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여성.가족/성.여성.가족-책과영화 97

토니 모리슨, <빌러비드>를 읽고

https://youtu.be/bckob0AyKCA billie holiday, strange fruit 이 책과는 약간의 인연(?)이 있어요. 두어해전에 책을 사서 4분의3정도 읽다가 덮어뒀어요. 그때는 글이 약간 몽롱한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말을 하려고 하는지 잘 안 들어오더라구요. 시간이 흐르고, 제 눈도 좀 더 침침해지고 나서 다시 읽었어요. 이번에는 정말 마음이 미어지더라구요. 그래요. 미어진다는 말이 그나마 적당할 것 같아요. 감동을 받았다거나 슬프다는 말보다는 미어진다는 말이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은 한 여성+흑인+노예의 삶과 마음이 중심이에요. 몇 천년 전 이야기도 아니고 불과 1백 몇 십년 전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구요.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작가가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하더라구..

마이클 거리언, <남자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를 읽고

https://youtu.be/NiRCP_5ciNw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그렇듯이 아마도 많은 엄마나 아내가 남자들은 도대체 왜 저러는 걸까 싶은 마음이었을 거에요. 아니면 어떤 부모들은 자신의 아들을 거칠고 욱욱거리는 남자로 키우고 싶지 않아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국은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있는 남자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을 거에요. 왜 그랬을까요? 저에게 남자에 대해 이해한다는 것은 저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해요 수십년 지난 일이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참 어이없고 쪽팔리는 행동이 많았어요 저는 왜 그랬을까요? 남자에 대해 이해한다는 것은 제가 만난 그 사람들을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해요 그 사람은 왜 나를 계속 무시하면서 자기 잘났다고 했던 걸까 왜 그 사람은 아내가 똑똑하다는 게 싫었..

벨 훅스, <남자다움이 만드는 이상한 거리감>을 읽고

https://youtu.be/nkXOrkeZyqQ Artur Rubinstein - Liszt, Liebestraum nº3 제목만 보면 남자들이 뭐가 문제인지 욕을 하려는 것 같습니다. ^^ 원래 제목인 'the will to change'였네요. '변하려는 의지' 정도 될까요? ^^ 이 책의 목적은 '남자는 나쁜 놈이고, 너희는 이런 저런 나쁜 짓을 했으니 정신차려라'가 아닌 것 같아요. 물론 남성들이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나와요. 그리고 그런 모습은 어디서 유래됐을까 생각해봐요.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한데는 가부장제와 같은 사회적인 환경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거에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남성들이 자신의 마음과 삶을 치유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아픔이나 두려움, 수치심 같은 ..

넷플릭스, <파르바나 - 아프가니스탄의 눈물>을 보고

제목은 인데, 다 보고 나니 눈물과 함께 '생명력'이라는 말이 떠오른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공간으로 보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시간으로 보면 탈리반이 지배하고 있던 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탈리반이요? 싸가지라고는 밥말아 쳐먹은 놈들이지요. 이슬람이나 무슬림이라고 해서 모두 탈리반 같지는 않아요. 이슬람 세력 가운데서도 아주 멀리 나간 놈들이지요. 2001년 미국에서 9.11이 일어나고, 미국은 아무 관계도 없는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요. 그러곤 카불에서 탈리반을 몰아내지요. 싸가지 없는 것들끼리 싸움을 벌여서 한 놈이 쫓겨난 거지요. 이 영화는 주로 여성들의 삶에 촛점을 맞췄어요. 그리고 장면 하나 하나에 그동안 아프가니스탄이 겪었던 수많은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아빠가 ..

수자타 매시,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을 읽고

1920년대 인도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에요. 참 재미 있었어요. ^^ 처음에는 낯선 사회 환경이나 말들에 적응하는데 살짝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것도 잠시... 오히려 낯선 것들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요 우리가 멀리까지 여행을 가는 것도 낯선 것들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고 그 새로움을 통해 나와 우리의 삶을 다시 바라보기도 하잖아요. 낯설 모습들이 많기는 한데... 그게 아주 동떨어진 느낌은 또 아니에요. 저 또한 어디선가 본 듯한 것들이고 어딘가 지금도 있을법한 일이니까요 살인 사건을 다루는 드라마나 영화, 소설이 참 많잖아요. 드라마 의 경우는 그 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심리가 정말... 소설 의 경우는 인물도 인물이지만 그 인물들을 통해 알게 되는 사회의 모습이랄까... 은 어쩌면 ..

