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착취.폭력/지배.착취.폭력-여러가지 1405

대중에게 자존감이나 안정성, 삶의 의미 등을 제공하는 정치와 운동

반유대주의가 더이상 다수와 구별되는 소수에 관한 의견의 문제나 국가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개인의 사적인 실존과 관련된 일신상의 용무라는 의미에서 나치는 유대인 문제를 선전의 핵심으로 설정했다. “가계도家系圖”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사람은 어느 누구도 당원이 될 수 없었으며, 나치 위계 질서에서 지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가계도는 더 멀리까지 추적되었다. … 볼셰비키의 엘리트와 경찰 조직-NKVD-역시 구성원으로부터 혈통 증명서를 요구했다는 사실은 두 체제의 친화성과 관련하여 특징적이다. … 나치 선전은 원자화되고 정의할 수 없으며 불안정하고 무익한 개인들로 이루어진 대중에게 자기 정의와 자기 확인의 수단을 제공했다. 이런 수단은 대중이 과거에 자신들이 사회에서 행한 기능을 통해 얻은 자기 존중을 어느..

신비나 음모에 빠져드는, 경험이나 현실을 믿지 않으며 공격하는

신비로움 자체가 주제 선택의 첫번째 기준이 되었다. 신비의 원천은 중요하지 않았다. … 나치가 대중 선전을 위해 그런 주제를 선택하는 데 탁월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 1930년대 중반부터 볼셰비키 선전에서는 비밀스러운 세계 음모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했다. 그것은 트로츠키 당원들의 모의로부터 시작하여, 300가족의 통치를 거쳐, 영국이나 미국 첩보기관의 사악한 제국주의적 (다시 말해 세계적) 책략으로 이어졌다.. 이런 종류의 선전 효과는 현대 대중의 주요 특징 중 하나를 보여준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명백한 것을 믿지 않으며, 그들 자신이 경험한 현실도 믿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의 상상을 제외하고는 자신들의 눈과 귀조차 신뢰하지 않는다. 86-87 나치 선전의 가장 효과적인 허구는 유대..

지도자의 오류 불가능성, 완전하고 신적인 존재

사상을 서술하는 확실한 예언 형식이 그 내용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되었다. 영원한 오류 불가능성이 대중 지도자의 주요 자격이 되었다. 그는 결코 오류를 허용하지 않는다. 게다가 오류 블가능성의 가설은 우월한 지성에 토대를 두고 있다기보다는 역사 및 자연 내에 존재하는 본질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힘에 대한 정확한 해석에 토대를 두고 있다. … 히틀러는, 정당보다 이데올로기적 운동이 우월한 근거가 이데올로기(세계관)는 항상 “오류 불가능성을 증명한다”는 사실에 있다고 생각했다. … 권력을 잡은 대중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예언을 실현시키기 위해 모든 공리주의적 고려들을 파기하는 것에만 관심을 둔다. 전쟁 말기에 나치는, 패배할 경우 독일 민족이 파멸할 것이라는 예언을 사실을 만들기 위해 아직 온전한 조직을 이용..

교리/교의/이념/신념을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전체주의는 사람들을 위협하기 위해서 폭력을 사용한다기보다(이것은 정치 저항이 여전히 존립하는 초기 단계에서만 이루어진다) 오히려 이데올로기 교의와 실천적 거짓말을 끊임없이 실현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한다. … 동구 점령 지역에서 나치는 사람들을 더 확고하게 통제하기 위해 처음에는 주로 반유대주의적 선전을 사용했다. 그들이 상당수 폴란드 지식인을 제거한 것은 이들이 저항했기 때문이 아니라 폴란드 사람은 지성이 없다는 교의 때문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을 위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게르만의 피”를 구원하고자 파란 눈에 금발의 아이들을 유괴할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 이른바 ‘하이 작전’은 1942년2월16일자 법령으로 시작되었다. 힘러가 지시한 이 법령은 “폴란드 내외 독일 혈통(개인들)과 관련된” 것이며, 그..

지적 활동이나 창의성을 부정하는 지배

지적이고 영적이며 예술적인 창의성은 폭민의 폭력적 창의성만큼이나 전체주의를 위협하는 요소이며, 이 둘 모두 단순한 정치적 반대파보다 더 위험하다. 새로운 대중 지도자들이 고차원적 형태의 지적 활동이라면 모두 일관되게 박해하는 데에는 이해할 수 없는 모든 것에 대한 자연스러운 적대감 이상이 작용한다. 총체적 지배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자유로운 창의성,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는 모든 활동을 허용하지 않는다. 권좌에 앉은 전체주의는 반드시 모든 일류 재능을, 정권에 대한 그들의 호감과는 상관없이, 미치광이들과 바보천치들로 대체한다. 그들에게 지적 능력과 창조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그들의 충성심을 가장 잘 보증하기 때문이다. - 67 - 한나 아렌트, , 한길사

단지 급진적인 사상이나 행동을 좋아하는

엘리트의 마음에 든 것은 급진주의 자체였다. 국가는 쇠퇴하여 사라지고 계급 없는 사회가 나타날 것이라는 마르크스의 희망적인 예언들은 더이상 급진적이지 않았으며, 더이상 메시아적이지도 않았다…나치와 지적인 공산주의 동조자들은 러시아에서 “혁명은 하나의 종교이고 철학이지, 단순히 삶의 사회적, 정치적 측면과 관련된 갈등이 아니기” 때문에 똑같이 소비에트 러시아에 끌렸던 것이다. 계급이 대중으로 변하고, 정치 제도의 권위와 특권이 와해되면서 서구 국가들 내에 러시아의 조건과 유사한 조건들이 생겨났다. 그래서 유럽의 혁명가들은 사회, 정치 조건의 변화가 아니라 기존의 모든 신조, 가치 및 제도의 철저한 파괴를 고대하는, 전형적인 러시아적인 혁명의 광신주의를 흉내내기 시작했다. - 64 - 한나 아렌트, , 한길..

폭력을 선호하고, 테러로 자신을 표현하는

넓은 세계로 도피할 수 없는 무능력과 사회의 덫에 거듭해서 걸려든다는 감정…은 익명과 자기 상실에 대한 옛 열정에다 끊임없는 긴장과 폭력에 대한 갈망을 첨가했다. - 55 전체주의 운동의 단호한 행동주의와 모든 형태의 정치 행동 가운데 테러리즘을 가장 선호하는 전체주의 운동 … 테러리즘이 일종의 철학과 정치 표현주의가 되었다는 것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던 것이다. 테러리즘은 좌절과 원한과 맹목적 증오를 표현할 수 있는 철학이며,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폭탄을 상용하는 일종의 정치 표현주의였다. 또한 그것은 반향이 큰 행위를 좋아하는 공중을 기쁘게 바라보고 또 사회의 평범한 계층에게 자기 존재의 인정을 강요하기 위해 생명마저 희생할 준비가 된 정치 표현주의였다. … 폭민이 원하고 또 괴벨스가 상당히 정확하게 표..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끝장을 보고 싶고 뭔가 해내고 싶은

또는 그 시대 어느 대학생의 말을 빌리자면 “중요한 것은 언제나 희생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지 희생의 대상이 아니다” 혹은 어느 젊은 노동자의 말에 의하면 “어떤 사람이 몇 년 더 살고 못 살고는 문제 되지 않는다. 그 사람은 자신의 삶을 위해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싶은 것이다” - 50 - 한나 아렌트, , 한길사 설사 그것이 전쟁이고 설사 그것이 살인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