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착취.폭력/지배.착취.폭력-여러가지 1405

우익적인 국가주의, 이데올로기 또는 정신적 경향

여기서 현대 세계의 우익적인 국가주의에 거의 공통되고 있는 이데올로기 혹은 정신적 경향으로서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 1.다른 모든 충성에 대한 국가적 충성의 우선 2.평등과 국제적인 연대를 강조하는 사상이나 종교에 대한 증오 3.반전평화운동에 대한 반감과 ‘무력’에 대한 찬미 4.국가적 ‘사명’의 제창 5.국민적 전통, 문화를 외부의 사악한 영향으로부터 지켜내자는 호소 6.일반적으로 권리보다 의무, 자유보다도 질서의 강조 7.사회적 결합의 기본적 유대로서의 가족과 향토의 중시 8.모든 인간관계를 권위주의적으로 편성하려는 경향 9.’정통적’인 국민종교 또는 도덕의 확립 10.지식인 혹은 자유직업인에 대해서, 그들의 파멸적인 사상 경향의 보급자가 되기 쉽다는 이유로 인해 경계와 시의의 생각을 품는 경향 ..

지배자의 선택을 수용하고 따라가는

이렇게 생각해보게 되면 자연히 우리 일본국민의 ‘현실’관을 형성하는 세번째 계기에 이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즉 그때그때의 지배권력이 선택하는 방향은 훌륭하고 ‘현실적’이라 생각되며, 그것에 대한 반대파가 선택하는 방향은 쉽게 ‘관념적’이라는 딱지를 붙이기 십상이라는 것입니다….우리 사이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사대주의와 권위주의가 여기에 유감없이 드너라고 있습니다. - 221 - 마루야마 마사오, , 한길사, 2007

애국심이나 내셔널리즘이 인간을 억압하고 진보를 가로막을 때

일본의 구내셔널리즘의 가장 눈부신 역할은 앞에서 말했듯이 모든 사회적 대립을 은폐 혹은 억압하고, 대중의 자주적 조직의 성장을 멈추게 하며, 그 불만을 일정한 국내외의 속죄양에 대한 증오로 전환시키는 데 있었다. 만약 앞으로 국민의 애국심이 다시 그런 바깥으로부터의 정치목적을 위해 동원된다면, 그것은 국민적 독립이라는 무릇 모든 내셔널리즘에서의 지상 명제를 포기하고, 반혁명과의 결합이라는 과거의 가장 추악한 유산만을 계승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215 - 마루야마 마사오, , 한길사, 2007 똑같이 태극기를 흔들며 거리를 행진한다 해도 일본의 지배에 저항하며 3.1운동에 참여한 조선인들의 모습과 지배 체제나 억압적인 사회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태극기를 들고 광화문 같은 곳에서 몰려다니는 것은 다르겠지요...

계층적 질서와 집단적 통제, 고립감과 무력감의 치유

예를 들면 전쟁 직후의 사회적. 경제적 혼란 속에서 이르는 곳마다 ‘한 밑천 잡으려는 사람이나 불법상인 집단이 생겨나고, 또 지방에는 무슨무슨 패거리組, 무슨무슨 일가 등의 반폭력단체가 광범하게 배출 혹은 부활되어, 그들이 신쥬쿠의 오즈구미나 신바시의 마쯔다구미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지역적으로 경찰 기능을 대행하는 그런 현상을 드러냈다는 것은 주지하는 바와 같은데, 그런 집단에는 많은 제대군인들이 흡수되어갔다. 그런 이른바 ‘반사회집단’은 대체적으로 오야분(우두머리)-코분(부하)의 충성관계와 군대와 비슷한 조직적 훈련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만큼 중심적인 상징의 붕괴로 생겨난 대중의 심리적 공백을 메우는 데 아주 적합하며, 그 계층적 질서와 집단적 통제에 복종함으로써 사회적 혼란으로부터 오는 고립감과..

