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여성.가족 1304

가부장제/남성지배와 그 영향

“사전에서는 ‘가부장제’를 ‘씨족이나 가정에서 아버지가 집안 문제와 종교 문제 모두를 지배하는 특징을 가진 사회 조직’으로 정의한다. 가부장제는 남성중심주의와 힘을 그 특징으로 한다” 존 브래드쇼는 또 이렇게 덧붙인다. “가부장적 법칙이 지금도 여전히 세상의 종교 시스템, 학교 시스템, 가정 시스템의 대부분을 지배한다” 가부장제가 유지되는 기초인 맹목적 복종, 두려움을 제외한 모든 감정의 억압, 개인 의지의 파괴. 권력을 가진 존재의 생각과 어긋나는 모든 생각의 억압” … 남성처럼 여성 역시 이 시스템에 사회화된다. 여성들 대부분은 원래 가족에게서 가부장적 태도를 익혔으며 대개는 어머니에게서 배웠다. 그리고 그 태도는 학교와 종교 기관에서 더 강화된다. … 가부장적 폭력의 가장 흔한 형태는 가부장적 부모..

남성의 지배를 경험하고 익힌다는 거

다음 순간 아버지가 덥석 나를 잡더니 칸막이 문에서 판자 하나를 뜯어내 그걸로 때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말했다. “넌 여자아이야. 아버지가 뭘 하라고 하면 그대로 해야지” 아버지는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제대로 알 때까지 매질을 계속했다. … 힘이 센 커다란 남자가 어린 딸을 인정사정없이 때린 이 일에 대한 기억이 여성이라는 성의 위치를 내게 알려주는 역할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 기억은 그 사건을 보았고 기억하는 모든 사람, 내 형제자매, 그리고 성인 여성인 엄마에게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우리 가정의 지배자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이었다. 아버지의 지배에 복종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처벌을 받을 것이며 심지어 벌을 받다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기억해야 했다. 이렇게 우리는 가부장제를 경험으로 ..

남성의 지배 심리, 그리고 그들의 삶

가부장제는 남성은 선천적으로 우세하며, 약하다고 여겨지는 모든 존재(특히 여성)보다 우월하고, 그 약한 존재들을 지배하고 통치하는 권리, 그리고 여러 다양한 형태의 심리적 테러 리즘과 폭력을 통해 그 지배를 유지할 권리를 태어날 때부터부여받았다고 주장하는 정치사회 시스템이다. … 부모님 모두 가부장제를 믿었다. 두 분은 종교를 통해 가부장적 사고를 배웠다. 교회에서 부모님은 신은 남자가 이 세상과 거기에 있는 몯느 것을 지배하도록 창조했으며, 남자가 그 임무를 수행하도록 돕고 남자에게 복종하고 강한 남자에게 언제나 종속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여자의 의무라고 배웠다. 두 분은 신이 남자라고 배웠다. … 주변의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두 분도 가부장적 사고를 받아들인 후 그것은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가르쳤는데,..

소위 '남자답지' 않은 남성

오빠가 ‘남자아이들’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는 능력을 버리고, 혹시라도 남자다워 보이지 않을까 봐 두려운 마음에 누이들과 어울리지 않던 그 시절, 엄마의 아버지인 대디 거스는 가부장제를 따르지 않는 편이 더 편하다는 걸 깨달았다. 내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는 사랑의 기술을 행동을 실천한 남자였다. 그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표현했으며, 그러면서도 가부장적 속박에 갇혀 있었다. 할아버지와 60년 넘게 부부로 살았던 할머니는 관계를 맺는 데에는 지배자 모델이 있어야 한다고 늘 굳게 믿었다. 남자다움을 내세우는 남성들에게 외할아버지 대디 거스는 별로 남자다워 보이지 않았다. 그는 공처가처럼 보였따. 나는 가부장적 아버지가 외할아버지를 가리켜 유약하고..

남성이 사랑을 경험하고 배운다는 거

열심히 일하는 아버지를 두었던 30대 후반의 어느 흑인 남성은 최근에 부모가 되었는데 다정한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할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정한 롤 모델을 가져보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를 두려워했다. 그의 아버지는 여기저기 떠돌며 일을 하느라 대부분의 시간 동안 집을 비웠다. 그리고 집에 있을 때면 재미 삼아 아들을 아무렇게나 놀리고 비웃었다. 아들에게 한껏 빈정거리고 경멸하는 투로 말하는가 하면 말 한마디로 창피를 주기도 했다. … 나는 그 남자와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들에게 물었다. “여러분이 마음을 닫고 살아왔다면, 자신의 감정을 모르는 척해왔다면, 그러면 여러분의 아들들을 사랑하는 방법을 어떻게 알 수 있지요? 여러분은 지금까지 사랑을 실천하는 법을 어디에서, 그리고 언제 배웠..

