를 변화시켰다. 재산과 부는 이제 축적과 획득의 결과가 아니라 시작으로 간주된다. 부르주아 계급을 소유 계급으로 분류하는 것은 단지 피상적으로 정확할 뿐이다. 왜냐하면 삶을 영원히 부유해지는 과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나 돈을 단순히 소비를 위해 유용한 물건이 아니라 어떤 신성한 것으로 간주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속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계급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 308 - 한나 아렌트, , 한길사

부르주아 계급과 정치, 사적 이익과 공적 국가

제국주의는 자본주의의 마지막 단계라기보다 부르주아 계급이 정치 지배를 실현하는 첫 단계로 이해해야 한다. 유산계급이 통치하려는 포부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재산권을 확실하게 보호해줄 것 같은 국가라면 어떤 유형이든 만족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국가는 그들에게 잘 조직된 경찰력일 뿐이었다. 이런 그릇된 조심성이 전체 부르주아 계급을 정치 체제의 권외에 머무르게 했다. 왕정 체제의 백성이나 공화국의 시민이기 이전에 그들은 본질적으로 사적 개인이었다. … 제국주의 시대에 사업가는 정치가가 되고 정치인으로서 갈채를 받는 반면, 정치인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그들이 성공한 사업가의 언어로 말하고 ‘대륙적으로 사고할’ 때뿐이다. 이 사적인 관행과 책략은 점차 공무의 운영 규칙과 ..

자본과 이윤을 위한 국가 권력과 제국주의

금융업자들이 국가 생산이라는 좁은 틀 안에서 무위와 태만의 저주를 받은 잉여 재산에 자본 수출의 물꼬를 터준 후, 부재 주주들은 엄청나게 증가한 이윤에 상응하는 엄청난 위험 부담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곧 분명해진다. 수수료를 챙기는 금융업자도, 심지어 국가가 지원한다 해도 이 주주들에게 위험을 보장해줄 충분한 권력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오로지 국가의 물질 권력만이 그렇게 할 수 있었다. 돈의 수출에 이어 통치권력도 수출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지면서…-294 각국 정부는 사업이 점차 정치적 이슈로 전환되고 비교적 소규모 집단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국가적 이해 자체와 동일시되는 경향이 증가하는 현상을 염려의 눈초리로 관망했다. … 수출된 돈이 권력의 수출을 자극하는 데 성공할 때에만 소유주의 계..

특정 개인 또는 집단의 국가 또는 정당 장악

독일에서 공무원의 정신은 공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정당을 초월하라”고 요구했다. 과거 프로이센의 공무원 정신에 대해 나치는 당이 우선한다는 사실을 강력히 주장했다. 나치는 독재를 원했기 때문이다. 괴벨스는 명시적으로 요구했다. “국가 공무원이 되는 모든 당원은 우선 민족 사회주의자로 남아야 함…당의 행정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 19세기 말 이래 대륙의 의회와 정당의 평판은 꾸준히 떨어졌다. 대다수 국민에게는 의회와 정당이 비싸고 불필요한 제도처럼 보였다.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어떤 집단이 정당과 계급을 초월한 프로그램을 제시하면서 의회 밖에서 출발한다면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다. 그런 집단들은 더 능력 있고 더 성실하며 공적 사안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

어떤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우월하다는 의식

이는 어떤 인간이 다른 인간보다 우월하다는 의식, ‘열등한 종’에 대해 ‘우월한 종’이 알시적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우월하다는 새로운 제국주의 의식을 엄청나게 강화했다. - 286 - 한나 아렌트, , 한길사 일본인은 조선인보다 우월하고 독일인은 유대인보다 우월하고 남성은 여성보다 우월하고 백인은 흑인보다 우월하다는 원래 그랬다거나 자연 법칙이라거나 신의 질서라거나 역사적 진리라는 의식이나 생각 감정이나 정서 법과 제도 사회적 경향이나 분위기

국민국가와 평등, 그리고 피지배 민족/집단

국민국가가 정복자로 등장하면 언제나 피정복 민족의 민족의식과 주권에 대한 열망이 고취되었고 제국을 건설하려는 모든 시도는 좌절되고 말았다. 그래서 프랑스는 알제리를 자국의 한 주로 병합했지만 자국법을 아랍 민족에게 적용할 수는 없었다. 프랑스는 오히려 계속 이슬람법을 존중했고 아랍 시민들에게 ‘인격적 신분’을 인정했다. 이는 법적으로 센 지방과 같은 프랑스의 일부로서 명목상 프랑스 영토이지만 주민은 프랑스 시민 아닌 어처구니없는 잡종을 탄생시켰다. - 281 전제정치는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이 민족의 지배에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자국민의 국가 제도를 파괴해야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 - 283 - 한나 아렌트, , 한길사 대한민국 헌법 11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국민국가는 '명목상..

반유대주의와 시오니즘

시온운동은 반유대주의에 대항하여 유대인이 발견할 수 있던 유일한 대답이었고, 자신들을 세계적 사건의 중심에 세웠던 적대감을 심각하게 고려한 유일한 이데올로기였다. - 271 - 한나 아렌트, , 한길사 반유대주의 --- 시오니즘 ---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반유대주의가 날뛰었기 때문에 이스라엘 건국이 당연하다거나 정당화된다는 것이 아니라 유럽의 반유대주의가 유대인과 시오니즘에 영향을 미쳤고 시오니스트들의 팔레스타인 이주와 이스라엘 건국이 아랍인과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배 문제를 역사를 따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유럽의 반유대주의와 유대인에 대한 차별과 억압 과거로부터 현재로까지 이어지는 지배와 폭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