데니즈 겜즈 에르구벤, <무스탕-랄리의 여름>을 보고

youtu.be/_7u6jptcpqg 2000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0여년전에 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터키 정부에 맞서 자유를 위해 싸우는 쿠르드인들에 관한 영화였습니다. 듣도 보도 못했던 쿠르드인들의 투쟁에 관한 영화가 제게는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동안 한국과 한국 사회 말고는 잘 모르기도 했고, 관심도 크게 없었던 저에게 세상을 좀 더 넓게 보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지요. 그 이후로 쿠르드는 물론이고 이라크나 팔레스타인 등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이번에 본 의 배경도 터키이고, 이 또한 인간의 자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다른 점이라면 터키에 사는 여성의 삶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엄마 아빠가 죽고 할머니와 삼촌이 키우고 있는 다섯 자매의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학교를 마치고..

넷플릭스, <희망의 딸들>을 보고

인도에 가본적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인도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아니구요. 한국에서 수 십 년을 살아도 한국이 어떤 곳인지 잘 모르는데, 한 1년 인도에 있었다고 인도에 대해서 뭘 알 수 있을까 싶어요. 다만, 영화 속에 나오는 몇몇 장면은 낯설지 않더라구요. 릭샤라든지 손으로 밥을 먹는다든지, 전기도 수도도 없는 흙과 나무로 지은 집이라든지, 십대에 이미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은 여성들이라든지... 영화 은 인도에 사는 불가촉천민 출신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에요. 여성이라는 말이야 한국에도 있는 말이니, 일단 낯설지 않다고 해도 불가촉천민이라는 건 뭔지 싶어요. 음...저는 불가촉천민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그냥 봐서는 그 사람이 불가촉천민 출신인지 아닌지 몰라요. 얼굴에 씌여 있는 게..

김지은, <김지은입니다>를 읽고

오늘은 2020년 12월31일입니다. 한해의 마지막날에 라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습니다. 읽는데 힘이 많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말이 어려워서 그런게 아니라...화가 나고 놀랍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래서 그랬습니다. 이런 책은 책장을 몇번만 넘겨도 벌써 기운이 딸려요. 심장이 쿵쾅거리기도 하고 그래서... 비서가 하는 일들을 쭈욱 적어 놓은 것을 보면서 책에 '지랄하고 자빠졌네!'라고 적었습니다. 너무 어처구니 없더라구요. 지금이 조선시대라서 왕을 모시는 것도 아니고...도대체 21세기에 이 무슨 짓입니까. 비서라는 업무를 맡은 노동자가 마치 무슨 몸종인 것 같아 정말 어이없더라구요. 이 사건(?)에 대해 몰랐던 게 아닙니다. 저도 뉴스를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

넷플릭스, <그레이스>를 보고

youtu.be/jeoFfK0iAAI 며칠에 걸쳐 를 봤어요. 어제 밤에 잠자리에 누워 마지막회를 보고 잤는데...자는 내내 그레이스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았어요. 그래서 그레이스가 살인범이라는 건지 아닌 건지 도대체 결론이 뭔지 모르겠더라구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컴퓨터를 켜서 검색을 해 봤어요. 남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찾아보니 불행인지 다행인지 남들도 헷갈려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굳이 정리하지 않고 애매한채로 놔두려구요. 물론 살짝 제 나름의 이야기를 만들기는 했지만...^^;; 이름이 그레이스에요Grace에요. 신의 은혜나 은총을 뜻하는 걸까요? 이름은 그레이스인데 사는 건 안 그레이스 해요. 캐나다로 이민 온 가난한 가족 속에서 자랐어요. 엄마는 개쓰레기 같은 아빠한테 시달리며 살다 배 안..

넷플릭스 , <그리고 베를린에서>를 보고

저는 잠을 많이 잡니다. 거의 매일 낮잠을 자고, 밤에도 다른 일이 없는 날이면 대체로 9~10시 사이에 잡니다. 인생의 많은 시간을 잠으로 보내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 그런데 어제는 새벽 1시가 넘어 잤습니다. 저한테는 기적과 같은 일이지요. 넷플릭스 때문입니다. 우연히 끌려서 틀었다가 끝까지 다 보느라. ㅋㅋ 장면 하나 하나, 대사 하나 하나에 담긴 게 너무 많은 것 같아 일일이 기억할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을 것 같아요. 게다가 정통(?) 유대인 공동체에 대해 좀 더 알면 좀 더 많은 것을 느낄 수도 있겠지요 정통? 원 제목은 Unorthodox였나봐요. orthodox가 정통적인 뭐 그런 뜻이니까, un을 붙였으니 정통이 아니, 비정통적인 쯤 될런지 모르겠네요 유대인이 공동체에서 탈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