계서제와 상하관계, 전쟁과 폭력

요컨대 그것은 천황을 중심으로 하는 국내의 계서제 구조의 관념을 가로로 국제관계에 연장한 것 그런데 그런 황국 관념이 중국의 중화의식의 세계상과 비슷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후자가 문화적 우월감을 중심관념으로 하고 있는 데 대해서 전자는 어디까지나 무력적 우월을, 뒤에서 보듯이 우월하지는 않지만 빼놓을 수 없는 계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211 - 마루야마 마사오, , 한길사, 2007 평등한 동료나 친절한 이웃보다는 니가 힘이 세면 내가 니 밑으로 들어가고 내가 힘이 세면 니가 내 밑으로 들어오고 하는 식.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 국가와 국가.

내셔널리즘과 국민적 사명감

무릇 발전적 내셔널리즘은 반드시 일정한 국민적 사명감을 수반하고 있다. 황도 선포라든가 대의를 천하에 편다는가 팔굉일우라든가 하는 것은 그런 사명감의 표현이다. 그것이 지식인들에게는 아무리 황당한 것으로 들릴지라도, 그 밑바닥에 흐르고 있는 비논리적 논리는 과거의 일본에서 강인한 신비적 지배력을 국민대중들 사이에 행사해왔다. - 210 - 마루야마 마사오, , 한길사, 2007

국가의식, 그리고 권위에 기대는 인간

무엇보다도 국가의식이 전통적 사회의식의 극복이 아니라, 그 조직적 동원에 의해 주입된 결과는 흔히 지적되는 것처럼 정치적 책임의 주체적인 담당자로서의 근대적 공민(公民 citoyen) 대신에 모든 것을 ‘위쪽’에 맡겨서 선택의 방향을 오로지 권위의 결단에 기대는, 충실하지만 비열한 종복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결과가 되었다. - 208 - 마루야마 마사오, , 한길사, 2007

국가의식의 창출, 그리고 국가에 대한 감정적 투사

그러나 어둡게 정체된 사회적 저변에서 헐떡이고 있던 서민 대중-후쿠자와 유키찌에게 “전 인민의 뇌리 속에 국가의 사상을 불어넣는 것”을 일생의 과제로 삼으려는 결의를 하게 만들 정도로 ‘국가 관념’과 인연이 없던 대중-은 그야말로 그런 ‘의무’ 국체 교육에 의해서 국가적 충성의 정신과 최소한도로 필요한 산업, 군사기술적 지식을, 헐스의 이른바 ‘마술적인 실천과 과학적 실천’을 아울러 갖춘 제국 신민으로까지 성장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능률적으로 창출된 국가의식은 연이은 외국과의 전쟁에서의 승리와 제국적 팽창에 의해 점점 더 강화되었다. 자아의 감정적 투사로서의 제국의 팽창은 그대로 자아의 확대로서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시민적 자유의 협애함과 경제생활의 궁핍함에서 비롯되는 실의는 국가의 대외..

조화와 화합, 공격과 배척

그런 한에서 가족주의에 기초한 화和의 정신이 일본적 통치의 아름다운 전통이라는 식의 국체역사관도 역사적 현실의 어떤 측면을 반영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네. 다만 그런 ‘화’라는 것이 평등한 자들 사이에 ‘우애’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종적인 권위관계를 움직일 수 없는 전제로 한 ‘화’이며, 따라서 정말 그 권위에 과감하게 도전하거나 혹은 도전의 위험이 있다고 권위자에 의해 인정된 자에 대해서는 곧바로 ‘은혜를 모른다’고 하여 가공할만한 박해로 전화된다는 동전의 뒷면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빠트리고 있는 점에 바로 그 사관의 이데올로기적 성격이 있는 것일세. -189 - 마루야마 마사오, , 한길사, 2007 조화나 화합을 내세우지만 문제 제기를 하거나 반대 의견을 표현하면 곧바로 싸가지 없다거나 이상한 놈/년이..

피억압자의 불만과 체념

시니컬하게 들릴는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유럽이나 미국은 어떨지 모르지만 일본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보다도 외려 훨씬 더 많이 피억압자가 속으로 투덜거리면서도 결국 체념하고 울면서 잠이 든 그런 역사일세…단적으로 말해서 일본은 예로부터 무武를 숭상하는 국가로서 전쟁을 빈번하게 치렀지만, 그야말로 아래로부터의 혁명은 아직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어.-189 - 마루야마 마사오, , 한길사, 2007