남성의 분노와 사랑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들이 표현해도 된다고 진정해주는 딱 한 가지 감정이 있다. 바로 분노라는 감정이다. 진짜 남자는 화를 낸다. 남자가 아무리 난폭하게 화를 내고 상대에게 해를 미친다 해도, 그 행동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가부장적 남성성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어떤 사람이 고통이나 영혼의 괴로움을 감추려 할 때, 분노는 그것을 숨기기에 가장 좋은 장소다. … 두려움이 있을 때 우리는 사랑에서 멀어진다. 그렇지만 여성들은 자신이 남성들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그들에게 좀처럼 말하지 않는다. … “아버지, 이유가 뭔가요? 왜 그렇게 늘 화를 냈던 건가요? 왜 우리를 사랑하지 않았나요?” … 여성들은 살아가면서 두려움 때문에 남성들과 가까이 있지 못한다. 두려움 때문에 여성들은 사랑에서 멀어진다..

남성이 약한 마음과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

그의 말이 맞았다. 그의 느낌이 고통스럽거나 부정적일 때에는 내가 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리고 내가 그의 나약함과 약점을 알게 되어서 그때까지 내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강한 남성의 모습이 심각하게 일그러져버리는 거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힘들었다. 그때 나는 각성한 페미니스트 여성이었으면서도 약한 감정을 드러내는 게 싫다는 이유로 내 남자가 자신의 고통을 이야기하는 것을 듣지 않으려 했다. 그러니 대다수 여성들이 남성이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은 나약한 것이라는 성차별적 원칙을 굳게 믿으면서 남성들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으려 하는 것, 특히 상처받고 사랑받지 못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 하는 것은 당연하다. - 33 - 벨 훅스, , 2017, 책담 어제 ..

사랑 받길 바라는 남성, 그리고 남성의 감정

개혁적 페미니스들은 남성과 사랑의 본성에 관한 훌륭한 지혜를 알려주기보다는 남성의 힘에 관심을 집중하면서 어쨌든 남성은 강하며 모든 걸 가지고 있다는 개념을 확고히 했다. 페미니스트 관련 저술들은 남성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 잡은 고통을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한 인간이 사랑할 수 없을 때 그 영혼을 좀먹는 끔찍한 공포를 말해주지 않았다. 그 냉담함 때문에 남성들을 부러워하는 여성들은 남성들이 느끼는 괴로움의 깊이를 우리에게 이야기하려 하지 않았다. … 우리가 말하지 않은 진실은 남성들이 사랑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 많은 남성들이 그렇듯 앤서니도 그가 선택한 관계들 대부분에 행복하지 않았다. 남성들이 관계에서 느끼는 불행, 사랑에 실패했을 때 느끼는 슬픔은 우리 사회에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남성의 사랑과 관심을 바라는 사람들

여자라면 누구나 남자에게 사랑받고 싶어 한다. 여자라면 누구나 살아가면서 남자들을 사랑하고 그들에게 사랑받고 싶어 한다.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혹은 양성애자든 독신주의자든 여성은 아버지, 할아버지, 삼촌, 오빠, 남자 친구의 사랑을 느끼고 싶어 한다….여성들은 조롱과 동정과 수모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그 감정을 감히 말하지 못한다. … 여자 아이 혹은 남자아이는 아버지가 자신을 인정하고 알아봐주고 존중해주고 보살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나라 곳곳의 광고판은 이런 메시지를 전한다. “매일 밤 수백만 명의 아이들이 아버지의 관심을 간절히 바라면서 잠자리에 든다” - 23, 25 이성애자인 여자아이들과 동성애자인 남자아이들이 여성과 남성으로 성장해 연애를 할 때 이들은 남성의 사랑을 찾고 알..

그 남자가 죽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램

그저 남자들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바람, 그들이 죽어 없어지는 걸 보고 싶다는 바람을 표현하는 편이 더 나았다. 바버라 데밍은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글에서 이런 갈망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 “...나는 사랑과 슬픔을 마음에 담고 아버지에게 꼭 매달렸다. 내 슬픔의 일부는 사랑했던 아버지가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내가 더 자유로워질 거라는 것 또한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에 나는 슬퍼하고 있었다. 그건 내가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슬픔이었다. 아버지가 내게 힘을 휘두를 거라는 두려움 없이 그를 마음대로 만질 수 있는 유일한 때가 아버지가 죽어서 누워 있는 그 순간이라는 사실이 견디기 힘들었다.” … 내가 스스로의 힘을 아직 알지 못했던 20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