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여성.가족/성.여성.가족-책과영화 97

<밤쉘>을 보고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더라구요. 영화 곳곳에 실제 있었던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당사자의 인터뷰를 들려주기도 해요. 미국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과 후에 많은 여성들이 트럼프의 여성에 대한 폭력이나 폭언에 대한 증언들을 쏟아냈어요. 하지만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지금도 대통령의 자리에 있지요. 도대체 어떻게 저런 사람이 미국이라는 나라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는지도 싶고, 도대체 어떻게 저런 사람을 그 많은 미국 사람들이 대통령으로 선택했는지 모르겠어요. 영화 은 트럼프와 친한(?) 폭스 뉴스와 관련이 있어요. 폭스 뉴스의 우두머리들이 여성들을 성적으로 괴롭혔던 것에 관한 이야기에요. 좋은 자리를 줄테니 나랑 섹스하자. 뭐 그런 식이에요. 물론 노골적으로 섹스를 하자고 하기보다..

토드 헤인즈, <캐롤>을 다시 보고

오랜만에 을 다시 봤어요. 왜 그런 영화 있잖아요. 살다보면 어느 순간, 어느 사람, 어느 장소에서 문득 문득 떠오르는 어떤 영화의 한 장면. 그래서 기회가 되면 다시 봐야지 싶은 그런 영화. 제겐 이 그래요. 인간과 인간의 교감, 교류, 사랑...뭐 그런 것들에 대해 생각할 때면 늘 떠오르는 영화에요. 예전에는 그런 순간이 되면 가 떠오를 때가 있었어요. 을 보고 나서부터는 늘 캐롤이 떠오르구요. 영화의 첫 장면에 무슨 쇠로 된 철문 같은 게 보여요. 도심 한복판의 하수구 뚜껑 같은 거더라구요. 왜 이게 첫 장면일까 싶었어요. 도시 한복판의 하수구 뚜껑...그냥 늘 그곳에 있고, 많은 사람이 오가지만 누구도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는 그런 것이었을까요? 캐롤이 백화점에 아이 선물을 사러 갔다가 거기서 일..

<유아 낫 유>를 보고

youtu.be/HUegapBrfAk 여러번 눈물이 나더라구요. 케이트와 벡이 옷을 벗고 함께 샤워를 할 때도 그렇고, 케이트가 벡의 곁에서 떠나갈 때도 그렇고, 마지막에 벡이 무대위에서 노래할 때도 그렇고...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두려워 노래를 하지 못하던 벡이 큰 목소리로 노래를 해요. 케이트가 남겨 준 신발을 신고. 난 넘어져도 앞으로 넘어져 무엇이 벡에게 용기가 되었을까요? 잘하거나 못하거나 바라봐 주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격려해 주던 케이트 때문이었겠지요. 엄마는 늘 벡을 야단쳐요. 도대체 그게 뭐냐고, 왜 쓸데 없는 데 시간을 낭비하냐고, 그렇게 해서 뭐가 되겠냐고...학교 교수를 비롯해 여러 놈들은 주로 섹스를 원하구요. 섹스를 원해서 나쁘다기 보다는 벡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무슨..

<미스비헤이비어>를 보고

소개가 눈을 끌기도 하고, 키이라 나이틀리가 나온다고 해서 봤습니다. 보고 나니까 유쾌하기도 하고, 뭔가 많은 생각이 떠오르더라구요. 그래서 한 번 더 봤습니다. 처음 볼 때는 샐리의 모습이 마음에 많이 들어왔었는데, 두 번째 보니 샐리뿐만 아니라 조, 샐리의 엄마 그리고 미스 월드에 참여했던 제니퍼의 모습까지 조금 더 느껴지더라구요.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요즘도 미스코리아 대회 하나?'였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꽤나 크고 유명한 대회였던 것 같아요. 여성들의 외모에 대해 칭찬을 할 때 주로 쓰던 말이 '너 커서 미스 코리아 대회 나가도 되겠다'이거나 '어머 미스 코리아처럼 생겼네'였거든요. 그리고 자라면서 큰 관심을 두지 않아서 그런 게 있는지 없는지 별 생각 없었는데 어느날 뉴..

권김현영, <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를 읽고

youtu.be/MJx1M7dOVdY?list=TLPQMDgwNjIwMjCS0nNhj2rsAg 저는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는 걸 좋아합니다. 어떤 때는 머리가 3개 쯤 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그러면 더 많이 읽을 수 있을 테니까요 ^^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면 제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껴볼 수도 있고, 제가 알지 못했던 것을 알 수 있게 되어 좋습니다. 이번처럼 여성, 여성의 삶에 관한 글을 읽으면 더욱 그렇습니다. 제가 남성이기에 느끼지 못했고, 알지 못했고,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았던 것들에 대해 들어 볼 수 있으니까요. 때론 당황스럽고, 때론 후회되기도 하고, 때론 미안하기도 하고, 때론 아쉽기도 하고, 때론 이런 일이 있었구나... 싶기도 하고, 때론 아하! 싶기도 하고, 때론 용기도 ..

사라 블래퍼 흘디, <여성은 진화하지 않았다>를 읽고

제목만 얼핏 보면 여성은 진보하지 않았다거나 혹은 정체되었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결국 여성은 열등한 존재라는 거냐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거구요. 그건 어쩌면 진화=진보라는 생각이 깔려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구요. 저희집에 강아지 순돌이가 있습니다. 제가 인간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